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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 스님의 茶담法담] 87. 알면 변한다

기자명 법보신문

세상은 준비된 사람에 의해 변한다

강의를 하다보면 그냥 배우는 것 보다 더 많이 공부하게 되는 게 분명하다. 또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해 강의하다보니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주제와도 연결이 되고, 그러면서 이해의 깊이가 더해짐을 느낄 수 있다. 4년 전에 강의했던 한 교재를 요즘 다시 강의하게 되었다.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행간의 뜻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고, 덕분에 공부의 기쁨과 열정이 더욱 새로워지고 있다.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은 지금 공부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만이 아니다. 앞으로 무엇이 더 필요하고 또 어느 부분에 노력을 기울여야 되는지도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노력한다고 잘 되거나 또 잘 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꼭 해야 되고 하면 커다란 발전과 의미를 가져올 수 있는 길이 있는데 그 길은 그냥 보려고만 하면 보이지 않는다. 아는 만큼만 보인다.

공부뿐만 아니라 사회적 활동 역시 마찬가지이다. 현재 노력하고 있는 사람은 분명 현재의 사실을 더욱 잘 알 것이며, 이를 통해 미래를 보는 눈이 생긴다. 미래를 보는 눈은 결코 짧은 시간에 생기지는 않는다. 적어도 한 분야에 오랜 경험과 통찰이 있어야 하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한 철저한 파악과 이해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현재 적극적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의 눈에는 미래를 보는 사람의 생각과 노력이 부질없고 엉뚱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런 길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세상은 미래를 보고 준비한 사람들에 의해 변화된다. 미래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냥 이끌려 지는 삶을 살거나 뒤늦게 따라잡느라 호들갑을 떤다. 요즘은 변화의 주기가 너무나 빨라지고 있다. 얼마 동안 변화의 흐름을 놓치면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순간 격차가 벌어지기도 하고, 앞서간다고 자만하고 있을 때 모르는 누군가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추월해 가기도 한다. 미래를 잘 아는 자는 미래가 결코 두렵지 않다. 오히려 희망적이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세상살이에 대한 이해와 준비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작 꼭 알아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아무리 세상에 대해 잘 알고 준비했다 해도 자신의 마음이 무너져 내리거나, 어둠에 묻혀 버리면 말짱 소용없는 일이다. 마음의 기본적인 작용원리를 모르고 살면 그냥 마음이 일어나는 대로 이끌려 살게 된다. 그러나 마음의 작용원리를 잘 알면 알수록 일어나는 부정적인 마음에는 덜 영향 받고, 유익한 마음을 일으켜 희망적인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마음의 상태는 매 순간 만들어지는데 주로 그 순간의 조건과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 마음을 알면 마음의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변하게 되고, 그래서 마음은 알면 알수록 가벼워진다. 우리가 우리의 마음을 알면 마음만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모르고 있던 세상의 모습도 그 만큼 더 잘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이기에 무엇을 해야 되는지 분명히 알고, 유익한 노력을 일으키며 살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과 함께 희망적으로 이끌어가는 인생을 영위한다. 

지장 스님 초의명상선원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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