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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복지시스템 재구성해야

기자명 법보신문
하지만 부처님의 말씀이 바로 꽃피기 위해서는 교계 스스로 힘없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천에 옮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최근 불교와 더불어 한국의 3대 종교로 꼽히는 두 종교의 사회복지법인들의 부끄러운 문제가 사회문제로 부각된 적이 있다. 하나는 세계적인 청년 조직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을 대표하는 빈민 구호단체의 문제였다. 그런데 이들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공히 주체할 수 없이 많은 정부의 보조금과 일반인들의 후원금을 함부로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다른 종교에서는 많은 보조금을 정부로부터 받아서 사용하는데 불교계가 정부로부터 받아오는 사회 복지 예산은 어느 정도인가? 불교도들 역시 똑같이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계종을 비롯한 모든 불교 종단이 정부로부터 받아오는 지원금은 다른 종교의 그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하다.

왜 그럴까? 불교계는 정부의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재산이 많아서 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동안 불교계는 다른 종교에 비해 사회 복지 분야에 덜 신경을 썼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보살행을 실천하려는 스님들은 물론이고 청장년 불자들 모두가 사회복지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의욕을 가진 불자들에게 체계적인 지원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제 불교계 역시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으므로 불교라는 종교 본연의 일인 하화중생을 위한 경비의 많은 부분을 다른 종교들이 하는 것처럼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정부의 예산을 가지고 충당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정부 예산은 노숙자의 문제부터 고아원, 양로원, 호스피스, 생명 나눔 등 사회복지는 물론 환경 문제까지 지원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다.

중앙 정부 만 그런 것이 아니고 지방 자치 단체들 역시 적지 않은 사회 복지 예산을 편성하여 많은 종교 단체를 통해 집행하고 있다. 비록 늦기는 했지만 불교계도 이런 예산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물론 불교인들 스스로 모아서 보시행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예산을 가지고 더욱 보람차게 보시행을 실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런 보람찬 보시행을 위해서 정부의 사회복지기금이 어느 정도이고 그 중에서 얼마를 불교계가 정부 대신 좋은 일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총괄적으로 검색하고 정부에 대해 요구하며 그 예산들을 가지고 사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공식 기구의 신설이 필요하다. 현재 조계종에는 사회부와 사회복지재단이 있어 사회복지와 관련된 많은 일을 하고는 있지만 인적 구성이나, 업무의 범위로 볼 때 다른 종교인들이 조직적으로 행하며 거액의 정부 예산을 대신 집행하는 것에 비해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이런 역부족을 적극적으로 극복하고 그래서 다른 종교에 비해 적지 않은 예산을 정부로부터 받아서 더 많은 보시행을 실천할 수만 있도록 하기 위한 별도의 시스템을 불교계 내부에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그 시스템을 통하여 정부로부터 지원 받아서 행 할 수 있는 복지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을 수행할 수 있는 사찰, 스님 또는 재가자를 찾아내 사회적으로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터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만일 이 일이 종단적 차원에서 수행될 수만 있다면 불자들이 더 많은 보시행을 할 수 있어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 역시 더욱 윤택하고 밝고 맑게 변할 것이다.



송위지 서울보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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