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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종교 험담은 '평화' 아닌 '분열'

기자명 법보신문
최근 우리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평화운동은 여중생사망 추모에서 비롯해 북핵문제와 이라크전쟁에 관련한 것들이 대종을 이룬다. '평화'를 기원하고 외치는 것이야 시대와 지역을 초월한 인류공통의 소망이라서 특별히 논의의 대상이 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근래 우리 사회에서 유행처럼 벌어지고 있는 평화집회들은 여러 가지 논란과 우려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다. 한가지로 '평화'를 외치는 모임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제각기 그 집단의 의도가 다르고 목적이 다른 것이 은연중 드러나고 있는 것도 그렇지만 그것이 궁극적으로 '평화'를 이루는데 공헌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 사회의 불화와 고통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우선 여중생 사망 추모 촛불시위는 외형적으로 다분히 평화적인 집회의 모습을 보였지만, 또 한국인의 자존심을 세우고 불평등한 한미군사주둔협정의 개선을 촉구한 측면이 있었지만 그 내용을 보면 반미운동을 통한 대선 승리작전의 한 기틀이 되었고 한미이간을 노리는 친북세력의 준동에 동조하여 나라의 근본적인 평화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는 냉엄한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미군이 철수하고 외국인 투자가 줄어 우리경제가 파탄나고 북한의 대남침략을 유도하여 전쟁이 나면 과연 우리에게 무슨 평화가 있을지도 잘 생각해야할 일이다. 6.25전쟁도 미군이 남한에서 철수하고 미국의 태평양방위선이 한국을 제외한데서 북한이 오판하고 남침함으로써 시작되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그에 맞서 1월초인가 부산역광장에서 열린 기독교인들의 평화집회는 그런 우리 사회의 반미 친북 기류를 경계하자는 의도로 조직된 모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 종교간 갈등을 조장하는 발언들이 난무하는 일도 일어났다. 그 자리에서 연설을 한 한 목사는 '점바치'와 '무당'을 없애자고 하면서 '절에 있는 스님들도 회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다. 이쯤 되면 기독교목사들이 공개적으로 불교를 미신으로 간주하고 스님들을 점쟁이나 무당과 동렬에 놓고 비하한 것인데 아무리 그 모임이 기독교인들만의 모임이라지만 백주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그런 망발을 저지른 것은 너무 심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평화'라는 명목을 내세우면서 남의 종교를 헐뜯어 오히려 종교간 갈등을 조장한 꼴이 아닐 수 없다.

이라크 전쟁에 관련한 평화운동도 마찬가지 측면이 있다. 전쟁이 나쁜 것을 누가 모르는가. 하지만 모든 일에는 인과가 있는 것이다. 후세인이 독재자가 아니었다면, 미국이 9.11테러를 당하지 않았다면,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어 사용한 일이 없었다면, 그리고 세계 2위의 매장량을 가진 이라크 석유가 미국과 영국을 배제한 채 러시아 중국 프랑스와만 거래되지 않았다면 이번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조건이 모두 구비되어 전쟁은 일어났고 이제는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그 때문에 단순히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 것은 나쁘고 한국군의 파병이 '이라크의 무고한 어린이와 부녀자'를 살상하는 것이니까 안된다는 식의 주장은 너무 세상을 모르는 것이다. 전쟁중지와 파병반대 시위를 한다고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지금 중요한 것은 이미 일어난 전쟁이 어떻게 큰 희생없이 좋은 결과를 얻으며 종결되는가 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우리가 어떻게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을 깊이 생각하는 일이다.

우리로선 이라크 전쟁 후 우리땅에서 벌어질지 모르는 그 어떤 사태에대해 생각해야한다.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것이 잘못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강행하는 북한의 오불관언을 걱정해야 할 일이다. 평화는 외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평화'를 앞세워 우리의 자유와 안녕을 파괴하려는 세력이 존재하는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는 진정한 평화는 지킬수 없을 것이다.



공종원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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