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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洗心淸心] 불교 시크릿, 삶을 끌어당기는 것은

기자명 법보신문

『화엄경』에서는 일체유심조라 했고, 『법구경』에서는 ‘모든 일의 근본은 마음이다. 마음이 주인 되어 세상을 만든다’고 했다. 어디 그뿐인가. 요즘 한창 유행하는 시크릿이며, 온갖 자기계발서에도 무수히 마음이 주인 되어 세상 모든 것을 끌어당긴다고 함으로써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힘이 자기 안에 있음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의심스럽다. 마음 낸 대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누군들 부자가 되고 싶지 않겠는가. 그러나 누구나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런 마당에 어떻게 ‘일체유심조’를 믿으란 말인가?

자, 여기 부처님 가르침 속에 답이 있다.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짓는 ‘마음’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근본불교 교설인 오온(五蘊)의 가르침을 보면 마음은 수상행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면 어떻게 수상행식이 일체 모든 것을, 나아가 나의 삶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먼저 식(識)이란 마음(心)과 동의어로 수상행의 도움으로 대상을 아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수상행에 대해, 교리적이기보다는 조금 단순화시켜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수온(受蘊)이다. 즉 느낌이 세상을 만들어낸다. 즉 내가 지금 이 순간, 무엇을 느끼며 사는가 하는 것이 바로 내 미래의 삶을 창조해내는 것이다. 기쁨을 주로 느끼며 사는 이에게는 기쁠 수밖에 없는 삶이 만들어지고, 풍요로움을 느끼며 사는 이에게는 더 많은 풍요를 누릴 수밖에 없는 부유한 삶이 창조된다. 그렇듯 무엇을 느끼며 사느냐가 내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가장 큰 첫 번째 일체유심조의 핵심원리이다.

지난 일주일간, 한달간 나는 주로 무엇을 느끼며 살아왔는가, 기쁘고 행복했는가 아니면 부족하고 슬프고 괴로움을 느껴왔는가. 바로 그 결과대로 나의 미래와 삶은 창조되는 것이다.

둘째, 상온(想蘊)이다. 수온은 감정적인데 반해 상온은 인식, 생각, 이름 짓고 개념 짓는 작용 등으로, 쉽게 말해 사상, 견해, 신념과 같은 사고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즉 생각하고, 사고하며 지견으로 만들어낸 것들이 곧 미래의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평소에 무엇을 생각해 왔는가, 똑같은 현상을 보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지가 그 사람의 삶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셋째, 행온(行蘊)이다. 물론 행온은 수온과 상온 이외의 모든 심리적 작용들을 의미하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의도적인 행위, 욕구, 바람,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즉 무언가를 원하는 것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중요한 원칙이 있다. 순수하게 원하되 집착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욕망하지 않고 단순히 원할 수 있다. 금강경의 가르침처럼 마음을 내되 집착없이 마음을 내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집착이 끼어들면 그것은 오히려 바람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힘으로 작용할 뿐이다. 집착 없이 행하고, 욕망 없이 원하는 것이 창조의 핵심이다.

이상에서처럼 세 가지 마음의 작용을 잘 사용할 때, 일체유심조의 이치를 실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행복을 먼저 느끼고, 행복하게 생각하며, 순수하게 바랄 때 내가 느끼는 것, 생각하는 것, 바라는 것은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세상 또한 공한 것이지 집착할 것이 못된다. 오온개공이 아닌가.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방편의 힘을 자유롭게 사용하되, 거기에도 얽매이면 안 된다. 원한다면 삶을 뜻대로 창조하되, 그 또한 꿈이며 환상임을 잊지 말라.

운학사 주지 법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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