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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교수 법산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고승 선양이 곧 불교 바로세우기”

“불교는 우리 역사가 본격적으로 기록되기 시작할 무렵부터 이 땅에서 그 운명을 함께 해왔습니다. 1700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고승과 선지식들이 출현했고 그 분들의 삶과 사상은 우리 사회와 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따라서 이 분들의 발자취와 업적을 조명하는 일은 곧 우리 자신과 사회를 회광반조(回光返照)하는 것과 다름이 아닙니다.”

지난 1987년부터 보조국사 지눌 스님의 사상을 선양하는데 앞장서오고 있는 동국대 교수 법산(보조사상연구원장·사진) 스님은 “한국 고승의 참다운 면모를 드러내는 일 자체가 불교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조 500년을 거치며 불교가 민중 속으로 깊이 스며들었다는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불교의 사회적 위상이 크게 낮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이런 이유로 이전 고승들의 사상과 업적마저 소실된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오랜 역사 속에 묻힌 선지식들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 불교인들이 그 분들처럼 살겠다는 다짐인 동시에 한국불교의 지향점을 마련하는 일인 것입니다.”

법산 스님은 각 사찰의 창건주나 그 사찰과 인연이 깊은 고승들을 선정하고 그 분들에 대한 다례재 차원의 행사를 넘어 그 분들의 사상과 행적이 제대로 드러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요즘 일부 사찰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큰스님 선양사업이 사찰 안의 범주를 벗어나 지역사회로 이어질 때 불교가 사회와 소통할 수 있으며, 물질만능주의에 휩쓸리는 대중들에게 사찰이 참다운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가톨릭에서는 자신들이 추앙하는 성인들의 이름을 신도들 세례명으로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도들이 서로 상대방의 세례명을 불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성인들의 정신을 되새기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점은 우리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이 땅에서 태어나 치열하게 한 생을 살다간 선지식들은 불보살님처럼 우리 삶의 모델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법산 스님은 “옛 고승들을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인물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의미 있는 인물로 새롭게 조명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 불교인들의 사명”이라며 “그것이 곧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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