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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가무를 즐기지 말라 ①

기자명 법보신문

요란한 음악 탐하면 애욕-집착 생겨나
신-구-의 닦는 게 청정 수행자의 기본

이 계율을 말하려니 아무래도 정상으로 보지 않을 것 같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포교의 목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가 지금에 맞는가?’라고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걱정하는 것은 대중들 앞에서 수행자가 가사장삼을 입고 온 몸을 흔들며 춤추는 일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라는 점이다. 그리고 경에 말하기를 “사람들로 하여금 음악을 하라는 것은 스스로 즐기라는 것이 아니요, 모두를 가져 공양하는 것을 말한다. 스스로 즐기라는 것이 아니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주굉 스님은 “노래하고 춤추지 않으면 신(身)·구(口)의 허물이 없다. 가서 보고 듣지 않으면 눈과 귀가 청정할 것이다. 보고 듣는 것을 멀리하므로 몸과 입의 허물이 없는 까닭”이라고 했다. 또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은 몸으로 닦는 것으로 근본을 삼는 것이다. 반드시 입을 지키기를 병마개로 막는 것과 같이 하고, 뜻 막기를 성곽(城廓) 같이 막아서 오직 일심으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도를 판단함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삼계 가운데 발을 들어 걸음을 옮기는 것이 죄의 고통이 아님이 없거늘 옛사람이 말하되, “잠시도 선정(禪定)에 있지 않으면 죽은 사람과 같나니, 도업을 이루지 못할진대 무슨 즐거운 것이 있으리오. 처음 마음을 한 번 잃으면 뒤에 뉘우쳐도 후회해도 쫓아가기가 어렵다”고 하였으니, 그런 까닭으로 노래하고 춤추고 보고 듣지도 말라고 했다.

일찍이 귀와 눈으로 보고 듣는 것을 말하면, 쉽게 사람의 지혜를 어지럽힌다. 이제 어리석은 범부가 소리를 듣고 보는 것에 유전하지 않은 자가 적은 까닭으로 도가 날로 멀어진다. 이러므로 처음 배우는 이는 반드시 소리를 듣고 보는 것 피하기를 칼날같이 하고, 희롱하고 웃는 것 보기를 오히려 우는 사람 보는 것 같이 하며,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미치광이 같이 보아야 한다. 육진경계(六塵境界)를 탐하지 아니하면 내면의 마음이 자연히 고요해진다고 했다.

옛날 어떤 선인(仙人)이 아름다운 노래 소리를 듣다가 갑자기 신족통을 잃었으니, 구경하던 해(害)도 그렇거든 하물며 어찌 스스로 할 수 있겠는가. 이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이 『법화경』에 비파, 광쇠, 요령으로 풍류를 잡는다는 말을 듣고는 제멋대로 풍류를 배우는데 그러나 법화경 말씀은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것이지 저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

『법화경』에 이르되, “만약 사람으로 하여금 음악을 연주하게 하되 북 치고 각패를 불며 퉁소, 젓대, 거문고, 공후()와 비파, 구리로 만든 징을 말한다. 이와 같이 모든 악기의 묘한 소리나, 환희심으로 노래하거나, 범패로 부처님의 덕을 찬탄하거나, 또는 작은 음악이라도 부처님께 공양하면 모두 불도를 이룬다”고 했다.

옛날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에 대권보살(大權菩薩)이 부처님의 은덕을 느끼고 하늘과 사람의 몸으로 나타나 항상 범패로써 부처님을 노래하고 찬탄하였다. 무상(無常), 고공(苦空), 무아(無我), 삼법인(三法印)의 소리를 펴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진상(眞常)을 느껴 깨닫게 하고, 나무와 새, 숲으로 하여금 모두 묘법을 펴게 하니 어찌 세간의 가무창기(歌舞倡伎)에 비유하겠는가?

또한 지금 출가인은 출가 그 자체가 가장 존귀한 줄 알지 못하고 세속을 따르는 풍습이 매우 심하니, 만약 요란하고, 미세한 음악을 탐하면 생각으로 애욕과 집착을 낸다. 그러므로 승보(僧寶)를 잃음이요, 지옥에 빠질 인(因)이 깊어질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철우 스님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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