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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거짓말하지 말라 ②

기자명 법보신문

진실한 한마디 말은 감로요 망어는 독
행주좌와 참회 통해 망어 줄여 나가야

크고 작은 거짓말에 그 사람의 품위가 엿보인다는 말씀들을 많이 들었다. 경망스런 잘못을 쉬 버리지 못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그 설화들을 돌아본다.

과거 비바시불 때, 나이 어린 사미가 있었다. 때에 한 노 비구가 있었는데, 얼굴이 못생기고 삼보를 찬탄하는 목소리가 둔탁해서 염불을 잘 하지 못함을 보고 이 어린 사미가 “스님의 소리는 개 짖는 소리 같다”고 했다.

그 때 노 비구는 사미를 불러 “너는 나를 아는가? 나는 범행이 이미 섰고 미래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이미 아라한 도를 얻었다”고 하니, 사미가 듣고 곧 두려워 자책하면서 참회를 구하되, “내가 어리석어 성현도 알아보지 못했으니, 원컨대 제가 내세에 선지식을 뵙게 하여지이다”고 했다. 노 비구가 곧 잘못을 뉘우치는 말을 들은 까닭에 비록 지옥은 면했으나, 그 악언으로 인하여 오백년 동안 개의 몸으로 태어났다.

또 어느 때에 마갈제국의 국경에서 오백 상인이 한 마리 흰 개를 끌고 함께 다른 나라를 향해 가는 도중 잠시 쉬게 되었다. 첫 날 밤에 먹고 남은 고기를 다음날 밤에 개가 훔쳐 먹었다.

다음 날 그 사실을 안 상인은 화를 내면서 그 개의 네 다리를 잘라 구덩이 속에 던지고 떠나갔다. 이때 사리불이 천안으로 보았는데, 개가 절름거리며 땅에 앉아 허기와 피곤에 지쳐서 곧 죽게 되어 있었다. 곧 신족통으로 발우에 밥을 가지고 개 있는 곳에 날아가서 자비하고 불쌍한 마음으로 밥을 주어 그 생명을 구했다.

개가 그 밥을 먹고 기뻐하니, 사리불은 다시 설법을 해주었다. 그런 인연으로 7일 후에 그 개는 목숨을 마치고 바라나국 장자의 집에 태어났는데, 이름이 균제(均提)라 했다. 나이 7세가 되어 사리불이 교화하여 출가시키려고 묘법을 설해주니, 아라한과를 증득하여 육신통(六神通)을 얻었다. 자신이 전생에 개의 몸이었음을 알았지만, 스승 사리불의 은혜를 입어 사람의 몸을 얻고 도과(道果)를 얻은 줄 알아 ‘마땅히 몸이 다하도록 스승이 필요한 것을 공급하리라’고 발원하고, 영원히 사미가 되어서 구족계를 받지 아니 하였다.

이 때 백 천 대중과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다시 원을 세워 말하되, “설사 뜨거운 쇠수레 바퀴가 내 이마에 돌고 있을지라도, 마침내 이를 고통으로 삼아 악언을 하지 아니하며, 설사 뜨거운 쇠수레 바퀴가 내 이마에 돌고 있을지라도, 마침내 이를 고통으로 삼아 현성인(賢聖人)을 비방하지 아니하리라”고 했다.

또 경에 이르되 ‘감로(甘露)나 독약이 모두 사람의 입속에 있으니, 감로는 진실한 말이요, 망어는 곧 독이다. 독은 결코 죽이는 것이 아님이로되 망어는 곧 죽이는 것이니, 망어는 자기에게도 이롭지 못하고 남에게도 이(利)가 되지 못한다. 자타(自他)가 모두 불리(不利)하거늘 어찌하여 망어를 할까. 타인과 내가 이익 되지 못하니, 어찌 삼가 하지 아니 하겠는가?’고 했다.

부처님은 ‘망어는 너의 진실종자(眞實種子)를 끊나니, 성인을 속이고 현인을 속여서, 하늘도 용납하지 아니함이로다. 설사 발설지옥 과보를 여읠지라도 다시 까치나 까마귀가 되어 사람의 길흉을 알리느니라’고 하셨다.

이렇게 명확하게 잘못과 과보를 말씀하셨음에도 고치지 않는 것은 슬픔이다. 참으로 슬픔이다. 고치지 않는 것도 참으로 작은 과보가 아니다. 이런 말을 하는 나도 부처님 말씀을 꼬박꼬박 시키는 대로 고치지 않는다. 행주좌와에 항상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야할 것이다. 
 
철우 스님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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