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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동계올림픽 불자 메달리스트 5인방

기자명 법보신문

“영웅의 귀환, 도량은 그들의 고향이었다”

3월 12일, 조계종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는 함성과 박수가 연신 이어졌다. 조계종 포교원(원장 혜총)과 체육인불자연합회(회장 이기흥)가 마련한 밴쿠버 동계올림픽 불자 선수단 환영식에서 20여 명의 불자 선수 모두에게 명예 금메달이 수여됐기 때문. ‘금메달’의 기쁨을 나눈 이 자리에는 이정수, 모태범, 이상화, 성시백, 이호석 선수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 5인방도 나란히 자리했다. 선수단을 대표해 그들이 밝힌 불자로서의 소감을 들어보자.

부처님 미소 이정수 선수=“오랜만에 조계사에 오니 스케이트를 처음 신을 때 설렘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쇼트트랙 1000m와 1500m에서 금메달 이관왕,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이정수 선수. 메달만큼 빛나는 미소로 인기를 한 몸에 받는 그이지만 모태신앙인 불교를 회상하는 차분한 목소리에는 겸손함이 오롯히 베여 있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 손을 잡고 오갔던 노적사는 고향 같은 곳”이라고 밝힌 이 선수는 서울 칠보사 부설 칠보 유치원과 조계사 어린이법회 출신. 특히 “‘불교’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을 떠오르게 하는 삶의 원동력”이라고 언급하며 “항상 초심으로 지혜로운 레이싱을 펼칠 것”을 다짐했다.

단주스타 모태범 선수=“경기를 앞두고 긴장될 때 단주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그래서 평소에도 자주 착용하는 편이죠. 시상식에서 보인 단주도 봉선사에서 받은 거예요.”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 1000m 은메달을 차지한 모태범 선수. 이날도 손목에 단주를 착용한 그는 동국학원 산하 은석초등학교 출신이다. “법당에 자주 가진 못해도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말처럼 언제 어디에서나 평온함을 유지하고 싶다”는 그의 눈망울에 진중함이 묻어났다.

목탁 소리 좋아하는 이상화 선수=“목탁소리가 마음을 울리는 기분이에요. 2년 전에 이어 국가대표라는 이름으로 법회에 참석하게 되니 어깨가 무겁습니다.”
제21회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을 수상한 이상화 선수는 “어머니는 시합 전 향을 피우며 기도를 하시지만 (나는) 불교신자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많다”는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 선수 역시 모태범 선수와 같은 은석초등학교 출신으로 ‘정토심’이라는 불명을 받는 등 어린 시절부터 불심을 키워온 선수답게 합장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평정제일 성시백 선수=“정말 힘들 때 자신만의 휴식이 필요해요. 저에겐 절이 그런 존재입니다. 어머니께서 주신 『법화경』을 읽을 때도 같은 느낌을 받아요.”
쇼트트랙 남자 500m와 5,000m 계주에서 각각 은메달을 거머쥔 성시백 선수. 그는 사실 최고의 기량을 갖고서도 결승지점을 앞두고 넘어지는 등 아픔을 겪은 비운의 스타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 내내 밝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불교의 가르침으로 다진 평정심 덕분이다. “시합을 앞두고 항상 어머니와 함께 도선사에서 기도를 올린다”고 밝힌 그는 “108염주는 가방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품”이라고 전했다.

집착 훌훌 털어낸 이호석 선수=“이전 올림픽 보다 성적이 좋지 못해 아쉽지만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뛰었다는 사실에 만족합니다. 과거에 집착하기보다 현재 열심인 선수가 될게요.”
쇼트트랙 남자 1,000m 은메달과 5,000m 계주 은메달을 따낸 이호석 선수. 그 역시 자타가 공인하는 태극불자다. “시합 전 어머니와 법안정사를 참배하며 좋은 경기를 다짐 한다”는 이 선수는 “힘든 일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풀어내는 편인데 사찰은 그럴 때마다 나를 돌이켜 보게 해주는 소중한 마음의 안식처”라고 전했다. 동료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 ‘호토그래퍼’라는 별명이 생긴 그는 “언젠가 산사의 풍경도 찍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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