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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없는 월요일’ 대표 이현주 한약사

기자명 법보신문
  • 생명
  • 입력 2010.05.0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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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우리는 不二…채식은 생명살림”

“매년 가축 사육으로 남한땅 크기 숲 사라져”
금강경 만나 육식 끊어…약재, 식물성 고집

 
고기 없는 월요일을 꿈꾸는 이현주 한약사. 그에게 채식은 생명에의 연민이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를 만들기 위해 1.5평의 숲이 사라지고 있다. 매년 남한땅 크기만큼의 숲이 인간의 먹을거리인 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가축사육으로 없어진다. 이미 아마존 열대우림의 70%가 파괴돼 동물사육지나 사료용 곡물재배농지로 바뀌었다.

세계적인 환경연구소 월드워치연구소는 2009년 12월 육식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51%이상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동물의 소화과정과 배설물에서 주로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1배나 강한 온실가스다. 축산업에서 생산되는 메탄 량은 연간 1억 톤 이상에 달한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육류 섭취를 피하자는 캠페인을 시작한 이들이 있다. 바로 ‘고기 없는 월요일’이다.

“숲이 사라지면, 그 속에 사는 생물종들이 멸종하게 되고, 그만큼 기후변화는 가속화됩니다. 뿐만 아니라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는 우리의 건강과 정신, 문화, 생명으로서의 감수성을 모조리 파괴합니다.”

‘고기 없는 월요일’ 대표 이현주(43) 한약사의 생각은 확고하다. 그가 운영하는 기린한약국에서 동물성 약재는 일절 쓰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다. 동물성 약재는 녹용, 웅담, 사향, 우황(소의 쓸개) 등 20여 가지나 된다. 한약 중 돈이 되는 약재들이다. 잘못된 보신문화의 폐해라고 그가 꼬집는다.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동물을 죽여 만든 약재를 쓴 기운으로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나요.” 한약국 입구에는 채식을 실행한 과학자와 노벨상 수장자의 명단이 손님을 맞이한다. 인천녹색연합 운영위원이기도 한 그는  최근 건강사회를 위한 한약사회의 부회장을 맡아 ‘고기 없는 월요일’을 실천 강령으로 내걸었다.

고기 없는 월요일이란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고기 대신 싱그러운 녹색야채와 통곡류, 콩과 견과류로 구성된 음식을 먹자는 약속이다. 비틀즈의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가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 협약 전에 있었던 벨기에 토론회에서 처음 제안했던 캠페인이다.

그는 3월, 포스터 형태로 ‘고기 없는 월요일(meatfreemonday.co.kr)’을 오픈했다. 입소문이 퍼져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동물보호연합, 여성환경연대, 지구시민운동연합,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등 37개 단체가 동참하고 있다. 참여하는 식당도 세 곳이나 된다. 이 캠페인에 동참하는 단체에게는 하루 채식 식단과 채식요리법, 채식영양정보, 기후변화와 식단의 관계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고 강의도 가리지 않고 나간다.

그는 이 캠페인을 국민 운동으로 확산하고 싶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육식을 안 하면 당신도 환경운동가’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일반 식당에서도 채식메뉴를 한 두 개 쯤 내놓게 하고, 개인에게는 계처럼 서약도 받을 예정이다. 그리고 연구소와 함께 한국인의 육식문화를 분석해 통계자료도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개개인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는 경험을 통해 누구보다 잘 안다.

“해결책은 정부나 대기업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달렸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서 생명살림의 기운이 싹터야 합니다. 그 마음에서 작은 혁명이 시작되는 거니까요.”

그는 대학시절부터 비폭력 운동에 관심이 많았다. 87학번으로 386세대인 그는 시대가 안고 있는 사회적 모순에 눈을 떴지만 학생운동의 투쟁 방법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일, 다른 생명에 폭력을 휘두르는 일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늘 생명에 연민을 느꼈다. 그러던 중 간디를 만나 비폭력을 알았고 염불, 좌선, 명상을 했었고 귀농도 택해봤다. 삶과 비폭력을 일치시키는 무언가를 찾아 헤맸고, 한약을 공부하다 금강경을 만났다. 그리고 불교서적과 영적인 수행을 한 후 자연스럽게 채식주의자가 됐다.

그에게 채식은 먹는 대상에 대한 선택의 문제다. 그러나 채식주의는 먹을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방식과 가치관에 문제였다.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고통을 전제로 하는 먹을거리, 입을 거리와 어떤 형태로든 폭력적인 문화에 대한 선택적 거부행위였다. 생명에 대한 감수성의 문제였다.

동물이 사육되거나 도살되며 느끼는 악한 감정이 세포에 축적되고 이를 고기로 먹는 우리에게 분노가 쌓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동물들의 분노와 공포의 파장은 우리의 세포가 되어 우리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런 이치는 신념이 아니라 인과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일로서 채식을 국민들에게 보다 편하게 다가가려고 해요.”
그가 이루고자 하는 일들은 인간이라는 생명과 다른 생명에 대한 연민에서 출발했다. 인천의 작은 한약국에서 생명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서 인간의 역할이 막 첫 걸음을 뗐다.

인천=최호승 기자

이현주 씨의 생활습관 제안

1. 밍크코트 등 동물성 옷 안 입기
2. 재활용 매장 이용하기
3. 희귀동물 성분 화장품 안 쓰기
4. 모기향 없는 여름나기
5. 냉난방 에너지 줄이기
6. 건강을 위한 짧은 단식
7. 유기농 채식식단
8. 외식대신 유기농 식단
9. 친환경 저탄소제품 이용
10.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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