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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추회요 강설] 우주의 온갖 것 가운데 오직 마음이 존귀할 뿐

기자명 법보신문

법은 인연 모여 일어난 것으로 자취 없으며
진여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파괴할 수 없다
유식삼관은 마음의 근원을 관하는 수행이고
진여실관은 분별없는 마음자리 관하는 수행

 
하늘가는 길. 일지 이홍기 作. 작가 소장.

20. 보적삼매란 무엇인가

入法界體性經 云 文殊師利 復白佛言 以何因緣 名以三昧 爲寶積耶. 佛告 文殊師利 譬如大摩尼寶 善磨瑩已 安置淨處 隨彼地方 出諸珍寶 不可窮盡. 如是 文殊師利 我住此三昧 觀於東方 見無量阿僧祇世界現在諸佛 如來阿羅訶三藐三佛陀. 如是南西北方 四維上下 如是十方無量阿僧祇世界 我皆現見 是諸如來 住此三昧 爲衆說法. 文殊師利 我住此三昧 不見一法 然非法界.

『입법계체성경』에서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삼매를 ‘보적(寶積)’이라 부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묻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티 하나 없는 마니주 큰 보배구슬을 깨끗한 곳에 두면 그것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온갖 보물이 끝없이 나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수사리여, 나는 이 ‘보적삼매’에 머물러 동방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계에 계신 현재의 모든 부처님’을 보고, 이처럼 동서남북과 위아래 및 그 사이사이에서 이와 같이 시방세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님을 보니, 이 모든 여래도 이 삼매에 머물면서 중생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였다. 문수보살이여, 나는 이 삼매에 머물면서 한 법도 법계 아닌 것을 보지 못하였느니라.”

釋曰. 寶積三昧者 卽一切衆生心 是無量功德聚 猶如世間寶積. 若能住此一心寶積三昧 有何功德寶而不知 故能見十方佛寶 普照無餘. 所以 云 不見一法 然非法界. 是以 萬類之中 唯心爲貴.

이를 풀이하여 보자. ‘보적삼매’란 곧 모든 중생의 본질적 마음이니, 이 마음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공덕이 모여 있는 것이 마치 세간의 보물을 쌓아 놓은 것과 같다는 말이다. 이 한마음인 ‘보적삼매’에 머물 수 있다면 어떤 공덕의 보물인들 알아차리지 못하겠는가. 그러므로 시방세계 부처님을 남김없이 비추어 볼 수 있으니, 이런 까닭에 “한 법도 법계 아닌 것을 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우주의 온갖 것 가운데 오직 마음이 존귀할 뿐이다.

강설) ‘아승지(阿僧祇)’는 한량없는 숫자를 나타내는 말이다. ‘여래아라가삼먁삼불타(如來阿羅訶三藐三佛陀)’는 부처님의 열 가지 명호 가운데 ‘여래’ ‘응공’ ‘정변지’를 합쳐 말한 것이다. ‘아라가’는 모든 중생들로부터 공양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는 뜻의 ‘응공(應供)’으로 번역되고, ‘삼먁삼불타’는 모든 것을 두루 빠짐없이 알고 있다는 뜻의 ‘정변지(正徧知)’로 번역된 것이다.

21. 범부와 성인이 하나가 된 마음 경계

夫凡聖一心境界 如何是自在出生無礙之力.

문 : ‘범부와 성인이 하나가 된 마음 경계’에서, 어떤 것이 장애가 없는 힘을 자유자재로 내는 것입니까?

一是法爾 二由諸佛菩薩行願 三卽衆生信解 自業感現. 又 總具十力. 一法如是力 二空無性力 三諸佛神力 四菩薩善根力 五普賢行願力 六衆生淨業力 七深信勝解力 八如幻法生力 九如夢法生力 十無作眞心所現力.

답 : 첫째는 ‘법이 본디 그러한 것’이요, 둘째는 ‘실천하려는 모든 불보살의 원력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셋째는 ‘중생의 믿음과 지혜를 통해 스스로의 업에 감응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또 이 경계에는 열 가지 힘을 모두 갖추고 있다.

첫 번째는 법 자체의 똑같은 모습에서 나오는 힘이다. 두 번째는 모든 법이 공(空)이어서 결정된 성품이 없는 곳에서 나오는 힘이다. 세 번째는 모든 부처님의 신통력에서 나오는 힘이다. 네 번째는 보살이 지니고 있는 좋은 마음의 뿌리에서 나오는 힘이다. 다섯 번째는 실천하려는 보현보살의 원력에서 나오는 힘이다. 여섯 번째는 중생의 맑은 업에서 나오는 힘이다. 일곱 번째는 깊은 믿음과 수승한 지혜에서 나오는 힘이다. 여덟 번째는 허깨비와 같은 법에서 나오는 힘이다. 아홉 번째는 꿈과 같은 법에서 나오는 힘이다. 열 번째는 조작이 없는 참마음에서 나타나는 힘이다.

22. 거울 속의 그림자

不壞者 諸法緣集 起無所從 不異眞如 故不可壞 如鏡中影 以因鏡故 不可壞也.

파괴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모든 법은 인연이 모여 일어난 것으로 자취가 없으니 진여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파괴할 수 없다. 이는 마치 거울 속의 그림자가 거울로 인하여 생겨났기 때문에 그 그림자를 파괴할 수 없는 것과 같다.

23. 종경록은 법성종을 기준으로

今宗鏡錄 以鏡爲義者 是約法相宗立 約法性宗立.

문 : 지금 『종경록』에서 참마음을 거울로 비유하여 이치로 삼는 것은 법상종(法相宗)을 기준으로 세운 것입니까? 아니면 법성종(法性宗)을 기준으로 세운 것입니까?

若約因緣對待門 以法相宗卽本識爲鏡. 如楞伽經云 譬如明鏡 現衆色像 現識處現 亦復如是. 現識卽第八識. 以法性宗卽如來藏爲鏡. 如起信論云 復次覺體相者 有四種大義 與虛空等 猶如淨鏡. 又 占察善惡經 立二種觀門 爲鈍根人 立唯心識觀 爲利根人 立眞如實觀.

답 : 만약 인연의 상대적인 모습을 기준으로 본다면, 법상종은 본식(本識)을 거울에 비유해 말한다. 이는 『능가경』에서 “비유하면 깨끗한 거울에 온갖 색상이 나타나듯 현식(現識)에서 나타나는 것도 이와 같다.”고 말한 것과 같다. 여기서 현식은 제팔식(第八識)이다.

법성종은 여래장(如來藏)을 거울에 비유해 말한다. 이는 『기신론』에서 “깨달음의 바탕에 관한 모습은 네 가지 큰 뜻이 있으니 허공과 같고 깨끗한 거울과 같다.”고 말한 것과 같다.
또 『점찰선악경』에서 두 종류의 관문(觀門)을 말하고 있으니, 어리석은 사람을 위하여 유심식관(唯心識觀)을 세웠고 총명한 사람을 위하여 진여실관(眞如實觀)을 세웠다.

又 起信論云 心若馳散 卽當攝來 令住正念. 其正念者 當知唯心 無外境界 卽復此心亦無自相 念念不可得故.

또 『기신론』에서 “마음이 분주하고 산란할 때 곧 그 자리에서 마음을 거두어 정념(正念)에 머물게 한다.”고 하였다. 정념이란 ‘오직 마음일 뿐’ 다른 경계가 없음을 아는 것이다. 곧 이 마음조차 자체의 모습이 없으니, 생각마다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若唯心識觀 及正念唯心 當法相宗 若眞如實觀 與其心念念不可得 卽法性宗. 若約法性融通門 皆歸一旨 無復分別. 今論正宗 取勝而言 約法性宗說. 若總包含 如海納川 以本攝末 豈唯性相. 無有一法而遺所照.

만약 ‘유심식관(唯心識觀)’이나 ‘정념이란 오직 마음일 뿐’의 관점이라면 법상종에 해당하고, 진여실관(眞如實觀)이나 ‘마음조차 없어 생각마다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관점이라면 법성종에 해당한다.

‘법의 성품이 하나로 통하는 길’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모두 그 뜻이 하나의 종지로 돌아가니 다시 분별할 게 없지만, 지금 바른 종지를 논하며 수승한 이치를 들어 말하니 법성종을 기준으로 설하는 것이다.

만일 모든 것을 다 포함하여 말한다면, 마치 바다가 모든 강물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아서 근본으로 곁가지를 거둘 것이니, 어찌 법성종이나 법상종만을 취하여 이야기하겠는가. 여기에는 한 가지 법이라도 남겨 비추어 볼 것이 없으리라.

강설) 법상종(法相宗)은 모든 존재란 허상에 불과하며 마음의 작용인 식(識)이 연기(緣起)하여 나타난 현상에 불과하다고 보는 유식론(唯識論)과 미륵신앙을 기반으로 창시된 종파이다. 인도 대승불교 2대 학파 중 하나인 유가행파로부터 비롯되었으며 현장법사에 의해 중국에 소개되었다.

현장의 제자인 규기가 자은사를 중심으로 활동해서 자은종이라고도 부른다. 법성종(法性宗)은 모든 존재는 똑같은 법성을 지니고 있고 모든 중생이 성불할 수 있는 성품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는 종파이다. 법상종은 상(相)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법성종은 불성(佛性)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하지만 부처님 말씀은 결국 하나로 통하게 되어있다.

유심식관(唯心識觀)은 모든 것이 마음에서 이루어진다고 하여 마음의 근원을 관하는 수행이고, 진여실관(眞如實觀)은 중생의 시비분별이 다 떨어져 모든 것이 진여로서 ‘나’와 ‘경계’라는 분별이 없이 한 덩어리가 된 마음자리를 관하는 수행을 말한다.

원순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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