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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 만다라] 100. 공양의 참 뜻 [끝]

기자명 법보신문

붓다의 가르침 실천이 최고의 공양

전생 일을 알고 천상과 지옥을 보고
다시 태어날 일이 없는 지혜의 완성자
모든 것을 깨닫고 성취한 사람
그를 나는 수행자라 부른다. 
                                              - 『법구경』

 
그림=이호신 화백, 수화자문=조계사 원심회 김장경 회장

어느 날 부처님께서 위의 통증을 느끼셨다. 그래서 재가신자인 데와히따 바라문에게 시자를 보내어 뜨거운 물을 얻어 오게 하셨다. 시자의 전갈을 받은 데와히따는 기쁜 마음으로 뜨거운 물과 당밀을 한 단지 공양물로 보내드렸다. 부처님께서는 더운 물에 목욕하시고 당밀을 뜨거운 물에 타서 마심으로써 위의 통증이 가라앉았다고 한다. 이러한 부처님의 모습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본 데와히따는 누구에게 공양을 올려야 으뜸가는 공양이며, 어떻게 시주를 해야 으뜸가는 시주가 되는 가를 부처님께 질문하였다.

데와히따의 이러한 질문에 부처님께서는 시간적으로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일을 다 알고 공간적으로 천상과 지옥의 일을 다 꿰뚫어 보는 분, 그 가운데 지혜의 완성자로서 다시는 생사윤회에서 고통을 받지 않는 성자에게 공양을 올리라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고 한다. 바로 부처님 자신을 말씀하고 계신 것이다. 그리고 또한 미래에 그와 같은 지혜의 완성자에게 공양을 올리라는 깨우침이기도 하다.

불교의 공양(供養)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공양은 사전적인 해석을 보면, 불법승삼보나 부모 조상 등 모든 상대방을 위하여 몸으로 입으로 마음으로 공물을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스님들의 식사를 공양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공양의 뜻은 매우 넓다.

상대 편안케하는 모든 행위 지칭

부처님 당시 재가 신자는 출가수행자에게 의복과 음식과 침구와 탕약 등을 공양 올렸다. 그 뒤에는 사원과 불탑을 건립하였고 향과 꽃과 등불을 공양 올렸던 것이다. 재가 신자가 승단을 위하여 올리는 모든 물질을 재물의 공양이라고 한다. 이 재물 공양에 대하여 진리의 공양인 법공양이 있다. 공경공양, 찬탄공양, 예배공양 등과 같이 정신적인 존경의 태도도 공양이라고 한다.

공양은 공물을 이바지하는 마음으로 남에게 바쳐서 상대방의 일상생활을 편안하고 안락하게 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곧 남을 위한 베푸는 마음이 기본바탕이 되는 것이다.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이나 스님들의 설법, 경전의 편찬과 사경(寫經), 해설 등도 법공양에 해당된다. 진리를 깨우치게 하고 또한 깨닫는 것이 곧 법공양인 것이다.

경전에서는 모든 공양 중에 법공양(法供養)이 최고라고 찬탄하고 있다. 『금강경』의 법공양 찬탄에 이어서 『화엄경』의 보현행원품에서는 보현보살의 10종 대원중에 제3 광수공양원(廣修供養願)이 있다. 보현보살이 널리 공양을 닦겠다는 서원인 것이다. 광덕스님의 해석을 옮기면, “아름답기 으뜸가는 여러 꽃 타래 좋은 풍류 좋은 향수 좋은 일산들 이와 같은 가장 좋은 장엄구로서 시방삼세 부처님께 공양하오며, 으뜸가는 좋은 의복 좋은 향들과 가루 향과 꽂는 향과 등과 촛불의 낱낱 것을 수미산의 높이로 모아 일체여래 빠짐없이 공양하오며 넓고 크고 수승하온 이내 슬기로 시방삼세 부처님을 깊이 믿삽고 보현보살 행원력을 모두 기울여 일체제불 빠짐없이 공양합니다”이다. 보현보살의 광수공양원은 일체의 물질과 진리를 모아서 시방삼세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겠다는 서원인 것이다.

다시 보현보살이 말하고 있는 법공양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보현보살 역시 모든 공양 중에 법공양이 최고라고 한다. 그리고 그 법공양의 내용으로 다음과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 법공양은 일곱 가지가있는데, 첫 번째는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수행하는 공양(如說修行供養)이다. 여설수행의 법공양은 곧 모든 부처님을 존중하는 공양이 되며 부처님 말씀과 같이 수행하는 공양에 의해서 모든 부처님이 출생하시게 된다는 것이다. 보살이 여설수행 공양을 실천하면 곧바로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것이 되며 이것이야 말로 참다운 진실공양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실천하는 삶이 부처님께 올리는 최고의 공양임을 보현보살은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법공양은 일체 부처 탄생의 길

두 번째의 법공양은 중생을 이익 되게 하는 것이며, 세 번째 법공양은 중생을 잘 보호하고 거두어들이는 공양이며, 네 번째 법공양은 중생의 괴로움을 대신해 주는 공양(代衆生苦供養)이며, 다섯 번째 법공양은 부지런히 선근을 닦는 공양이며, 여섯 번째 법공양은 보살의 업(業)을 버리지 않는 공양이며, 일곱 번째 법공양은 보리심을 버리지 않는 공양이라고 설하고 있다.

『화엄경』의 보현보살이 설하는 참다운 법공양은 부처님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하는 행위,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마음을 다하는 행위, 모든 중생을 다 받아들여서 가슴에 품어주는 행위, 남이 고통 받는 것을 대신해 주는 행위, 모든 착한 일을 다 몸소 실천하려는 행위, 보살이 중생을 향하여 해야 할 의무를 버리지 않는 행위, 그리고 깨달음을 향한 보리심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는 행위 등이다.

우리는 그동안 진리의 공양이라고 하는 법공양을 너무나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제 매우 구체적으로 법공양을 알게 되었다. 모든 부처님을 출생시키는 법공양을 솔선수범으로 실천하는 불자가 되어, 부처님 당시의 데와히따 바라문과 같이 부처님을 물질과 마음으로 공경 예배하는 공양을 우리도 올리도록 하자. 그리하여 부처님으로부터 뭇 생명에 이르기까지 다함없는 공양을 올림으로서 부처님이 다시 출생하고 중흥불교(中興佛敎)를 이룩하는 부처님 제자가 되기를 서원한다.

본각 스님(중앙승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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