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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피이야기] 자신을 버릴수록 아름다운 세계가 열린다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께서는 육신을 겉옷이라거나, 한조각 구름이라 말씀하셨다. 『금강경』에서는 꿈결과도 같고 허깨비와도 같고 물거품 또는 번갯불 같다고도 하셨다. 모두가 허망하다는 점에서는 공통이다. 겉옷은 해지면 버려야하고 한조각 구름은 속절없이 사라진다. 또 꿈결이나 허깨비 물거품 등은 얼마나 무상한가. 부처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애지중지하는 인생을 어찌도 이렇게 허망하게 가르치셨단 말인가.

『육조단경』에는 上明下暗(상명하암)이라며 구름 낀 아래는 어둡지만 구름 위 하늘은 한없이 청명하다하셨다. 모두가 우리네들 인생이 뜬금없다 가르치신 내용들이다. 뜬구름이나 물거품 같은 우리네들 인생은 과연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 것인가 열심히 정진하며 세상에 대한 애착을 떨치라 강조하셨다. 애착을 떨친 삶은 한 없이 평안하다. 부처님 마음과 하나가 된다.

뜬금없이 사라지는 인생, 업장소멸도 열심히 하고 공덕도 열심히 닦아야만 한다. 우리는 모두 주어진 시간만 살다 떠나는 부평초 인생, 구름이 사라지듯 어디론가 떠나야만 한다. 끝없이 유랑하는 우리들의 종착점은 과연 어디인가 부처님 말씀대로 우리의 종착지는 허공일수밖에 없다. 우주에 떠있는 무량한 별들은 모두가 허공의 얼룩들, 돌고 돌다 모두를 내려놓으면 무아가 되고 허공이 되어 방황은 끝난다.

우리의 껍데기는 뜬금없으나 우리의 종착지, 본질은 부처요, 허공이다. 모두가 아상이 있어 끊임없이 떠도는 나그네 인생이지만 무아가 되면 한없는 순수의 세계와 하나가 된다. 나를 버리면 버릴수록 아름다운 세계가 열린다. 무아가 되면 괴로움과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때문이다. 결국 한없는 행복의 나라, 열반의 세계가 전개된다.

무아가 되면 한없이 맑아지지만 아상이 있어 탁해지고 고통스럽고 뜬금없는 이기적 존재가 된다. 겉옷이라거나 뜬구름이라거나 하는 것은 모두가 실다움이 없는 것으로 무아가 될 때 참 나를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수행을 통해, 고행을 통해 업장소멸이 되고 그 결과 기(氣)가 맑아지는 것은 아상이 녹아지기 때문이다. 기도는 나를 녹이고 부처님의 기를 받아들이는 통로다. 그를 통해 불가사의한 부처님세계로 부터의 선물을 받게 된다. 기를 우리는 흔히 에너지요, 정보라고 하는데 기 가운데 알 수 없는 부처님의 힘이 흘러들기 때문이다.

과학적으로 이 같은 기가 구명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면 수소분자와 산소분자로 물은 만들 수 있으나, 물의 성질을 만들 수 없는 것처럼 물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부처님의 영역으로 영원히 불명하다. 수소분자의 질량 에너지는 밝힐 수 있으나 수소로서의 특성을 갖게 하는 부처님 정보의 내용은 알 수 없는 이유와 같다.

우리가 열심히 수행을 하면 아상이 깨지면서 부처님의 기가 흘러들어 부처님의 특성이 나타난다. 우리가 끊임없이 물거품 같은 나를 깨뜨리면 우리의 마음은 허공이 되어 부처님의 기를 머금게 된다. 우리의 육신이 뜬구름 같고 풍선껍데기와도 같다할 때 우리의 허망한 육신을 움직이는 것은 그저 호흡을 통한 공기만이 아니다. 부처님의 지혜, 부처님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먹구름이 사라지면 허공이 드러나듯 허공은 문자 그대로 부처님 나라요, 부처님 몸과 마음이다. 부처님께서 우리의 삶을 겉옷과도 같다, 먹구름 같다, 물거품 같다 하신 참뜻은 허망한 육신에 집착하지 말고 참 나를 찾으라는 가르침이요, 실다운 나를 찾으라는 지혜의 말씀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육신을 움직일 때 생명현상을 보일 수 있는 것은 부처님 때문이다. 호흡은 문자 그대로 부처님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공기만을 취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알라 문자 그대로 우리의 생명은 부처님의 가피요, 축복이라 할 수 있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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