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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왕국 라다크, 선교 각축장 전락

기자명 법보신문
  • 해외
  • 입력 2010.10.0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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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홍수 이후 세계 각국 선교사들 활동
구호물품 나눠주며 교묘하게 개종 강요
라다크불교협과 충돌로 사회 문제 대두

 
지난 8월 홍수피해로 폐허가 된 라다크의 중심도시 레는 구호를 빙자한 선교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 아래 자리 잡아 ‘작은 티베트’로 불리는 라다크 지역이 세계 선교의 표적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6일 발생한 대규모 홍수 피해로 각국의 도움이 답지하는 가운데 구호를 틈탄 선교 행위가 벌어지기도 해 라다크 불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도 최북단 잠무-카슈미르주에 위치하고 있는 라다크는 티베트 불교의 전통을 완벽에 가깝게 보존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라다크 지역은 잠무-카슈미르주 내에서도 이슬람교의 영향권인 카슈미르 지역이나 힌두교의 영향이 강한 잠무 지역과는 명확히 구분되는 독립적인 불교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라다크 지역의 중심도시인 레의 경우 3만여 명의 인구 가운데 정치적 혼란을 피해 카슈미르 지역에서 건너온 이주민을 포함 약 15%의 이슬람교도, 그리고 2~3%에 그치는 힌두교도와 1% 미만의 기독교도를 제외하고는 80% 이상의 주민들이 불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처럼 불교가 생활 문화 전반을 형성하고 있는 라다크는 기독교의 세력 확산이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는 지역이다. 공격적인 선교로 명성을 날리는 우리나라 개신교 선교 단체조차 라다크 지역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 라다크 지역에서의 선교 행위는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보이지 않게 이뤄지고 있는 개신교계의 선교 행위가 매우 위협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지적은 본지가 지난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라다크 현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도 뚜렷이 감지됐다.

레 시내에서 기념품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따시 씨는 “레에서 외국인들의 공식적인 선교활동이 자행되지는 않지만 시 외곽의 작은 마을에서는 선교단체들이 의료품이나 학용품 등을 나눠주며 선교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외곽 마을에서 외국인 선교사들이 물품을 나눠주는 행위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은 “선교사들이 나눠준 것으로 보이는 기독교 책자를 레에서 본 적이 있다”며 “기독교 교리가 영어로 쓰여 있는 손바닥 크기의 소책자였다”고 증언했다.

특히 최근에는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며 선교행위를 하던 기독교 단체 소속 회원들과 이에 격분한 라다크불교협회(Ladakh Buddhist Association. 이하 LBA) 소속 회원들 간의 충돌이 발생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현지의 전언에 따르면 인도복음주의연맹(Evangelical Fellowship of India)의 구호위원회 소속 솔로몬 라이 씨 등 3명이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며 선교행위를 했고 이를 목격한 LBA 소속 청년들이 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 9월 1일 레에서 발생했다. 라이 씨 등은 마을에서 떠날 것을 조건으로 풀려났으며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 사건은 외부에 알려졌다.

이에 대해 LBA 측은 아직 공식적인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LBA 쿤종 사무총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부 회원들의 잘못된 행위가 평화를 사랑하는 LBA의 명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라다크 지역사회를 분열시키는 기독교인들의 선교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레에서 북서쪽으로 70여 킬로미터 떨어진 칼시 지역에 기독교 학교가 문을 열어 라다크 불교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LBA 청년회 특별의원 체링 남걀 씨는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앞세운 개신교계의 선교행위 배후에는 본국 개신교계의 재정적 지원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LBA에서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칼시 지역에 불교학교를 세웠지만 라다크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같은 선교 행위를 근절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도 레=남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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