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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살림과 모심] 예술이 세상을 바꿀까

기자명 법보신문

섬세한 예술적 감수성 유전자 발견해야
생명과 평화를 위한 사회 이룰 수 있어

오늘날처럼 경제적 효율성과 돈 중심의 사회에서는 인문학적 소양이나 예술적 소양은 갈수록 부차적으로 취급됩니다. 과거에 지식인(선비)라 하면 시도 잘 짓고 글도 잘 써야하며, 노래나 춤도 할 줄 알아야 훌륭한 인품으로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101가지 죽기 전에 해야할 일’이라는 주제의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남자 그리고 하모니’편이 8회에 걸쳐 방영이 되었습니다. 개그맨, 리포터, 격투기선수, 방송기술자 등 오합지졸들이 모여 2달 동안 진행된 이 합창단의 연습과 공연과정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많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열광했습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어우러져 소리를 맞추고 화음을 만드는 과정은 곧 상대를 배려하고 자기의 목소리를 내어야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합창을 통해 참가자들은 신뢰, 도전, 화합, 인내. 자율 등의 가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매순간을 ‘즐기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한 메시지였다는 점입니다. 이 ‘남자의 자격’을 보며 잊고 지냈던 내면의 아름다움과 감성의 유전자를 다시 발견하고 그렇게 살고 싶은 내면의 씨앗에 불을 붙인 거지요.

얼마 전 EBS에서 주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있었습니다. 대상은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시스테마(El Sistema)’ 영화였습니다. 베네수엘라는 마약과 폭력 등의 범죄가 넘쳐나는 불안한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1975년 음악전공자도 아닌 경제학자 아브레우 박사에 의해 시작된 이 클래식음악학교 ‘엘시스테마’가 시작되어 지금까지 수많은 빈곤층 청소년들이 음악교육을 받게 됩니다. 총 대신 악기를 들게 한 것이지요. 35년이 흘러 지금은 세계최대의 음악학교가 되어 베네수엘라 전역에 200여 개의 오케스트라를 만들었고 배출된 학생만도 30만 명입니다. 이곳은 아이들에게 학교이자 복지기관이며, 꿈을 만들고 살아갈 희망을 만들어 준 곳입니다. 비록 값싼 중고악기지만 연주하면서 화음을 만들고 조화와 화합을 배웁니다.

예술적 감수성은 일반인이 느끼지 못하는 세밀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만드는 능력과 그 감각을 발달시켜줍니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습관은 아름다운 산이나 강, 들에 핀 꽃이나 구름, 태양, 노을, 바다 모든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감수성을 키웁니다. 감동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감동을 받는 사람이 감동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무엇이 진정 소중한 것이며 아름다운 것인지에 대한 안목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예술이 살아있는 사회는 자연도 살아 있습니다.

일전에 ‘하모니’라는 한국영화 약 300만 명 정도의 인파가 들어설 정도로 성황이었다고 합니다. 또 프랑스 영화 ‘코러스’는 프랑스인들에게 합창 열풍이 불게 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가슴 속살에는 이토록 순정들이 남아있는 것입니다. 인문적 소양이 풍부하고 예술적 감수성이 풍부한 사회에서는 단순히 돈 벌기 위해 무작정 개발하거나 파괴하지 않습니다. 강을 막고 함부로 댐을 짓거나 보를 만드는데 동의하지 않습니다. 모든 생태주의자는 예술가여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모든 예술가는 생태주의자여야 합니다. 

유정길 에코붓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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