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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법문 명강의] 안양 지장선원 주지 현호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아미타 지극 염송으로 죽음 두려움 벗어나라

오늘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인생의 네 가지 근본적인 고통 즉 사고(四苦)에 대한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사고는 생로병사(生老病死)입니다. 모든 생명은 인(因)과 연(緣)에 의해 태어납니다. 우리는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가 수정이 되면서 어머니의 뱃속에서 열달을 있다가 아주 좁은 문을 통해 세상의 빛을 봅니다.

그러나 태어나는 과정이 고통입니다. 일단 좁은 문을 통과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기도 하지만 죽음으로 끝나는 과정의 시작이기에 고통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 고통인 생고(生苦)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한 번 봅시다. 어머니 태속의 양수와 함께 있을 때는 울 수가 없지만 일단 태어나면 소리를 한번 질러야 합니다. 인간이나 축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우는 아이들도 있지만 울지 않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면 거꾸로 들고 등을 때립니다. 그래야 입안의 양수가 쏟아져 나오고 비로소 울음과 동시에 숨을 쉴 수 있습니다. 그게 일성입니다.

태어나면 앞으로 고통의 연속입니다. 태어났으니, 당연히 늙겠지요. 노고(老苦)입니다. 늙어가는 고통입니다. 늙음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그저 자연의 법칙입니다. 늙어 궁극적으로 소멸되는 현상에 자유로운 것은 없습니다. 늙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쳐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늙지 않겠다는 허황된 생각을 버리고 건강하고 아름답게 늙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긍정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부처님께 귀의해 열심히 수행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부정하고 투정하고 짜증만 내면 곱고 아름답게 늙을 수 없습니다. 긍정적으로 살게 되면 엔돌핀이 나옵니다.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게 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극락도 지옥도 다 내 마음으로 만들어 낸다. 삶은 우리 스스로 마음으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여러분 극락과 지옥은 어디에서 만들어집니까. 바로 나의 욕망에서 만들어집니다. 얼마 전 입적하신 법정 스님께서 하신 말씀도 바로 이 말씀입니다. 욕망을 적게 하고 절제하라는 것 아닙니까. 그것이 법정 스님의 무소유입니다. 무소유는 작은 것에서 만족하라, 또는 중도의 삶을 살라는 이야기입니다. 무소유니까 돈을 벌지 말라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늙음 또한 아름답게 물들일 수 있습니다.

극락과 지옥은 욕망에서 시작

늙음과 항상 함께 하는 것이 병고(病苦)입니다. 모든 사람이 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특정 부위가 크게 아프거나 드러나지 않아서 그냥 살아가는 것이지 병은 항상 몸 안에 내재돼 있습니다.

부처님은 일찍이 의왕이신 약사여래 부처님을 보신불로 보내셨습니다. 약사여래는 인간의 병을 404가지로 진단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많은 병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공양을 드시게 되면 혼자 드시는 것이 아닙니다. 몸속에 있는 모든 생명체와 함께 나눠 먹는 것입니다. 몸 안에는 기생충도 있고 암 덩어리도 있습니다. 좋은 백혈구 나쁜 백혈구가 섞여 있습니다. 몸 안에서 서로 공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늙기 마련이고 병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늙고 병들면 필연적으로 사고(死苦)를 맞이하게 됩니다. 죽음입니다.

죽음의 표정도 모두 다릅니다. 어떤 보살님은 염주를 들고 아미타불을 찾다 가시니까 죽어서도 표정이 밝고 얼굴이 평온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약을 먹고 돌아가셨는데 원망이 있는 상태로 가셔서 그런지 얼굴 표정이 험악하고 무섭습니다. 사후세계의 육신은 마지막 임종할 때의 마음자리가 그래도 굳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극락이나 천당 가시려면 웃으면서 가셔야 합니다. 모든 것을 놓고 집착을 끊고 훌훌 털어버려야 합니다. 자식도, 남편도, 아내도 집착할 것이 없습니다.

죽는 고통 또한 모두 다릅니다. 중환자실에서 죽지 못하는 이도 있고, 반대로 평온하게 가시는 이도 있는데 모두 전생의 업에 의한 것입니다. 중환자실에서 죽지 못하는 이는 전생의 업이 소멸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교에서는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하늘이 어떤 사람의 명(命)을 정해주지는 않습니다. 나의 생명은 자신이 지어 받는 업의 결과입니다. 전생에 살생을 많이 한 사람은 금생에 살생의 과보로 죽음을 당하고 전생에 복을 많이 지은 이들은 금생에 부자로 살고 전생에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이생에서 지혜로운 삶을 삽니다. 부처님은 복과 지혜를 모두 구비했습니다. 그래서 양족존(兩足尊)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삶이 중요합니다. 복을 많이 짓고 지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임종할 때 그냥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고 편안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두려움이나 공포를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집착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어려운 이야기가 되겠지만 돌아갈 곳이 있다면 과연 어디서 왔느냐도 중요합니다. 일단 부모를 의지해서 왔습니다. 그러면 배속에 들어오기 전에 어디에서 왔을까요. 이것이 화두입니다. 부모미생전 본래면목(父母未生前 本來面目)이라고 합니다.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 나는 무엇이며 어디에 있었는가. 생명으로 태어난 이상 그 생명의 본질은 있었을 겁니다.

그 주체가 불교에서 보면 법신입니다. 청정법신 비로자나불. 영원하며 불생불멸하는 것은 법신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법신의 의식작용으로 여러분이 저를 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습니다. 그런데 이 법신은 어디에 있을까요. 머리에 있을까요. 심장에 있을까요. 알 수가 없습니다. 형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모양도 없고 색깔도 없습니다. 이 자체는 죽음이 없습니다. 육체는 유한적이기 때문에 지수화풍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법신은 불생불멸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죽음은 두렵습니다. 죽음이 좋아 웃으면서 가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생명에 대한 애착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과의 도리를 안다면 죽음은 필연이고 그렇다면 죽음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어떻게 준비하느냐. 한 가지만 일념으로 하면 됩니다. 아미타불을 10번만 염송해도 극락에 간다고 합니다. 그러니 미혹한 중생인 우리는 아미타불의 본원력에 의지해야 합니다.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죽음

매일같이, 아침에 일어나도,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아미타불 염송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제가 부족하고 덕이 없지만 아미타부처님 본원에 계합해서 다음 생에 꼭 극락에 태어나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저와 같이 아미타불을 염송하는 모든 불자들이 극락에 태어나 아미타불의 가르침으로 성불을 이루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이렇게만 한다면 100점입니다. 거창하게 기도하고 축원할 것 없습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해야 합니다. 돋보기로 한곳만을 집중하면 불이 붙듯이 그렇게 일념으로 해야 합니다. 관세음보살도 마찬가지고, 지장보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일념으로 자면서도 꿈속에서도 염송을 해야 합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의 경우 경로당에서 화투놀이로 소일을 하는 것을 많이 봅니다. 물론 화투가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여러모로 효용성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임종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럴 시간에 아미타불을 염송해야 합니다. 아미타불을 지극정성으로 염송하면 죽음으로 갈 때 그 힘이 나룻배가 되고 등불이 될 것입니다.

버리는 연습도 해야 합니다. 관은 작아서 몸 밖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러니 욕심 부리지 말고 주변에 나눠주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비싼 안동포 수의를 입든, 중국산 수의를 입든 타고 나면 한줌의 재뿐입니다. 그러니 값싼 중국산 수의로 마련하고 대신 나머지 돈은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이웃 돕는데 사용해야 합니다. 지진피해 입은 아이티도 좀 돕고 경로당에 가서 밥도 사고 그래야 합니다.

온 곳도 모르고 갈 곳도 모르지만 시간에 편승해서 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생로병사(生老病死)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늘 행복한 마음, 긍정적인 사고, 베풀고 나누는 마음을 연습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미타불의 극락 회상에 갈 수 있고 다시 태어나더라도 복과 지혜를 구족한 현명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리=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3월 24일 안양 지장선원 불교문화원에서 원장 현호 스님이 경로대학 어르신들에게 설한 법문을 요약 게재한 것입니다.


현호 스님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 구화산 육신보전에서 3년 수행했다.
중국 광동성 운문산 남화선사 운문종 13대 불원 대화상 14대전법수지 제자로 현재 안양 지장선원 주지 및 안양불교대학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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