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순 스님의 명추회요 강설] 연재를 시작하며
[원순 스님의 명추회요 강설] 연재를 시작하며
  • 법보신문
  • 승인 2010.01.1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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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사물 비치듯 마음도리 남김없이 기록

‘종경록’은 경율론 삼장 아우르고 선과 교 회통
방대한 종경록 3권으로 압축한 것이 ‘명추회요’

 
원순 스님은 1998년 명추회요를 ‘마음을 바로봅시다’로 번역해 세상에 내놓은 바있다. ‘마음을 바로봅시다’는 은사 성철 큰스님이 늘 강조하시던 말씀이다.

맑은 인연을 아는 사람은 바른 법을 얻고 바른 법을 얻은 이는 청정한 도를 이룬다 했다. 아무리 좋은 마음을 쓰더라도 인연의 흐름이 잘못되면 삶 자체가 순조롭지 못하지만, 깨끗한 법으로 세상의 흐름에 수순하는 사람은 이웃과 주변을 아름답고 평등하게 만든다. 아름다운 인연은 맑고 여유로운 삶이니 거기에 하늘의 향기가 피어난다.

부처님의 법은 이런 인연을 보게 하여 자신의 마음에 맑고 깨끗한 불국토를 구현한다. 항상 빛나는 인연의 삼매 속에서 자비롭게 부처님께서는 밝고 깨끗한 빛으로 중생을 부처님의 세상으로 인도한다. 이런 좋은 인연을 그대로 구현함으로써 근세에 세상 사람들의 진정한 스승이라 추앙 받았던 성철 큰스님과의 인연! 오늘날 다시 그 시절 그 인연을 고마운 마음으로 생각해 본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마음을 바로 봅시다’를 늘 말씀하시면서, 부처님의 법을 왜곡시키는 눈먼 온갖 행위에 조금도 개의치 않고 올곧은 수행자의 모습만 보이며 당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나가며 당당하셨던 노사(老師)의 품위! 그러한 큰스님께서는 『종경록』을 평생 당신의 공부에 지침으로 삼을 만큼 무척이나 좋아하셨고, 또한 선학(禪學)과 교학(敎學)의 불교사전이라 평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이 책이 공부하는 수행자와 한국불교를 위하여 하루빨리 번역되어야 할 것이라고 늘 말씀을 하셨으니, 아마 이 책이 당신 공부의 전부였을지도 모른다.

큰스님과의 인연으로 『종경록』 요점만 추린 『명추회요』를 1998년 『마음을 바로 봅시다』로 번역하여 이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그때 송광사 방장 스님께서 책을 보시고는 대뜸 “원순 스님이 효자야, 평상시 스님께서 늘상 하시던 말씀을 스님이 평생 좋아하셨던 책의 제목으로 했으니 큰스님께 효도하는 거야.”라고 말씀하시어 저를 기쁘게 해주셨다.

『마음을 바로 봅시다』가 아쉽게도 일찍 절판되었고 책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개정판을 내려고 차일피일 미루어 오던 중이었다. 그러다 법보신문 기자 분께서 이 책이 좋아 많은 사람과 나누어 보았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2010년 법보신문에 『종경록 명추회요』 강좌를 연재하자는 제의를 하였다. 강설에 앞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종경록』과 『명추회요』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부처님의 마음을 드러내다

『종경록』은 영명연수(永明延壽) 선사가 부처님의 마음에 대한 핵심 내용을 100권으로 엮은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종경록宗鏡錄』에서 ‘종(宗)’은 중생과 부처님에게 가장 근본이 되는 마음이고, ‘경(鏡)’은 이 세상 모든 것을 빠짐없이 비추어 주는 마음을 거울에 비유한 것이니, 『종경록』이란 거울이 온갖 사물을 비추어 주듯 마음에 관한 도리를 남김없이 보여 주며 그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는 뜻이다.

연수 선사가 『종경록』 서문에서 “하나의 마음을 종지로 삼아 온갖 법을 거울처럼 비추고, 법에 대한 깊은 이치를 모아 부처님의 마음을 요약해 보일 것이다.”라고 하였듯이 연수 선사는 “부처님은 마음을 종지로 삼는다.”는 말에 근거하여 일심(一心)을 종지로 삼았다.

이 책은 화엄종, 천태종, 유식, 법상종에 관한 중요한 교리를 모아 회통시키고 있으며, 넓게는 경·율·론 삼장 전체와 조사 스님들의 말씀을 넘나들면서 ‘선(禪)과 교(敎)가 하나라는 선교일치(禪敎一致)의 사상’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선(禪)의 입장에서는 달마 대사를 존중하고, 교(敎)의 입장에서는 화엄종을 완성시킨 현수(賢首) 스님을 존중하며 불교의 확실한 요체를 보여 주고 있다.

이 책은 한국, 중국, 인도의 문헌을 300여 종이나 인용하고 있는데, 경전과 어록이 각각 120여 부, 논서가 60여 부나 된다. 이 책의 가치는 선종의 입장에서 교학을 관통하며 선교일치의 이론을 전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종사 연구에 대한 기본 자료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종경록』에서 중요한 부분만 추려 상·중·하 3권으로 만든 것이 『명추회요冥樞會要』인데, ‘명(冥)’은 깊고 그윽한 도리를, ‘추(樞)’는 그 도리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마음의 빛을, ‘회요(會要)’는 이 마음의 빛에 관한 요점을 모았다는 뜻이다. 이 책은 참선을 하는 사람은 물론 교학을 하는 사람도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것이라고 옛 어른들께서는 많이 권유하셨다.

‘종경록’ 저자 영명연수

『종경록』의 저자 영명연수(904-975) 선사는 당말오대(唐末五代) 스님인데 법안종 제3조이면서도 정토종(淨土宗) 제6조이다. 속성이 왕(王)씨이고 자(字)는 중현(仲玄)이며 호(號)는 포일자(抱一子)로서 법명은 연수이다. 절강성 임안부(臨安府) 여항(餘杭)에서 태어나 일찍이 불법에 뜻을 두고 오신채를 먹지 않았다.

스무 살 때부터는 하루 한 끼만 먹고 늘 『묘법연화경』을 독송하였다. 스물여덟 살 때 화정진장(華亭鎭將)이라는 관리로 등용되었으나 백성들로부터 거둔 세금을 모두 방생에 사용하다 체포되었다. 문목왕은 그의 뜻이 출가에 있음을 알고 풀어주니 서른 살에 출가하여 천태덕소의 법을 받았다. 영명사에서 하루 일과를 정해 놓고 꼬박꼬박 실행하는 것 가운데 하나로 염불을 매일 10만 번 독송하였다. 연수 선사는 일생동안 『법화경』을 일만 삼천 번이나 독송하고 선종과 교종을 통합하며 마음의 정토에 귀의하는 것을 소중하게 여겼다.

스님은 유식, 화엄, 천태종 스님들을 모아 놓고 이 스님들이 인도와 중국의 성현 200여 명의 저서를 열람하면서 서로 묻고 답한 내용들을 정리하여 『종경록』 백 권을 만들었다. 이 책은 당시 각 종파의 종지를 모아 부처님의 근본 뜻인 일심(一心)으로 이들을 조화롭게 통합시키려는 뜻을 가졌다. 고려의 왕도 이 책을 보고 사신을 보내 제자의 예를 갖추었고, 아울러 고려 스님들 36명을 보내 연수 선사의 법을 배우게 하니 법안종의 선풍이 널리 해동에서도 드날리게 되었다. 저서로는 『종경록』 백 권, 선종과 정토의 합일사상에 중점을 두어 뒷날 불교계에 많은 영향을 끼친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 6권, 『유심결(唯心訣)』 『신서안양부(神棲安養賦)』 등이 있고, 이 밖에도 많은 저서가 있다. 송나라 개보 8년에 72세로 입적하니, 시호는 지각(智覺) 선사로 받았다.

‘명추회요’ 편저자 회당조심

『종경록』의 요점을 추려 『명추회요』를 편집한 조심(祖心·1025-1100) 선사는 송대(宋代) 임제종 황룡파 스님으로 광동시흥(廣東始興) 사람이다. 속성은 오(隖)씨이고 호는 회당이다. 19세 때 용산사 혜전 스님 밑에서 득도하여 수업원(受業院)에 있으면서 계율을 공부하다가 뒷날 운봉문열(雲峯文悅) 스님에게 참학하였다.

하루는 『전등록』을 보다가 다복 선사의 말에 크게 깨치고 뒷날 혜남 스님을 따라 황룡산에 들어갔다. 혜남 스님이 열반하자 뒤를 이어 임제의 법을 펼치다가 원부(元符) 3년 세수 75세로 입적하였다. 보각(寶覺)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저서로 『보각조심선사어록』 1권과 『명추회요』 3권이 있다.

깨달음을 주는 좋은 길잡이

경을 결집하고 법을 전하며 글을 쓰는 것들이 모두 마음의 그림자이니 본질은 아니다. 마음의 자취로 나타난 것이 경이고 법이며 글이기 때문이다. 이 본질을 아는 것이 부처님의 지혜이다. 현란하게 많은 논리로 구사되는 헛된 말들은 본질에서 나오는 한 구절 묘한 이치에 미치지 못하는 법이라 하니, 한 구절 묘한 이치란 마음의 본질에서 나오는 도리가 아니겠는가.

이것이 바로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이니, 이 책이 부처님의 마음을 바로 보는 깨달음에 이르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리라 믿는다. 이 책을 출간할 때 내려주신 송광사 방장 범일보성 큰스님의 법어에 어긋나지 않게 정성을 다해 연재하고자 한다.

부처님의 팔만 사천 모든 설법을
(釋迦老子廣長說)
영명 선사 종경록에 모아 놓았고
(永明撮略百卷中)
회당 스님 세 권으로 추려 놓으니
(祖心拔萃成三冊)
깊은 뜻을 말세 중생 알 수 있을까.
(末世劣根豈能知)

노파심에 원순 스님 풀어 쓰나니
(圓珣韓譯婆心切)
저 하늘에 부처님의 광명이 가득
(佛光普照海東天)
법을 베푼 그 공덕은 알기 어려워
(法施功德實難量)
하늘 인간 모든 중생 깨달음 얻네.
(無限人天證菩提)
달빛이 고운데 열구름이 흘러가고 솔바람 소리에 찬 이슬이 맺히도다.
(月色和雲白 松聲帶露寒)


원순 스님은

1982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성철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후 해인사, 송광사 등의 제방선원에서 정진 한 후 현재 송광사 인월암에 주석하고 있다. 조계종 교재편찬위원을 역임한 스님은 현재 조계종 기본선원 교선사(敎禪師)로서 어록을 강의하고 있다. 1994년 운성 스님으로부터 강맥을, 2005년 조계총림 방장 보성 스님으로부터 전등율맥을 이어받았다.‘종경록’의 핵심을 담은 『명추회요』, ‘대승기신론소 별기’를 역해한 『큰 믿음을 일으키는 글』을 비롯해 『원각경』, 『선가귀감』, 『선요』, 『육조단경』, 『치문』등을 선보였다. 2003년 행원문화상 역경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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