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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살림과 모심] 불교 국가는 가난하다고?

기자명 법보신문

기독교 국가들이 현재의 생명위기 초래
소박하고 단순한 삶으로의 회귀가 대안

일전에 한 불교학자가 유럽의 어느 국제대회에 참석했을 때, 외국 기독교학자가 불교 국가는 가난하고 기독교 국가는 잘산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학자는 일본이나 대만과 같이 잘사는 나라의 예를 들어 반박을 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의 표현은 개신교인들이 교회에서 설교할 때나 외국에 선교할 때 개신교를 믿어야 잘살게 된다며 선전하는 말입니다.

곤경이나 위기를 초래하게 만든 일은 나쁜 일입니다. 옳지 못하고 정의롭지 않습니다. 오늘날 대표적인 위기의 문제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입니다. 그 원인은 아시다시피 한정된 자원을 무한한 것으로 착각하고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를 미덕으로 여겨 자원을 낭비하고 파괴하며, 정화할 수 있는 산림을 황폐화시켜서 발생한 문제입니다. 결국 미국이나 유럽 등 전 세계의 20%에 불과한 소수의 잘 사는 국가가 83%의 자원을 소비해온 생활양식이 바로 오늘날 위기를 초래한 것입니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80%나 되는 가난한 국가가 결국 17%밖에 안 되는 자원을 나눠 쓰고 있다는 말입니다. 다시 가만히 생각해보면 80%의 가난함 덕분에 전 지구적인 위기가 지연되어 잘사는 나라들이 계속 풍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세계 12~13위의 GDP국가라면 우리도 당연히 위기를 초래한 원인국가에 포함되겠지요. 오늘날 인류가 궁극적으로 미국과 같은 삶을 지고지순의 가치로 여기며, 가공할만한 자연 파괴를 시작된 것은 인류역사 300만 년 중에 불과 최근 2~300년 전의 일입니다.

얼마 전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녹색네트워크 회의의 슬로건은 공정한 나눔이었습니다. 그 뜻은 현 세대들 간의 공정한 나눔, 미래 세대들과의 공정한 나눔 그리고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과 공정한 나눔 등이었습니다. 그래서 힘과 수단을 가진 사람들은 권력과 자원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미래 세대의 필요를 희생시키지 않으며 현 세대의 필요도 만족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날 가난한 국가 국민들과 공평하게 나누어야할 자연자원을 소수의 선진국들이 독차지하고 쓰고 있습니다. 미래 세대가 써야할 자원은 남겨둬야 하는데 그것마저도 당겨쓰고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생명들이 사용할 자연은 남겨두어야 하는데 마치 인간이 주인인양 파괴해 왔습니다. 이 위기 앞에 인류는 자연과 공존하지 못하는 잘못된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기독교를 믿어 풍요롭고 잘살게 되었다면 인류의 위기와 파국을 초래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결코 자랑할 일이 아닙니다. 스스로 그 죄를 참회하고 부정의 불공평함을 회개해야할 일인 것이지요. 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신적 풍요, 소박하고 맑은 가난을 사는 것이 ‘온전한 삶’이며, 산업화 이전의 가치들 속에 미래의 대안을 새롭게 발굴해야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불교 국가가 가난하다는 것은 나쁜 말이 아닙니다. 그 가난으로 인해 수많은 인류와 생명을 버티고 삶을 지속시키도록 구원해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유정길 에코붓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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