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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몸가짐 마음가짐

기자명 법보신문

수행자가 세속의 삶을 즐긴다면
승가 위의는 결코 지킬 수 없어

위의(威儀)는 위엄이 있어서 남으로 하여금 어려워하는 마음이 생기게 하며, 예절이 있어서 마땅히 남으로부터 공경을 받는 것이다. 정계(淨戒)를 가져서 청정 행을 갖춤이요. 이는 출가의 도품(道品)이며 인천(人天)의 스승과 모범을 이룬다.
깨끗한 계행이 도를 이루고 맑고 깨끗하여 계품(戒品)이 원만하면 기개가 은하수 보다 높다. 위엄이 바람과 구름보다 엄숙해서 안으로는 사자의 덕을 품고 밖으로는 코끼리왕의 위엄을 나타낸다. 하늘과 사람이 우러러 공경하고 신룡(神龍)이 흠모하고 공경하기 때문이다.

사미, 사미니가 구족계를 받을 때에는 나이 스물이 되어야 하고, 사미의 위의를 물어서 알지 못하면 구족계를 받지 못한다. 사미, 사미니가 위의를 알지 못하면, 위의를 다시 배우고 안 뒤에 구족계를 받으러 오라 한다. 이런 일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는 것을 수계갈마라 한다. 위의를 알고 있는지 묻지 않고 구족계를 주면 ‘불법은 행하기 쉽고 중 되기 쉽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이가 스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장부는 능히 추운 고통을 참을 수 있고 비구 비구니의 위의를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간의 남자가 20세가 되면 관(冠)을 쓰는 것과 같은 것이다.

논(論)은 구족계를 네 가지로 뜻으로 말하고 있다. 첫째는 구족계를 받을 때에 수계의식이 여법하여 자격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둘째는 받은 250계가 모두 훼범 함이 없어야 한다. 셋째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보호함이다. 믿는 즐거움을 더하게 하는 까닭이다. 넷째는 받아 지킴이 구족하여 계 받은 이후에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가져서 처음부터 끝까지 범함이 없는 까닭이다. 이 네 가지 뜻이 있는 까닭으로 구족이라 말하는데, 구족이라는 것은 원만하다는 뜻이다.

앞으로 하고자 하는 말들은 사미, 사미니들이 배워 익혀야 할 위의이다. 말법시대 우리들은 너무나 게을러 번거로운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공부도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힘든 것도 싫어하며 편리하게 배우는 것을 원한다. 부지런한 신심으로 바꿔야할 생각이다.

사미, 사미니가 남에게 비난 받을 짓을 말아야 한다. 손을 마주 잡고 나란히 걷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단둘이 이야기 하는 것도 말아야 한다. 대화 속에 존경어를 쓰지 않는 것도 말아야 한다. 세속의 대학 캠퍼스에서 여학생들이 남학생을 ‘형’이라고 부르니, 그것을 본이라고 사미니가 사미에게 ‘형’이라 부르는 일도 없어야 한다. 옷 입는 법도 문제가 있다. 해외에서는 아예 속복을 입거나, 승복이 아닌 속복을 즐겨 껴입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머리에 쓰는 모자도 짊어지는 가방도 스님답지 않은 것은 쓰거나 짊어지지 않아야 하고 서로 나눠 입지도 않아야 한다.

먹을거리에 관한 것은 한 상에 머리를 맞대고 먹거나, 비구니들의 일이지마는 사미니도 장차 비구니가 되어야 하기에 조수(條數)가 법계에 맞도록 가사를 입어야 하고, 사미니 때에는 가사가 아닌 만의를 입는 것도 알아야 할 일들이다.

비구나 사미와 함께 단둘이 방에서 은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없어야 할 일인데, 사미니가 사미와 한 절에서 생활하는 것과, 사미가 사미니가 살고 있는 절을 찾아가는 법도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일들을 ‘억압이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소홀하게 여기면 위의를 바르게 배우기란 어렵다.

비구, 비구니가 한 도량에 살거나, 비구가 비구니의 시봉을 받는 일은 어느 외국의 일이지 율장에 말씀은 아니다. 비구, 비구니, 사미, 사미니가 받아 지키는 계의 수는 달라도 계율의 근본정신이 다른 것은 아니다. 

철우 스님 파계사 영산율원 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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