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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법문 명강의] 부산 대광명사 주지 목종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자성의 비춤으로 행복과 만나라

반갑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우리의 삶과 윤회’ 입니다. 불자들은 윤회를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깊이 윤회를 믿는지, 정확한 지혜와 지식을 갖고 있는지 점검해봐야 합니다. 만약에 우리가 윤회를 확실하게 믿는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마음을 열고 그 가르침대로 살아갈 것입니다. 우리들의 삶은 끊임없이 나아갑니다. 우리가 살아야 되겠다고 이렇게 계획하고 실천하기 이전에 삶이라는 형태가 이어집니다. 마치 고지대에 있는 물이 계곡과 강을 따라 바다에 이르러 멈추려고 해도 멈추지 못하고 끊임없이 흐르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물이 흐르는 원인은 중력입니다. 우리가 삶을 멈추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유는 진리의 근원적인 모습, 일심이라는 진리에 있습니다. 이 진리가 작용하는 원인은 우리가 지금보다 더 나은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진리의 작용을 다시 말하면 ‘비춤의 작용’입니다. 끊임없이 우리들의 마음을 비추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분은 행복을 찾는 것을 욕망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행복을 찾아 나아가는 것 자체가 욕망은 아닙니다. 행복을 얻으려고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것이 욕망입니다. 왜 대상을 갈구할까요? 그것을 통해 행복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면 내가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심이라고 하고, 진여라고 하며, 불성이라고 하는 우리의 본래 성품이 끊임없이 비추기 때문에 여러분이 원하는 대상을 알게 되고, 그것을 가지면 행복할 것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비추는 이유가 바로 욕망의 허상을 바르게 알고, 그 대상들이 내가 원하는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함인데도 말입니다.

비춤의 이유는 욕망의 허상 일깨우기 위함

그러면 윤회란 무엇일까요? 윤회는 존재합니다. 윤회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육신의 삶이 나의 전부라고 인정한다는 말입니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움직이던 차가 멈춰 섰다면 엔진이나 일부 기능의 고장일 수도 있고, 기사가 시동을 끄고 키를 뺏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육신은 자동차에 불과합니다. 기사는 바로 내 영혼입니다. 그렇다면 육신은 죽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로 있다는 겁니다. 따로 있기 때문에 영혼의 삶이 존재하고, 그 영혼이 다음 생에 자신에게 필요한 육신을 갖는 것입니다. 헌차를 폐차시키고 새 차를 사는 것, 이것이 윤회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왜 이것은 자세히 알기 어려울까요? 그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지혜의 수준이나 능력이 윤회의 너머까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귀신이나 죽음의 세계를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능력을 쓰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왜 안 쓰느냐, 여러분이 그 고귀한 능력을 돈 더 버는 데, 내가 원하는 욕망과 집착의 대상을 얻는 데 쓰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김길태라는 사람이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에 대해 언급하는 언론의 보도를 보면 그의 어린 시절이 불우했고 상처를 받아 그렇게 성장했다, 사회의 공동책임이라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보낸 사람들은 모두 흉악무도한 살인마가 될까요?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성격은 왜 다를까요? 바로 과거 전생, 이생을 받기 이전 자신의 삶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업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삶을 살았든, 축생의 삶을 살았든 이생 이전의 삶이 있었기 때문에 그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이생의 삶을 살고 있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윤회입니다. 부처님은 이 사실을 우리에게 설명해 주신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윤회는 왜 우리에게 주어졌을까요? 한번만 살면 되는데 왜 다음 생을 걱정하는 것일까요? 윤회는 결국 본인이 만든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모습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변화해서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여러분이 삶을 만들어가는 기준은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여러분의 마음에 있습니다. 마음이 세상을 보고, 판단을 하며 선택을 합니다.

세상을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가 존재 하나요? 미래가 존재 하나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순간만이 존재합니다. 순간 외에 과거가 따로 존재한다면 내가 여러 명 있는 것인가요? 10년 전의 나, 어제의 내가 모두 다른 존재인가요? 단지 과거와 미래는 여러분이 갖고 있는 정보입니다. 제가 여러분을 보는 순간, 이미 여러분은 그 모습이 아닙니다. 벌써 바뀌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모습은 바로 여러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제가 법문을 시작할 때 우리의 삶의 모습은 비춤의 작용이라고 했습니다. 목적은 행복을 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욕망과 집착을 통해 행복을 얻으려고 합니다. 이럴 때 진여 자리에서는 비춤의 작용을 통해 그 욕망과 집착이 네가 원하는 행복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진리로 돌아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생각합니다. 업의 눈으로 보고 그것을 가져오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악행을 하면 지옥에 가고, 선행을 하면 극락에 간다고 생각합니까? 그런데 극락에 가지 못합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극락은 바로 인간세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물질적인 욕망, 명예, 사랑하는 사람, 음식은 인간 세계에서 내가 보다 더 풍족한 삶을 바라는 것일 뿐입니다.

극락에 가려면 극락세계에 갈 만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선행을 하면 부처님께서 수고했다며 복을 주는 게 아닙니다. 또 악행을 해서 고통이 오는 것은 염라대왕이 심판한 결과가 아닙니다. 이유는 바로 자성의 힘 때문입니다. 선행을 하게 되면 내 자성으로 더 가까이 가게 됩니다. 즉, 보다 나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길로 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끊임없이 내 자신의 미래를 행복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지금 당장 선행이 다소 불편함을 만들지라도 미래에는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왜냐하면 선행은 욕망과 집착을 버려야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버리지 못하더라도 버린 만큼 선행을 할 수 있고 그만큼 자성으로 되돌아가며 그만큼 행복을 얻는 것입니다. 악행만큼 자성으로부터 멀어지며 그만큼 자신이 본래 원한 행복으로부터 멀어지며 결국 고통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부처와 삼라만상은 모두가 한 몸

여러분의 마음, 부처님의 마음, 삼라만상의 마음이 모두 하나입니다. 끊임없이 비추고 있습니다. 내가 이생에서 행했던 일들이 과연 얼마나 근원인 자성으로 가까이 갔는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일일이 경험해야만 아는 것이 아닙니다. 꿈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마다 이것은 꿈이라고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그러한 꿈을 깨는 방법이 수행이고 깨달음입니다. 그 방법은 부처님의 팔만사천법문에 모두 설해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손해나는 일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집착하고 욕망으로 악행을 하고, 다른 이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가 스스로 고통의 나락으로 가고 있다는 모습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 당장 모든 욕망을 버리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가장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는 것입니다. 쓰다 남은 것, 버리려고 하던 것을 누군가 필요한 이웃에게 주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자신이 지금 행하는 행위가 내 마음의 업식의 환영임을 일깨워주는 것입니다.

진정한 행복을 얻고 싶으면 지금부터라도 실천해야 합니다. 오늘 여러분의 마음 창고에서 이제껏 필요 없다고 버린 진짜 모습을 찾아 꺼내십시오. 그리고 그 보석으로 여러분의 삶을 비춰 보시기 바랍니다. 

정리=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이 법문은 부산 대광명사 주지 목종 스님이 4월 6일 부산불교신도회 주최 2010 도심포교 전진 대법회 네 번째 법석에서 설한 내용을 요약 게재한 것입니다.


목종 스님은

1988년 범어사에서 사미계, 1995년 통도사에서 구족계를 수지했다. 1995년 금강영관 연수원 6기로 수료한 스님은 2004년까지 강원도 삼척 영은사 삼성암에서 정진했다. 2005년부터 범어사 해운대포교당 반야원 주지를 맡아 도심 포교 일선에 나선 스님은 지난해 4월 부산 대광명사를 개원했다. 스님은 2007년부터 부산불교방송(BBS) ‘목종스님의 월요법문’ 진행을 해오고 있으며 현재,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 부본부장, 부산 백병원 뇌사자판정위원, 해운대경찰서 경승, 여래사 불교대학 학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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