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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음행하지 말라 ②

기자명 법보신문

음욕은 혜명 끊는 살생과 같아
소홀히 하면 몸과 마음 그르쳐

입방고사나, 수계산림 갈마 때 오계를 물어보면 불음(不婬)을 꼭 불사음(不邪婬)이라고 대답하는 행자나 사미가 있다. 그만큼 이 오계를 소홀히 하는 이들이 많다. 불음과 불사음은 분명 다르다. 스님들은 불음이어야 하고 재가자는 불사음이어야 한다.

보련향은 최초로 보살계를 받은 비구니의 이름이다. 이름을 풀어보면 ‘계체(戒體)는 본래 존귀한 까닭으로 보(寶)요, 청정한 까닭으로 연(蓮)이요, 존귀하고 청정해서 일체에 분방(芬芳)한 까닭으로 향(香)이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뒤에 한 생각을 망령되게 움직여 마음을 지키지 못하고, 이 계를 범하고, 도리어 부끄러워하고 뉘우칠 줄 모르고 그르고 삿된 생각을 일으켜서 방자하게 말했다. “음욕은 중생을 죽이는 것도 아니요, 훔치는 것도 아님에 죄의 과보가 없다”고 하였다가, 몸에 맹렬한 불이 일어나서 산채로 지옥에 들어갔다. 음욕 행한 것을 알지 못하니 훔치는 것이며, 음욕한 일은 판단해 보면 혜명을 끊는 일이니 살생인 것이다.

옛날 어느 나라의 한 국왕에게 이름이 구두(狗頭)라는 딸이 있었다. 또 고기 잡는 어부가 있었는데, 이름이 술파가(述婆伽)라 했다. 술파가가 길을 가던 도중에 왕녀가 높은 누각 창가에 있는 것을 보고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나 그 마음을 잠시도 버리지 못했다. 여러 날이 갈수록 마음이 더욱 굳어져 음식을 잘 먹지도 못했다. 그러자 그 어머니가 까닭을 물었다. “내가 왕녀를 보고 능히 잊지 못하겠습니다”고 말했다.

이에 어머니는 “너는 천민이요, 왕녀는 귀한 사람이니, 얻을 수 없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나 아들은 “나의 마음이 원하고 좋아하여 잠깐도 잊을 수 없으니, 뜻과 같이 되지 않으면 살지 못하겠습니다”고 했다.

자식을 사랑한 어머니는 살 찐 고기를 왕녀에게 보냈다. 값을 말하지 않아 왕녀가 이상하게 여겨 “너는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고?”라고 물었다. 술파가 어머니는 “저에게 오직 한 아들이 있는데, 왕녀님을 사모하다가 병을 얻어 목숨이 오래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원컨대 불쌍히 여기시어 생명을 살려주소서”라고 말했다.

불쌍히 여긴 왕녀는 “이 달 보름날 천사(天祠)에 천신상(天神像) 뒤에 있으라”고 말했다. 술파가 어머니가 돌아와 아들에게 “너의 원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위와 같이 말했다.

아들은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천신상 뒤에 있었다. 왕녀는 이 때 부왕에게 “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있으니, 천사에 가서 길복을 빌겠습니다”고 사뢰었다. 왕이 “크게 잘하는 일이로다” 말하고, 아름답게 장식한 오백 수레를 내어주어 천사에 갔다. 사당에 이르러 종자에게 명하여 사당 입구에 있게 하고 혼자 들어갔다.

이를 본 사당 천신(天神)은 ‘이는 옳은 일이 아니로다’고 생각하고 술파가를 가위에 눌리게 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했다.

왕녀가 들어가 보니 그가 깊이 잠들어 있음을 보고 흔들어 깨워도 깨어나지 못했다. 왕녀는 값비싼 영락과 금 십만 냥을 남기고 돌아왔다. 돌아 온 뒤에 술파가가 깨어나서 영락을 보고 왕녀가 다녀 간 줄 알았다. 근심하고 한탄하며 울다가 음욕의 불꽃이 몸 안에서 퍼져 나와 스스로 타 죽고 말았다.

부처님은 “세상 사람들이 이 음욕으로 인하여 몸과 집을 망하게 하거니와, 세속을 떠나 중이 되고서, 어찌 다시 음욕을 범할까보냐. 나고 죽는 근본에 음욕이 제일이다. 음행을 하면서 사느니 깨끗한 정조를 지키고 죽는 것이 낫다”고 하셨다. 
 
철우 스님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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