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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희 보살의 수행일기] 14.성지순례와 스승을 찾아

기자명 법보신문

성지순례는 자만·의심으로 가득찬 마음을
본래의 청정한 자리가 드러나도록 하는 길

때론 성지순례를 나서는 것과 스승님을 찾아 먼 길을 떠나는 것이 수행 중에서도 참으로 가치 있는 정진인 것 같다. 지난 9월 중순, 달라이라마께서 해마다 한국인들을 위해 하시는 설법을 듣기 위해 인도의 달람살라를 갔다. ‘달람살라’는 이름만 들어도 내게는 언제나 설레고 가슴 벅찬 곳이다. 법회를 하루 앞두고 우리에겐 갑작스런 행운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까마바 존자님을 친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까마바 존자님은 금생이 17번째 환생으로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1000년이 넘은 세월 동안 고통 받는 중생들을 구제하려는 원력으로 계속 환생하기를 반복해 오셨다. 우리가 세는 나이로 올해 25살이지만 그 분을 뵌 순간 나이를 금방 잊게 한다.

존자님을 친견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분, 법문을 듣는 동안 온통 빛으로 밝았다는 분, 참으로 따뜻했다는 분, 전생에도 인연이 있었던 것 같다는 분 등 다양한 표현이 있었지만, “까마바 존자님은 커요. 꽉 찬다구요” 함께 모시고 간 분 중 나이가 지긋하신 보살님께서 양팔로 큰 원을 그리며 모든 말을 대신해 간단명료하게 존자님에 대해 표현하셨다.

그분에게는 천년이 넘은 세월이 익어있다. 법이 그렇고 외모가 그렇고 자비로움과 깊은 사유 속에서 중생들을 한 순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그러하다. 같은 부처님의 제자로 까마바 존자님은 법을 어떻게 말씀하시는지 간단히 소개해 보겠다.

“소승이든 대승이든 ‘法’을 수행한다는 것은 마음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 마음을 다스리고 고치는 것이 불교의 핵심입니다. 法의 의미는 마음의 상태를 ‘고친다, 수정한다’입니다. 마음의 상태를 수정해 간다는 것은 많은 차제를 요합니다.

예를 들어 화가 났을 때를 봅시다. 화를 낸 것에 대해 잘못과 폐단에 대해 인식을 해야만 그것을 바탕으로 어떤 방법을 썼을 때 화를 다스릴 수 있는지 사유하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 없이 법당에서 막연하게 편안히 명상 한다고 해서 변화를 가져온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잘못에 대해 인식 가능하기 위해서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지혜는 취할 바와 버려야 할 바를 이해하고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허물(번뇌)을 버리고 선한 마음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수행을 해야 합니다. 수행은 취하고 버려야 할 것은 알게 해 줍니다. 수행을 해야만 이러한 취사의 것들이 분명해 집니다. 이를 이해한다고 해도 현재 마음상태가 번뇌에 휩쓸리고 자유롭지 못하게 됩니다. 이럴 때 선정이 없다면 유지되지 못합니다. 삼매의 힘이 있어야 선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 명상을 실천하는 것 외에 일상에서도 선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올바른 습을 들이기 위해서는 삼매를 닦고 일상생활에서 그런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불방일 해야 합니다. 불교도의 자격을 갖춰야 합니다. 자격 없이 애정만 갖고 있다면 도움이 안 됩니다. 法은 종자와 같고 스승의 가르침은 싹이 발현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마음상태는 욕심으로 인해 화를 내고, 지혜가 부족한 탓으로 무엇을 취하고 버려할 것인지 모르고, 자신이 제일이라는 자만, 허물로 가득 찬 마음은 어느 것도 믿지 못하는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표현 일 것입니다. 이런 그릇된 허물을 고치고 수정해 감으로써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궁극에는 본래 청정한 자리가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불교도가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강선희 보살 phad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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