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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 칼럼] 법당이나 탑에 출입하는 법

기자명 법보신문

도량에선 작은 행동도 세심한 주의 필요
하나하나가 수행자의 마음가짐 드러내

법당에 출입할 때에는 한 가운데로 출입하지 못한다. 가운데로 다니면 당돌한 것이다. 그리고 존경하는 위의가 없다. 왼쪽 가장자리나 오른쪽 가장자리로 다니되 왼쪽으로 들어갈 적에는 왼발을 들여 놓고, 오른쪽으로 들어 갈 적에는 오른발을 먼저 들여놓는다.

『승기율(僧祇律)』에 이르되, “먼저 발가락을 내리고 다음에 발뒤꿈치를 내려서 걸어가고, 불전문(佛前門)이 오른쪽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거든 먼저 오른발을 들여놓으며 들어가고, 왼쪽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거든 먼저 왼발을 들여놓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볼일 없이 법당에 들어가거나 탑에 올라가서는 안 된다.

불전이나 탑에 들어가거든 마땅히 오른쪽으로 돌고 왼쪽으로 돌지 말라. 동쪽으로부터 남쪽이면 곧 우요를 말한 것이요, 자기가 손을 사용하여 오른쪽이 되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을 공경하고 사모하라는 의미에서 나온 의미이다. 불전이나 탑 가운데에서 침을 뱉거나 코를 풀어서는 안 된다.

탑을 돌 적에는 세 번이나, 일곱 번이나, 열 번, 백 번을 돌더라도 모름지기 그 수효를 알아야 한다. 세 번 도는 것은 삼보를 공양하고 삼독을 제하며 삼업을 깨끗하게 하고 삼악도 멸해서 삼보 만남을 표하는 것이다. 일곱 번은 칠지죄(七支罪)를 제하고 칠보리분(七菩提分)을 얻음을 표함이다. 열 번 도는 것은 십사(十使)를 제하고 불십력(佛十力)을 얻으며, 백 번 도는 것은 백 가지 번뇌를 제하고 백 가지 법문 얻음을 표함이다.

『제위경(提謂經)』에 이르되, 장자(長者) 제위(提謂)가 부처님께 사뢰기를 “꽃을 뿌리고 향을 사루고 등불을 켜고 예배하는 것은 공양이 되거니와, 탑을 돌면 무슨 복을 얻습니까” 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탑을 도는 것에 다섯 가지 복덕이 있다. 첫째는 후세에 단정한 좋은 여인을 얻으니, 이것은 불상을 보고 환희한 까닭이오. 둘째는 좋은 음성을 얻으니, 탑을 돌면서 경(經)과 게송(偈頌)을 외운 까닭이오. 셋째는 천상에 남이니, 탑을 돌 때에 뜻이 계를 범하지 않는 까닭이오. 넷째는 왕후(王侯) 집안에 태어나니, 머리를 돌려 부처님 발에 예배한 까닭이오. 다섯째는 열반도(涅槃道)를 얻으니, 여복(餘福)이 있는 까닭이니라” 하셨다.

삿갓이나 지팡이를 불전 벽에 걸거나 기대면 못쓴다. 옛날에 20조 사야다 존자가 칠겁(七劫) 이전에 이과(二果)를 증득 했는데, 불전 벽화의 부처님 얼굴에 지팡이를 기대었더니, 그의 스승이 그를 꾸짖으며 말했다.

“자식은 소중히 하고, 아버지를 가벼이 하니 어찌 바보가 아닌가” 하니, 때에 스스로 말하기를 “허물이 없음이라” 했다. 이 허물과 교만함으로 말미암아 드디어 이과(二果)를 잃었다.

또 『보량경(寶梁經)』에 이르되 “어떤 한 어진 이의 얼굴에 ‘국왕(國王)’이라는 글이 있었다. 관상사(觀相師)가 보고 딸을 그에게 시집보냈는데, 뒤에 어진 이가 절에 들어가서 지팡이를 절의 벽에 기대어 교만심을 낸 까닭으로 ‘국왕(國王)’이라는 글이 사라졌다”고 했다. 행호율의(行護律儀)에 이르기를 “담장과 벽에 못을 함부로 박아 깨트리지 말며, 대문이나 담장 위에 낙서를 하지 말며, 회랑(回廊)에서 시를 읊거나 노래하고 춤추지 말며, 나막신을 신고 전탑(殿塔) 안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또 부처님을 모신 전각이나, 어른 앞에서 지팡이를 짚고 버텨 서서 거드름을 피우며 기웃거리지 말라. 이런 작은 행동이 그 사람의 분수가 있고 없음을 말한다. 법당이나, 탑이나, 도량을 뒷짐을 지고 돌아다니는 것은 그 사람의 몸과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일이라. 잘못이 된다.

철우 스님 조계종 계단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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