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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살림과 모심] 허상의 ‘녹색성장’과 ‘녹색발전’

기자명 법보신문

정부의 ‘녹색’은 개발에 얹힌 장식일 뿐
4대강 사업 등 국토파괴로 스스로 위배

현재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Green Growth)’을 주된 국정슬로건으로 내걸었습니다. 녹색을 내건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성장이라는 용어가 결합되어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된 것입니다. 현 정부의 녹색성장은 ‘환경과 경제의 선순환’을 기치로 녹색기술개발과 녹색산업육성을 통해 국민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을 제일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산업구조도 녹색화하고 청정에너지를 개발, 확대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합니다.

또한 생활의 녹색혁명을 추구해 저탄소형 국토개발, 생태공간조성, 녹색교통, 녹색소비 등 핵심주력산업의 ‘녹색’을 도모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제 기후변화논의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해 국제적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것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말입니다. 그러나 전 세계는 1990년 이후 ‘성장’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고,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해왔습니다. 줄여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 하는 녹색발전입니다. 그렇다면 ‘발전(Development)’과 ‘성장(Growth)’의 차이는 뭘까요? 과거, 발전은 곧 성장을 의미했습니다. 성장은 대체로 ‘경제적’, ‘물질적’인 것을 의미했고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 개념으로 사용 돼 왔습니다.

이런 성장은 모든 나라가 마땅히 언젠가는 이루어야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같은 경제적 발전이 우리가 지향해야할 궁극의 목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환경위기시대, 이 생각은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미국처럼 살면 끝장날 것이라는 위기감으로 인해 ‘성장’은 잘못된 전제 위에 만들어진 엄청난 허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전제는 바로 ‘자원은 무한하다’는 허상입니다. 이것을 토대로 모든 나라는 ‘고도성장’, ‘압축성장’을 지향했고, 한국이 바로 그 모범국가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지의 성장 신화는 인류를 파국으로 초래하게 된 원인이라는 것을 엄청난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류는 성장이라는 개념을 폐기하고 ‘발전’이라는 말을 사용했고, 그리고 보다 풍성한 의미로 변형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발전, 또는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긴 수식어가 붙는 개념입니다. 이것이 인류가 지향해야할 새로운 미래사회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는 곧 ‘경제’만을 우선시하는 ‘성장’개념에서 ‘경제, 환경, 인권, 평등’의 가치를 동시에 평가하는 개념으로 ‘발전’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미 폐기한 ‘성장’이라는 말을 들고 나왔습니다. 더욱이 4대강을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어마어마한 국토파괴를 힘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것은 녹색 가치와는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입니다. 진정한 녹색의 가치는 자연을 가능한 손대지 않고, 풍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화, 환경, 복지 등 삶의 질적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 정부의‘녹색성장’은 ‘콘크리트 아스팔트 위에 녹색페인트를 칠한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녹색성장에서의 ‘녹색’은 장식으로 얹혀있는 말일뿐입니다.

유정길 에코붓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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