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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살림과 모심] 국제 원조의 바른 길

기자명 법보신문

조건부 지원으로 현대판 식민지 만들어
스스로 발전하도록 돕는 원조 이뤄져야

얼마 전 아이티에 지진으로 엄청난 인명피해가 있었습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휩쓸었던 쓰나미 해일이나 파키스탄 지진, 미국을 휩쓴 카트리나 등의 자연재해가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10년에 1번이나 2번 있었던 재난이 최근에는 1년에 수차례나 발생하고 있고, 그 원인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고들 생각합니다.

한국은 올해부터 OECD국가 임원국가인 DAC에 가입되어 활동합니다. 그동안 한국은 가난한 나라에 대한 원조 지원액수가 적어 국제적으로 많은 비판이 있었습니다. OECD국가 권고치는 국민총소득(GNI)의 0.7%이나 한국은 1/10밖에 되지 않는 0.07%수준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12~13위의 경제부국이라면 그에 해당하는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우리는 책임의식을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부자 나라와의 무역에서는 적자를 보지만, 가난한 나라에서는 흑자를 보고 있음에도 그 가난한 나라들을 지원하고 돕는 일에는 아직도 소홀합니다. ‘아직 우리도 굶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남의 나라를 도울 여력이 어디 있느냐’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임원국가가 되었고,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에서 더 이상 국제적인 요구를 유보할 수만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ODA지원금은 약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해야 좋은 지원이 되느냐에 대한 논란이 많아졌습니다. 우리나라의 원조는 유상원조와 무상원조의 두 가지로 나뉩니다. 유상원조는 수출입은행이 맡고 있고, 무상원조는 KOICA(한국국제협력단)이 맡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원을 통해 가난한 나라의 경제적, 정치적 자립을 구축하려는 본래 목적보다는 가난한 나라를 상품시장이나 값싼 원료시장으로 만드는, 과거 식민지를 현대판으로 만드는데 ODA를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그 척도는 원조에 조건이 붙는 구속성원조(Tided Aid)가 대표적입니다. 구속성원조는 모든 것을 지원국의 것을 쓴다는 조건이 붙는 원조를 말합니다. 결국 가난한 현지 국가는 원조금액의 많은 비중을 지원국에게 지불하여 물건을 구입하게 됩니다.

이는 지원금을 다시 지원국으로 가져올 뿐 아니라 지원국의 상품을 익숙하게 만들어 계속 지원국의 상품 시장이 되게 만들려는 것입니다. 비구속성원조로 지원한다면 구속성원조로 건물을 지을 때보다 10배나 많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데 말입니다. 결국 강대국의 이익을 위해 가난한 나라를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게다가 환경문제가 국제 문제로 등장하면서 친환경적인 지원, 생태적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원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여기에 해외사업을 하는 우리나라의 몇몇 개발구호단체들이 개발구호보다는 선교를 더 깊은 목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진정한 지원은 가난한 나라 그들 스스로 전통적인 가치와 자립적이고 공생적인 발전을 이루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불교를 기반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리랑카의 마을개발운동인 ‘사르보다야 슈라마다나운동’에서는 ‘가난도 부정하지만 부자가 되는 것도 부정한다’는 기치가 전 세계 개발지원에 중요한 지침이 되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유정길 에코붓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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