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큰스님 뵙는 일도 법도에 맞게
[철우 스님의 계율칼럼] 큰스님 뵙는 일도 법도에 맞게
  • 법보신문
  • 승인 2010.07.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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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일도 스승에게 묻는 것이 도리
작은 일부터 진실하게 실천해야 수행자

어디를 갈 적에나 다녀와서는 스님이나 소임자에게 꼭 알려야 한다. 새 옷을 만들어도 스님이나 소임자에게 알리는 것이 도리이다. 머리를 깎아도 스님께 여쭈어야 한다. 병이 나서 약을 짓거나 약을 지어도 스님께 여쭙는다. 운력을 하거나, 사사로이 붓이나 종이를 사거나, 소리 내어 경을 읽어도 스님께 여쭙는다.

누가 물건을 주어도 스님께 여쭈어야 하고, 내 것을 남에게 줄 적에도, 허락을 받은 뒤에 주어야 한다. 스님께 여쭈어서 허락하시거나, 하지 않으시거나, 마땅히 절하고 허락하지 않으시더라도 불쾌한 생각을 가지면 못쓴다. 이 밖에도 큰 일로 선지식을 찾아가거나, 강의를 듣거나, 대중처소에 들어가거나, 산림을 지키거나, 불사인연을 지을 때  제멋대로 하지 못한다.

스님께 사뢰어야 하는 것은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위로하여 안심하게 하시는 뜻으로 출입하는 바를 알리는 까닭이오. 둘째는 결의(決義)를 청하는 것이니, 스님에게 가히 행할 것인가 행하지 아니 할 것인가를 말씀드려 잘못이 생기지 않게 하려는 까닭이다.

율 가운데는 다섯 가지 일을 할 때는 알리지 말라고 했다. 첫째는 양치질 할 때요, 둘째는 물 마실 때요, 셋째는 대변 볼 때요, 넷째는 소변 볼 때요, 다섯째는 경내에서 불탑을 예배할 때라고 했다.

새 만의(縵衣)는 “체(體), 색(色), 양(量), 제도(製度)가 법에 맞아야 법의라 한다. 비록 법의가 아니라도 새로운 것은 모두 반드시 스님에게 알려드려야 하느니라”고 했다.
어른을 찾아뵙는다는 것은 제방(諸方)의 선지식(善知識)을 참례(參禮)하는 것이다. 먼 길을 가려면 좋은 벗과 동행하여야 한다. 옛 사람들은 마음이 열리지 못했으면 천리를 멀다 않고 큰스님을 찾아갔다. 나이 어리고 계 받은 지 오래 되지 않았거든 멀리 가는 일을 허락하지 않는다. 꼭 가더라도 좋지 못한 사람과 동행하면 못쓴다. 모름지기 스님을 찾고 도를 물어 생사를 판단할지언정 강산이나 구경하고 여러 곳으로 다니면서 자랑거리를 장만하면 못쓴다.

『인과경(因果經)』에 이르되, “벗에는 세 가지로 중요한 벗이 있다. 첫째는 잘못이 있음을 보면 서로 밝은 충고해 줌이요, 둘째는 좋은 일을 보면 같이 따라 기뻐함이요, 셋째는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서로 버리지 아니함이다”라고 했다. 옛날 큰스님들은 심지(心地)가 밝지 못하면 선지식을 찾아서 천리 길도 멀다 하지 않았다. 밝은 눈을 갖춘 이를 찾아가는 것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했다.

법원주림(法苑珠林)에 이르되, “화씨국왕(華氏國王)은 흰 코끼리가 있어서 능히 원수와 적을 물리쳤다. 만약 사람이 죄를 범하면 코끼리로 하여금 밟아 죽이게 했다. 때에 코끼리의 마구간이 불타서 코끼리를 가까운 절로 옮겼다. 코끼리는 스님이 외우는 ‘착한 일을 하면 천상에 가 나고 악한 일을 하면 지옥에 들어감이라’고 하는 『법구경』 소리를 듣고 마음이 문득 부드럽고 순해져서 자비심을 일으켰다. 뒤에 코끼리에게 죄인을 밟아 죽이기를 부탁하니 다만 코로 냄새만 맡고 혀로 핥고 가니, 왕이 이를 보고 모든 대신들에게 까닭을 물었다. 대신들은 ‘이 코끼리가 절에서 법문을 들은 까닭이니, 가까운 도살장으로 옮기면 곧 다시 사나워질 것입니다’고 했다. 과연 뒤에 그 말과 같이 되었다. 마땅히 알라, 일체중생이 뜻과 성품이 일정하지 못하며 축생도 오히려 그러하다. 어찌 하물며 사람이 그러하겠는가”고 했다.

수행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작은 일부터 진실하게 생각하고 실천하면 공덕이 되고 충효를 실천하는 것이 된다.

철우 스님 율장연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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