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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물질주의 대안 불교서 발견”

기자명 법보신문
  • 해외
  • 입력 2010.03.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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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김동윤 교수 ‘프랑스 불교 열풍’ 소개
기독교 세속화에 따른 정신공백이 수용 촉진

 
기독교의 세속화, 환경 파괴 등 현대사회에서 야기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대안으로 불교에 대한 관심이 프랑스에서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프랑스의 한 법당에서 진행되는 법회 모습.

“불교는 유럽과 프랑스에서 대안적 삶과 문명으로서 새롭게 그 가치를 재조명 받고 있다. TV 등 각종 미디어에서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와 철학자, 과학자들이 만나 토론하는 것은 일반화돼 있다.”

프랑스에 부는 불교열풍의 원인은 무엇일까.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불문학 교수이자 한국영상문화학회 회장인 김동윤 교수는 최근 「불교문화」에 기고한 ‘프랑스에 부는 불교열풍, 행복과 치유의 가치 재조명’이라는 글을 통해 현대문명이 양산한 갖가지 문제들에 대한 대안으로서 불교가 프랑스 국민들에게 각광받고 있음을 조명했다.

프랑스에 불교가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로 일본과 티베트의 불교 지도자들이 유럽에 소개되면서다. 그러나 불과 60여 년도 지나지 않아 불교의 핵심 개념과 단어, 철학이 서구문화의 일부가 됐으며 자비, 카르마, 참선, 명상 등의 개념이 프랑스 뿐 아니라 서구사회에서도 자연스럽게 수용되는 성과를 이뤘다.

지난 2009년 12월 20일에는 프랑스 주요 TV인 FR2에서 불교와 생태환경에 관련된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 연말 황금시간대에 방영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 인류 문명이 초래한 문제들에 있어 불교적 세계관이 가장 적합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는 주제였다. 김 교수는 이러한 사례를 소개하며 “무슬림이 유럽사회에서 이른바 ‘문명의 충돌’이라는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비해 참선, 요가, 불교사원 등은 고급스럽고 평화로운 이미지를 떠올리며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고 선호되는 이유를 분석했다.

프랑스에서 불교가 이처럼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프랑스가 종교적 자유를 보장하고 개방적인 문화를 이루고 있으며 천 년 이상의 정신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도 한몫 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는 정신세계, 영성 그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세계적인 불교의 지도자들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프랑스를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호응해 파리시가 달라이라마를 명예시민으로 환대하고 보르도지방이 틱낫한 스님에게 수행처 ‘자두마을’을 제공함으로써 프랑스의 불교 열풍은 더욱 힘을 얻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표면적 이유에 앞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프랑스의 탈종교화-세속화가 가속화되면서 초래된 정신적인 공동화 현상 때문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즉 유럽 가톨릭 국가들이 근현대화의 과정을 거치며 세속적인 가치가 증폭되고,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존의 권위적인 종교를 대체할 영성을 불교와 부처님의 수행법에서 찾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서구에서는 근대 이후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세상의 주인이 된 양 행세하였으나 그 결과는 전쟁과 갈등, 환경재앙임이 깊게 인식되고 있다”며 “이제 서구인들은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안 문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이는 과학과 기계에 의존한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반성하고 그것과 결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과 미래를 걱정하며 지구를 하나의 정원이나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곧 불교적 우주관·생태관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그러나 프랑스 국민들이 불교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서구인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불교 수행법을 만들기 위해 아시아적 색채가 지나치게 짙은 티베트나 일본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불교를 갈구하고 있다”며 “간화선 수행 전통이 살아있는 한국 불교가 이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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