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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 칼럼] 화장실 사용하는 법

기자명 법보신문

화장실 사용하는데도 규칙 두는 건
남 배려하는 몸가짐 익히기 위한 것

사람은 몸이 있으므로 반드시 음식으로 영양을 돕게 된다. 음식이 있으면 가벼운 기운은 상승하고, 무겁고 탁한 것은 아래로 내려간다. 그런 까닭으로 대소변이 있는 것이다. 이것을 면하는 사람은 없다.

게송에 이르되, “내가 이 몸을 생각하니, 뱃속에 가득 똥을 담았음이다. 냄새를 맡을 수 없고, 더러워 보지 못하니, 뒷간에 다니는 가죽주머니이다. 참으로 더럽거늘, 어떻게 이 몸을 탐욕하여 부끄럼이 없으며, 어떻게 기름지고 아름다운 음식에 애착하는고. 습성을 맺어 인(因)을 이루면 이에 반드시 과보가 있으니, 괴롭고 즐거움은 마음에 있음이오. 극락과 지옥은 자기에 말미암음이다”고 했다.

대소변을 보고 싶으면 곧 갈 것이니, 오래 참다가 급하게 설치지 말라. 횃대에 장삼을 걸 적에는 잘 개어서 수건이나 허리끈으로 맬 것이니, 첫째는 표를 하는 것이요, 둘째는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장삼은 예로부터 서로 전하는 선배들은 “중(僧)이 적삼은 있으나, 바지는 없으며, 바지는 있으나 적삼이 없음을 봤다. 두 곳을 합하고 꿰매어 직철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것이 장삼이다.

신발은 반드시 갈아 신어야 하며, 깨끗한 신발로 뒷간에 들어가면 못쓴다. 뒷간 앞에 가서는 손가락으로 세 번 두들겨서 안의 사람이 알게 한다. 안의 사람을 나오라고 재촉하면 못쓴다. 머리 숙여 아래를 보면 못쓴다. 나무 막대기로 땅바닥을 끼적거리면 못쓴다. 힘쓰는 사람을 만나서 인사하면 못쓰니, 몸을 기울여 비켜야 한다. 걸어가면서 바지 벗은 허리끈을 매면 못쓴다. 뒷물하고 나서는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하고, 씻기 전에 물건을 만지지 못한다.

손 씻을 적에는 가만히 “물을 손에 부을 적에 중생들과 다 같이 깨끗한 손 얻어서 불법을 받자오리. 옴 주가라야 사바하”라고 한다. 소변 볼 적에 소매를 걷어 올려들어야 하고 장삼을 입고 소변보지 못한다. 옛 사람들은 “화장실에서는 대소변 볼 적에 소리 내지 못한다. 또 용변을 볼 때에 옆 칸의 사람과 이야기하지 못한다. 그것은 가장 하천한 사람들이 하는 짓이다.

또 벽에 침을 뱉지 말라. 뱉으면 두 가지 허물이 있다. 첫째는 다른 사람에게 청소하게 하여 자기의 복을 꺾음이요, 둘째는 사람들이 보고 혐오감을 내게 하고 귀신을 놀라게 한다”고 했다.

부처님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뒷물하는 법에는 큰 이익이 있으니, 무릇 나를 스승으로 삼는 자는 모두 반드시 뒷물을 해야 한다. 만약 깨끗하게 뒷물하지 아니 했거든 탑을 돌거나 하지 말며, 예불과 송경에도 참여하지 말라.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절도 하지 말고, 또한 다른 이의 절도 받지 말며, 대중과 함께 밥을 먹지도 말며, 승상(僧床)에 앉지도 말고, 대중에 들어가지도 말라.”고 했다.

화장실 가는 법에 이르되, “화장실 속에 들어가서 아무 곳에서나 가래침 뱉지 말라. 또 글씨가 있는 깨끗한 종이로 뒤를 닦지 말라. 덕 높은 큰 스님을 보건대 글씨와 그림을 존중하여 아무데나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하거늘, 하물며 글자와 글씨가 있는 것을 냄새나는 화장실 속에 두면 어찌 복을 감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뒷물할 때 반드시 냉수를 사용하라. 곧 사람에게 유익하다. 뜨거운 물을 쓰면 치질 등, 병이 생길까 두려워함이다”라고 했다.

많은 수행처에는 아직도 우리의 옛날 화장실이 지금도 해우소라는 별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잔소리들은 우리에게 필요하다. 화장실은 작은 일 하나하나를 남을 배려하는 몸가짐으로 수행에 완성을 이루게 하는 곳이다. 

철우 스님 율장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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