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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형의 사찰문화재 답사](100)선암사 불조전 보꾹-물짐승 〈끝〉

기자명 법보신문

자라·물고기가 꽃들과 함께 절집 천장=보꾹에 노닌다!? 절에 거의 안보이는 불조전佛祖殿이란 이름의 집채가 대웅전 뒤에 나란하다. 더우기, 이 집의 보꾹에만 이들이 솜씨있게 새겨져 붙어있는 것! 또한, 보꾹은 칸칸이 촘촘한 우물마루를 깔아 우물반자를 만들고 더구나, 그 칸칸 안 가를 모두 둥그스러한 테=소란을 돌린 소란반자에다, 그 속 마루天板에 붉은 선으로 그린 꽃구름을 채워 잔뜩 멋 부린 터.

거기다가, 보꾹을 앞뒤·좌우 3칸씩으로 나누고, 그 가운데 칸의 복판은 아예 안으로 쑥 들어가게 또 꾸미고는 소란도 6모꼴같은 꽃소란으로 더욱 멋 낸데다, 지름대인 머름童子 4거리에 그 무늬들을 줄줄이 새겨 자연스레 놓았다. 달리, 앞쪽 보꾹은 세로머름 1줄만 띄어가며 한, 두송이로 된 모란꽃판을 섞어 붙임. 오른쪽의 가운데칸도 머름 1곳에만 모란꽃판, 왼쪽도 마루에다 모란꽃판을 1곳만 붙여놓아 곁다리 몫이다. 모든 꽃은 붉은 쪽이고 푸른잎들 달았다.

보다시피, 한가운데는 모란꽃국화꽃, 연꽃같기도 한 꽃이 내려다 또는 옆모습으로 새겨진 다섯 붉은 꽃들을 벌려 놓았고, 그사이에 자라와 고기 2마리가 노닌다. 자라는 목을 길게 빼고는 4발로 버티고 납작 붙어 꼬리ㄹ 길게 뻗었다. 잿빛 납작 고기에, 누불그레한 빛 도는 대롱(몸) 고기는 꼬리ㄹ 치며 거북쪽으로 가는 꼴의 꾸밈새다.

흔치않는 불조전의 불조佛祖란?! 옛(날)에도 즈믄부처1,000불, 오늘도 즈믄부처1,000불, 또 앞으로도 즈믄부처1,000불 곧, 과거·현재·미래의 장엄겁莊嚴劫 1,000불·현겁賢劫 1,000불·성수겁星宿劫 1,000불의 세즈믄부처3,000불나 있단다. 그냥 천불전千佛殿이나 1,000불이라 할 때는, 바로 오늘의 현겁 1,000불을 뜻함. 서가모니는 바로 오늘의 4째 부처고, 미륵은 제5불!
그리고, 옛7부처-과거7불이라 하면 옛=장엄겁의 끝쪽 3부처와 오늘=현겁의 앞 4부처의, 7을 말함^^.

그런데, 53부처는 그 모든 부처들보다 더 앞의 부처다. 헤일 수 없는 까마득한 그 옛날의 첫째에 보광불普光(尊)佛이 있어, 이의 제자가 부처成佛되고, 제자의 제자가 부처되고…되고하여 53대 53부처가 나왔다. 53불의 53째는 세자재왕불世自在王佛. 잘 아시는 아미타부처가 곧, 이 세자재왕부처의 제자! 바로, 이 53부처를 불조=할아버지부처라 하는 것!

서가모니는, 이 53부처를 외면 모든 나쁨惡道·罪業障에서 벗어난다 했다藥王藥上經. 이 부처들을 모시기에 불조전 또는, 53전 아님, 50전으로도 부른다. 실제는 과거 7불까지 60불을 모신다. 단출한 날개-익공식에 3×3칸, 8작지붕인 불조전은 선암사지킴이 호암약휴스님이 세워(1699, 숙종25쯤) 60부처 모셨다하며 1759해에 불타자, 1761(영조37)해에 상월새봉스님네가 다시 세움.

이러한 보꾹의 거북·물고기·게·꽃들은 강화도 전등사 대웅전(1621)에서, 나주 불회사 대웅전(1800)·완주 송광사 대웅전(1814)·부산 범어사 8상전(1905)들쯤에만 보인다. 굳이 올려다보지 않으면, 목·눈 아프게 잘 보지 않으면 띄지 않는데 왜이리 놓았을까?
이리해, 쉽지않는 중생화합과 인연을 내보이려함인가?! 중생인연·화합·중(衆=僧) 모두, 같은 인도말 쁘라띠뜨야-삼-우뜨빠다에서 나온 것!!!

강순형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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