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돌 사자가 불교 조형물에 나타나는 이유는?

기자명 법보신문
  • 불서
  • 입력 2010.11.22 16:34
  • 수정 2010.12.01 16:30
  • 댓글 0

『옛 사람들의 삶과 꿈』/문화재청 엮음/눌와

법주사 쌍사자 석등.

석사자상은 우리나라 사찰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불교 조형물 중 하나다. 그리고 그 모습이 생동감 있으면서도 단순하고 익살스러운 미를 갖고 있어 친근감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석사자상은 일제강점기 때 상당수가 파괴되거나 일본으로 반출 되는 등 수난을 당했고, 그 때문에 지금도 그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데 석사자상은 왜 시대를 초월해 사찰이나, 불상, 석탑, 부도, 석등 등 불교의 여러 조형물에 빈번하게 나타났을까. 또 어떤 연유로 언제부터 제작되기 시작했을까. 일상에서 의문부호 달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질법한 궁금증이다.

불교에서 사자는 흔히 두려움이 없고 모든 동물을 능히 조복시키는 백수의 왕으로 상징된다. 고대 인도에서는 사자를 제왕과 성인의 위력에 비유하였고, 불교 경전에서는 석가를 인중사자(人中獅子)라 칭했으며, 그 설법 또한 모든 희론을 멸한다고 해서 사자후(獅子吼)라고 했다. 절에서 만나는 돌로 빚은 사자상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석사자상을 두고 이숙희 인천국제공항 문화재감정관리관실 감정위원은 “우리가 쉽게 지나쳐 버리는 평범하고 소박한 석사자상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유심히 바라보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와 옛사람들과 미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고 또 잊어버렸던 오래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옛 사람들의 삶과 꿈』에는 사자처럼 위용 있게 때로는 소박하게 보이는 석사자상을 비롯해 사찰 꽃 장식, 고려청자, 연꽃 그림, 사찰 시루 등 문화재감정위원들이 전하는 색다른 문화재 이야기가 실려 있다. 20명의 문화재감정위원들이 문화재에 대한 애정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화, 도자기, 석상은 물론 고문서, 민속유물 등 문화재를 폭넓게 아우르며 그 속에서 옛 사람들의 삶과 꿈을 전하고 있다.

 

특히 문화재감정위원들의 눈을 통해 새롭게 문화재를 들여다보게 하는 이 책은 국가지정문화재의 70% 가까이가 불교문화재인데서 나타나듯, 불교와 연관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문화재감정관실 감정위원들이 2007년 10월부터 2010년 5월까지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꾸준히 연재해온 문화재칼럼 중에서 일부를 가려 엮은 이 책은 ‘문화재, 그 아름다움에 눈뜨다’, ‘옛사람들의 삶과 꿈을 마주하다’, ‘위작, 일그러진 탐욕을 벗기다’, ‘문화재 발굴과 해석에 얽힌 뒷이야기’ 등 4개 단락으로 나눠 구성됐다.

‘꽃비를 내려 성불을 경축하다’라는 주제로 시작하는 책에서는 전문가들만의 시각으로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거나 미처 몰랐던 문화재의 아름다움에서 새롭게 눈뜨고 어떤 이유로 그러한 문양이나 형태 등을 즐겨 그리고 새겼는지를 전해줌으로써 옛 사람들의 미감을 공유하고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옛 사람들의 삶과 꿈>
또한 문화재 유출의 최전방이라 할 수 있는 출입국 업무 현장에서 감정을 하는 문화재감정위원들의 감식안과 경험이 잘 드러나는 글에서는 문화재 감정이라는 업무와 위작의 폐해를 생생한 에피소드와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 알려주고 있다. 따라서 위작과 진품을 구분하는 안목을 덤으로 얻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비파괴 광학조사 등 과학기술의 도입으로 드러난 파계사 불상과 조선 왕실과의 특별한 인연이야기 등 문화재 발굴과 해석에 얽힌 뒷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유물을 발굴하고 해석하고 조사하는 연구자들의 숨겨진 사연과 고민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불교문화재의 우수성을 확인하는 한편, 불교문화재가 옛 사람들의 삶에 얼마만큼 친밀하게 다가서 있었는지도 느낄 수 있다. 1만 4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