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춘 여성이나 성폭력 피해 여성 등의 경우 불가피한 낙태가 이뤄진다. 생명 존중의 종교인 불교는 생명을 보살피는 운동에 얼마나 앞장서고 있나. 낙태 금지가 아닌 감소를 위한 운동에 나서야 한다.”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김정희〈사진〉 연구교수가 5월 4일 조계종 사회부 등이 마련한 ‘낙태예방 담론형성을 위한 토론회’에서 불교계의 적극적인 실천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낙태 금지 논란에 대한 불교의 지혜로운 접근’이란 주제 발표에서 “불교는 피임의 중요성 교육 부재, 여성과 남성의 책임의식 미약함과 쾌락주의, 남아선호 임신과 생계형 낙태 등 낙태의 연결고리들을 천착해야 한다”며 “이 연결고리들을 보면 낙태는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남녀 모두 얽혀 있는 공업”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김 교수는 불교계가 불가피한 낙태를 인정하고, 낙태를 줄이는 일과 어쩔 수 없이 행해진 낙태로 인해 고통 받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아이를 기르기로 결심한 미혼모, 아이와 노숙하는 여성들, 아이 기르는 매매춘 여성 등 생명을 보살피는 일에 불교는 얼마나 나섰나”라고 반문한 뒤 “생명 존중의 문화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이어 김 교수는 “낙태 여성을 위로하면서도 다시 실수가 재연되지 않도록 재가 남성, 여성을 포함하는 태아영가 천도재, 효과적이고 다양한 교리적·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피임하지 않는 성관계는 사음이라는 현대적 해석을 가미한 교육 등 성교육을 생명존중 문화운동의 일환으로 이해하고 불교계가 앞장서서 실시하는 동시에 국가에도 이런 접근을 권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