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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거짓말하지 말라 ①

기자명 법보신문

거짓말은 중생 여래 종자 잃게 해
도를 닦는 첫째는 거짓말 않는 것

망어(妄語)는 부정한 마음으로 입과 생각이 어긋나게 말을 하여 진실하지 못한 말을 망어라 한다. 망은 마음을 근본으로 하고 입에서 나온 말이다. 진실을 등지고 망령됨을 좇아 옳고 그름을 전도하여 바른 도를 밝히지 못하고, 삿된 말로 대중을 동요하게 한다.

이것은 도를 닦는 장애가 되는 인연이다. 응당 막고 끊어야 한다. 그러므로 『능엄경』에 이르되, “불제자의 굳은 마음이 도량이니, 저 행(行), 주(住), 좌(座), 와(臥)와 모든 행 가운데에 헛된 말로 속이지 말라”고 했다.

거짓말에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허망한 말이다. 옳은 것을 그르다 하고, 그른 것을 옳다하며, 본 것을 못 보았다 하고 못 본 것을 보았다 하여, 허망하고 진실치 않은 것이다.
둘째는 비단결 같은 말이다. 푸짐한 말을 늘어놓으며, 애끓는 정열로 간절하게 하소연하여 음욕으로 인도하고, 설은 동정을 돋우어 남의 마음을 방탕하게 하는 것이다.

셋째는 나쁜 말이다. 추악한 욕설로 사람을 꾸짖는 것이다. 넷째는 두 가지로 하는 말이다. 이 사람에게는 저 사람 말을 말하고 저 사람에게는 이 사람 말을 하여 두 사람의 사이를 이간하고 싸움을 붙이며, 심지어 처음은 칭찬하다가 나중에는 훼방하거나, 만나서는 옳다 하고 다른 데서는 그르다 하거나, 거짓 증거로 죄에 빠지게 하거나, 남의 단점을 드러내는 것들이 모두가 거짓말이다.

악구(惡口)는 나쁜 소리와 악한 기운을 말한다. 성냄의 불이 한 번 일어나면 입을 충동질하여 마음을 태우고, 사람을 상하게 하되 아픔이 칼로 베이는 것 같다. 그러므로 법락(法樂)에 원수의 집과, 착한 마음의 큰 도적은 악구가 오장육부에까지 박힌다.
남을 헐뜯는 일에 일곱 가지가 있다. 혹은 모양을 흉보거나, 둔하고 바보 등에 비유하거나, 죄를 뒤집어씌우거나, 아픈 곳을 골라 꾸짖거나, 재주로 꾸짖거나, 번뇌로 꾸짖거나, 신분으로 꾸짖는 것 등이다.

성실론(成實論)에 이르되, “선심으로 교화하면 비록 따로 떨어져 있더라도 또한 죄를 얻지 아니 함이요, 만약 악한 마음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싸우고 어지럽게 하면 곧 이는 양설이라 한다. 악심은 곧 분노와 질투 및 간교스러움이 마음에 있음이니, 얻는 죄가 심히 무거워 삼악도에 떨어진다. 그러므로 세세생생에 폐악하고 권속들을 파괴하는 과보를 받으리라”고 했다.
어떤 사냥꾼이 토끼를 잡으려고 쫓았다. 토끼가 쫓겨와 부처님이 앉으신 자리 아래에 숨었다. 조금 있다가 사냥꾼이 와서 부처님께 묻기를 “토끼를 못 보았습니까?”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보지 못했느니라.” 하셨다.

사냥꾼이 돌아간 뒤 제자가 묻기를, “토끼가 부처님의 자리 아래에 숨었음을 보았는데 어찌 보시고도 보지 못했다 하시나이까?”하니,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토끼를 구하기 위함 이었느니라”고 하셨다. 또 파사익 왕이 술에 취해 주방장을 죽이라고 했다. 말리 부인이 주방장을 숨게 하고 왕이 술이 깨고 난 뒤 뉘우치기를 기다려서 주방장을 왕의 처소에 들여보내니 왕이 크게 기뻐하였다.

부인이 비록 팔관재계(八關齋戒)를 받았으나 다른 이의 어려움을 구하기 위함이니 망어죄를 범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방편권교(方便權巧)로 자비로 제도하여 이익하게 하는 것이니, 여망어(餘妄語)라 한다.

옛 사람들은 거짓말에 대해서 “내 몸을 닦는 요건은 거짓말하지 않는데서 비롯한다. 하물며 세간을 뛰어 넘는 도를 배우는 사람이 거짓말을 해서야 되겠는가?”고 했다. 

철우 스님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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