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호의 생명을 위한 변명] 소신공양

기자명 법보신문

포크레인 정권의 탐욕과 맞선 문수 스님
백척간두에 선 생명 대신한 원력 기려야

내 몸이 자연의 일부이니 소신공양을 해야겠습니다.

나는 자연의 분신이다.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나와 나의 분신의 꺼죽을 벗기고 속살을 까발리는 오만한 포크레인 정권의 잔인한 탐욕과 썩은 양심에 대한 소신공양이니,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일방적인 흐름에 몸부림치는 최소한의 저항을 제도적으로 억압하고 구속하는 오만한 국가권력과 비겁한 삶에 대한 소신공양이니,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삶의 둥지를 처참하게 빼앗고 내몰면서 또 이들의 궁색한 처지에 기름진 유감의 표시로 자존심까지 짓밟는 뻔뻔한 자본과 유한한 권력에 대한 소신공양이니,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기어이 마른 잎 다시 피워내고야 마는 오월의 무덤가에 와서 파안대소하며 핑크빛 축하화환을 얹어놓고 한편에선 방아타령으로, 또 한편에선 국민이 3일만 참으면 북한을 무력으로 응징할 수 있다며 전쟁을 부추기는 이들의 광기와 무지에 대한 준엄한 소신공양이니,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시장으로 내몰면 시장에서, 거리로 내몰면 거리에서, 산천초목으로 내몰면 산천초목에서 자유로울 것이며, 목숨을 내놓으라 하면 기꺼이 천국과 지옥을 장악할 것이다. 그리하여 오만과 탐욕과 무지의 목을 자를 것이며, 권력을 빼앗을 것이다.

나는 자연의 분신이다.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체의 철학과 신념, 잘못 세워진 지도력과 정책에 대한 소신공양이니,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편의와 효율에 길들여진 공학적 사고가 일상의 속도전, 속도전의 일상적 전쟁화, 집단무의식의 광기와 정신분열, 자기해체와 반생명의 문화습관, 전쟁도발 등 근대이성의 분열이 부른 생명위기에 대한 소신공양이니,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욕망이 편견과 증오로 불타올라 존재를 가차 없이 제거하는 것이 조직을 보존하는 관습으로 고착되어 국가와 교회, 학교와 정당, 성과 속을 포함하여 광범위한 조직논리로 작동되고 있음을 경험했음에도 오래된 지혜로 착각하고 오히려 진화된 지혜 운운하는 오만하고 무지한 근대이성과 철학에 대한 소신공양이다.

그러니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결국 인디언의 운명처럼 토착생명의 삶의 터전을 일방적으로 빼앗고, 빼앗은 땅에 강부자의 호화빌딩을 세우는 탐욕스럽고 부패한 자본권력에 대한 소신공양이니,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거짓과 위선의 산성은 가차 없이 무너뜨릴 것이며, 생명살해의 음모는 발각되면 즉각적으로 그 싹을 자를 것이다. 뒷산에 숨어 양심을 속이는 옹졸한 마음도 불태워 버릴 것이다. 생명을 들어내고, 몰아내고, 베고, 죽이고, 독점하는 존재는 삽질로 소신껏 떠낼 것이며 화염으로 다룰 것이니, 모두 공양재물로 올려짐을 감사해야 할 것이다.

나는 자연의 분신이다. 서로 의지해 사랑하고 살아야 할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자연은 나의 몸이다. 자연이 백척간두에 서있다. 마른 강 다시 샘솟아 강물 같은 평화가 흘러야 하지 않겠느냐. 소신공양이니, 나와 나의 분신의 자유를 허하라. 문수 스님 죄송합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 전 사무처장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