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장 스님의 茶담法담] 79. 신분제도

기자명 법보신문

사람의 귀천은 자신의 행위가 결정

옛날 인도 마두라국의 아반띠뿟따왕은 마하 깟짜나라는 훌륭한 수행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스님을 찾아뵈었다. 당시 인도에는 카스트라는 네 종류의 신분제도가 확고했는데 사제, 왕족, 평민, 노예 등의 계급이 있었다. 왕은 이러한 신분제도에 대한 깟짜나 스님의 의견을 듣고 싶었다. 스님은 신분제도는 단지 세상 사람들이 만든 개념일 뿐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의미를 잘 이해 못하는 임금을 위해 다음과 같이 자세한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왕이시여, 만약 한 왕족이 있는데 그가 아주 큰 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다른 왕족들이나 평민 노예, 심지어는 사제계급의 사람들이 그를 위해 노력하고 그를 기쁘게 하기위해 친절히 말하지 않겠습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또 사제나, 평민이나 노예가 있는데 그에게 막강한 재력이 있다면 어떠하겠습니까?”
“마찬가지로 다른 계급의 사람이라도 그를 위해 노력하거나 기쁘게 하기위해 친절히 말하겠지요”
“이들 간에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사제나 왕족, 평민, 노예 계급의 어떤 사람이 살생, 도적질, 간통, 거짓말, 탐욕, 분노, 삿된 견해 등의 업을 지었다면 죽어서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습니까?”
“어느 신분이던 간에 나쁜 업을 지으면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네 가지 신분의 어떤 사람이 나쁜 업을 짓지 않고 반대로 유익한 업을 지으면 죽어서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나쁜 업을 짓지 않고 반대로 유익한 업을 지으면 죽어서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들이 업을 지어 지은대로 받게 되는데 신분상에 어떠한 차이라도 있습니까?”
“자신이 지은 대로 받는 것은 신분과 전혀 상관없습니다.”
“또 어떤 사람이 강도와 폭행, 살인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법에 따라 처벌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단지 범죄자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왕이시여, 죄를 짓고 처벌을 받는 것은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나에게 마찬가지 이지요. 이러한 것들이 바로 신분제도는 단지 세상 사람들이 만든 개념일 뿐이라고 말한 이유들입니다.”

지금도 인도사회에서는 비공식적으로 신분제도가 유효하다. 결혼이나 직업을 갖는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보화, 세계화 세상이 되면서 신분제도라는 것이 분명 절대적 법칙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그 폐단이 어떠한지를 알지만 인간의 머릿속에 뿌리박힌 강력한 관념은 사라질 줄 모른다. 너무나 오래 동안 익숙해져 와서 그것이 전통이고 도덕이라는 착각이 지배를 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이것도 인간이 만든 것이기에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비록 중생들 스스로 창조한 관념 속에서는 차별이 있을 수 있지만 지은대로 받는다는 사실적 측면에서는 완전히 평등하다. 차별은 곳 괴로움의 시작이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분별의 마음이 일게 되면 누구나 평등하게 그에 해당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지장 스님 초의명상선원 주지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