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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자존 앞에 무엇이 두려우랴

기자명 법보신문
  • 세심청심
  • 입력 2010.12.21 14:51
  • 수정 2010.12.21 14:57
  • 댓글 0

당혹스러운 국정운영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갑자기 닥쳐온 한파를 대비하랴, 북풍보다 더 매섭게 몰아친 파행국회의 현실을 극복하기에 분주해진다. 산사라고 예외가 되지 못한다. 당장 템플스테이 관련 긴급회의로 서울을 가야하니 이번 파행은 결코 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현실로 다가 와 있다.


얼마 전인가 민간교도소가 문을 열었다. 말이 민간교도소이지 기독교 교도소이다. 운영주체인 아가페 재단은 운영비 90%를 정부지원으로 운영하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그 목적을 ‘기독교 복음에 입각한 교도소를 설치·운영함으로써 수용자, 출소자 나아가 그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으로 사회에 복귀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을 영위하도록 인도하고, 나아가 사회 전체를 성화(聖化)하는 것’이라고 명기하고 있다.


궁극적 목적이 기독교나라 건설이라고 명기한 단체의 사업을 국가가 운영지원 하는 사업이라고 하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현실은 당황해하는 우리들 앞에서 고삐풀린 망아지 마냥 날뛰고 있다. 최근 각 지방에서 발생한 불교관련 현안의 좌절 앞에서 이제 우리 불자들도 우리사회를 향해 무엇을 할 것이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현재 파행국회에서 벌어진 일들을 더 이상 되돌아보지 말고 단호하고 결연한 자세로 우리 스스로 불교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당당히 펼쳐나가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재정적 가난은 불편 할 수 있겠지만 꿈을 좌절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부정한 풍요가 조직을 병들게 하고 정신을 타락시켜 결국 파멸의 길로 가게 한다는 점을 역사는 가르쳐주고 있다.


우리문화 알림을 근저로 하는 템플스테이 활동을 비난해오든 단체가 한편으로는 3천억원의 지원예산을 목표로 처치스테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이정도면 그 집단의 도덕적 정체성에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템플스테이 예산을 얼마 받았다는 소식을 들을 때는 언제나 무덤덤했었는데, 종단에서 지원을 거부하고 독립하겠다는 뉴스를 들으니 더욱 결연한 마음이 일어난다는 도반의 전화를 받았다. 아직 우리들에게는 물질적 힘겨움에 지치기보다 당당한 자존의 정신적 자산이 넉넉히 자리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당당한 자신감으로 미래를 꿈꾸고자하는 눈 푸른 출가자들이 자리하고 있는 우리의 내일이 어찌 희망차지 않을까!


언제나 준비한 미래는 우리들에게 낯설지 않다. 갑작스러운 미래란 안일한 낙관자들의 말일 뿐이다. 미래는 항상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색하지 않은 따스한 모습으로 다가 올 것이다.


지난 법회시간에 ‘지금까지 인류는 남성·여성으로 구분됐지만 21세기부터는 핸드폰을 사용하는 사람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으로 구분될 것이다’라고 단언 하면서 미래 문명을 당당히 받아들이기를 주문해 보았다. 훗날 미륵이 오시고 경전이 편집된다면 ‘사자후를 설하시니’ 하지 않고 부처님께서 한번 재잘거리시니(twitter) 56억 인류가 감격의 눈물을 흘리었다고 쓰여 질것이다. 우렁찬 목소리보다 가까이 다가가 함께하는 재잘거림에 더욱 감응하는 신세계가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상상하는 희망찬 미래는 반드시 펼쳐지기 마련이다. 부디 이번 일이 몇 번의 큰소리에 머물지 말고 당당히 그 뜻을 견지하여 모든 불자들이 내년부터는 힘겨워도 정말 자긍심 높은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


▲성원 스님
지난 일 년 동안 너무 많은 나의 주장을 펼친 것만 같아 나서기가 부끄럽다. 이제 편안한 친구들과 새벽을 알리는 새들과 같이 작은 twitter나하며 살아가고 싶다.


약천사 주지 성원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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