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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대장경 봉안 사찰 위치 확인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10.01.21 11:42
  • 댓글 0

최연식 목포대 교수 목간학회서 밝혀
‘대동금석서’ 토대로 포천 성산 지역 규명
탑산사 동종은 조선시대 다른 종과 바뀐 듯

 
대동금석서에 실려 있는 원오대사비문

우리나라 최초로 대장경을 봉안했던 사찰의 위치가 확인됐다.

최연식 목포대 역사문화학부 교수는 한국목간학회가 1월 15일 서울시립대에서 개최한 정기발표회에서 이우(1637~1693)가 편찬한 『대동금석서(大東金石書)』를 토대로 10세기 초 처음 대장경을 봉안했던 사찰인 해룡왕사(海龍王寺)가 포천 성산에 있었음을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당시 대장경 완질 봉안의 의미는 각별했다. 『고려사』에 “신라 승려 홍경이 대장경을 배에 싣고 예성강에 이르자 왕이 직접 맞이했다”고 기록돼 있으며, 『삼국유사』에는 “신라말에 보요(普耀)선사가 두 차례 오월에 가서 대장경을 싣고 왔다. 곧 해룡왕사의 개산조이다.…위대하도다, 초조여. 훌륭하도다, 진용(眞容)이여. 거듭 오월(吳越)에 가서 대장경을 가져오는 공을 이루었도다”라고 찬탄하고 있다. 『삼국유사』에선 또 보요선사가 대장경을 못 가지고 가도록 막던 해룡을 함께 모시고 귀국한 후에 대장경을 모실 곳을 찾아 나라의 산천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이 산에 이르러 상서로운 구름이 산 위로 올라오는 것을 보고서 제자인 홍경과 해룡왕사를 세웠고 대장경이 동쪽에 전해진 것이 실로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사찰이 어디에 있는지는 기록하고 있지 않아 그동안 여러 추측만 난무했었다.

이런 가운데 최 교수는 ‘고려시대 금석문의 재검토’란 논문에서 『대동금석서』 중 ‘모사비(某寺碑)’ ‘사돈오대사비(寺圓悟大師碑)’라는 이름으로 일부분이 남아 수록돼 있는 고려시대 스님의 비문에 주목했다. 여기에는 ‘海龍王故圓悟大師’라는 표현이 있었고, 이는 비문의 주인공인 ‘해룡왕사의 (故)원오대사’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룡왕사가 곧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는 최초의 대장경 봉안 도량이라고 파악했다. 『대동금석서』 색인에는 해룡왕사 스님의 탑비가 포천 성산 지역에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실제 이 지역에 해룡왕사가 있었음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국여지승람』에는 포천에 해룡산과 해룡사가 있었다고 기록돼 있는데 산과 사찰의 이름이 용이 사는 감지(鑑池)와 관련되는 것으로 볼 때 해룡사는 해룡왕사와 동일한 사찰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또 비문에 등장하는 속인의 이름 ‘정언(廷彦)’은 다수의 고승 비문을 찬술한 당대의 대표적 문장가였던 ‘김정언’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비는 고려 초 건립된 ‘해룡왕사의 원오대사’ 탑비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비의 주인공인 원오대사는 어떤 인물일까? 최 교수는 이 비가 10세기 후반 만들어졌고, 신라말과 고려초에 탑비를 남긴 선사들이 대부분 각 산문의 개창자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문의 주인공인 원오대사는 해룡왕사 산문의 개창자인 보요선사나 홍경 스님 중 한 명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흥사 탑산사 동종

한편 최 교수는 이 논문에서 해남 대흥사 소장 ‘탑산사 동종’(보물 88호)의 명문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그는 이 동종이 흔히 명문 내용에 따라 계사년(癸巳年, 1233년) 조성된 것으로 간주하지만 ‘萬曆 21年’(1593년)이란 또 하나의 명문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할 때 이 종은 1233년 조성된 종이 아닐 가능성이 크며, 계사년 명문은 다른 종에 새겨져 있었던 것을 후대에 옮겨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하나의 종에 360년이라는 시간 차이가 나는 명문이 두 개가 새겨져 있는 이유와 관련해 “(임진왜란 당시) 무기를 만들기 위해 본래 절에 있던 종이 징발됐을 때 신도들이 철물 등을 모아 대신 납부하고 종을 되찾아오려 했지만 이미 종이 깨뜨려져서 대신 다른 종을 구해 절에 안치하고 거기에 본래 있던 종의 명문을 옮겨 적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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