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위한 변명] 양심의 비무장지대
[생명을 위한 변명] 양심의 비무장지대
  • 법보신문
  • 승인 2010.08.3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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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고공시위 활동가의 생명 건 농성
의원들은 평생 수당 지급 법 개정 ‘눈살’

살인적인 폭염과 천둥번개, 호우 속에서 4대강 사업저지를 위한 여주 이포보 고공농성투쟁이 한 달을 넘어가고 있다. 염형철, 박평수, 장동빈은 죽염과 약간의 식수에 의존한 채 버티고 있으나, 그 중 장동빈은 음식 때문에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환경운동연합은 전쟁포로에게도 이런 비인도적인 처우를 하지 않는다며 이들에게 밥을 제공하라고 요구했으나 경찰과 시공사는 오히려 공사방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잔인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 사이 법 하나가 개정된 사실이 밝혀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월 통과된 65세 이상 전직 국회의원들에게 평생 동안 매달 130만원씩 수당을 지급하는 ‘대한민국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이 그것이다. 당시 표결에는 전체 의원 299명 중 191명이 참석했으며, 이중 4명을 제외한 187명의 의원이 찬성했다고 한다. 17대 국회에서 헌정회 지원금 폐지를 추진하겠다던 야당 의원들도 찬성표를 던진 개정안은 찬반토론과정 없이 단번에 통과됐다고 한다.

한 쪽에선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해 목숨을 건 사실상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야 할 국회의원이 그들의 밥그릇을 챙겼다는 사실은 주권자인 국민을 완전히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고양의 한 여성 기초의원은 생각보다 묵직한 의정활동비 통장을 받아보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며, 밥값 하는 부끄럽지 않은 시의원이 되겠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퇴임 후에도 평생 수당을 받겠다고 하니,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환경운동가들의 타는 목소리가 들리겠는가.

온난화와 양심의 비무장지대가 된 대한민국의 여름은 너무나 잔인하다. 김태호 총리 내정자의 청문회를 통해 드러났듯 그의 부인이 관용차를 개인 용도로 마음껏 사용하는 나라. 쪽방촌까지 투기를 한 사람이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내정되는 나라. 투기지역에 반복적인 구매와 전매를 일삼는 전형적인 부동산상습투기꾼과 위장전입자가 장관으로 내정되는 나라. “아니면 말고” 식의 안하무인의 인간을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청장으로 내정하는 나라.

무지하게 더운 날 속까지 타는 여름, 지리산 칠선계곡 건너편 산중턱에 살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 선배의 마당에는 붉은 고추가 타고 있다.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새벽 5시면 일어나 밭을 돌보는 선배 왈 “목초액을 겁나 쓰는데 고추마름병은 참 어렵네, 하루에도 대 여섯 차례 밭을 둘러보는데도 힘들어.”

이런 와중에도 함안보 농성 때 삭발투쟁하며 환경운동연합 4대강사업저지위원장으로 동분서주하는 김 선배 또 왈 “대한민국이 마름병에 걸리고 있어, 4대강 사업은 막아야 하네, 내일 또 서울 가서 며칠 싸우고 와야 혀.” 김태호, 이재훈, 신재민, 진수희, 조현오, 이재오, 전라도 말로 ‘꼬실꼬실한’ 놈이 한 놈도 없는 청문회, 명박은 인사추천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한술 더 뜬다.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이 떠오른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상에서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오직 한 가지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정호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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