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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인연 맺으며 불심 전해

기자명 법보신문

어느덧 입춘이 지났다. 지난겨울 추위는 매서웠지만, 산사 곳곳에는 어느새 꽃망울이 터지고 있다. 우리 곁에 봄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


한 해 순례 중 가장 춥고 힘든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그러나 우리 기도회는 맹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산사순례를 나섰다. 그런데 이번 겨울순례는 뜻밖의 재난으로 인해 가지 못했다. 비록, 몸은 가지 못했지만 항상 부처님의 마음으로 기도하고 생활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늘은 ‘다문화가정’에 대해 이야기 할까한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많은 일들을 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주 뜻 깊게 생각하는 일은 ‘다문화가정 인연 맺기 운동’이다. 순례를 한 이래로 올 중반기가 되면 108쌍이 인연을 맺게 된다. ‘다문화가정’은 최근 10년간 급증하여 16만 가구에 이르고 있으며 자녀까지 포함하면 약 100만 명에 육박하는 거대인구를 형성하고 있다. 그들은 이미 한국인이며 이젠 한국적으로 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볼 때 ‘108산사순례 다문화가정 인연 맺기’ 운동은 범사회적으로 매우 상징적인 일이다.


‘다문화’란 다른 국적, 인종, 문화를 가진 남녀가 이룬 가정이나 그런 사람들이 포함된 가정을 널리 의미한다. 한국에서의 ‘다문화가정’은 다른 민족 또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 가정을 총칭하는 용어이다. ‘국제결혼가정’, ‘혼혈아’ 등 인종차별적인 이미지와 그로 인해 유발되는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는 ‘다문화가정’이란 말을 쓰고 있는데, 외국인이지만 엄격히 말하면 한국인이다. 그들은 이미 한국사회 속에서 한국인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들이 농촌지역의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차별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때로는 이혼에 따른 가정 붕괴,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 적지 않다. 더구나 이들 자녀가 기존학교에서 낙오하는 상황이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사회가 이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대두 될 수가 있다고 한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각종 차별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한 베트남 여성이 한국남편의 폭력으로 결혼 한 달 만에 목숨을 잃은 사건이 일어나는 등 지금 한국사회는 ‘다문화가정’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녀교육도 큰 문제이다. 외모와 언어로 인해 또래 친구들에게 조차 따돌림을 당하기 일쑤이고 이로 인해 교육마저 낙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를 살펴볼 때 ‘108산사순례 다문화가정 인연 맺기 운동’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한국사회로 볼 때 매우 값진 일이다. 고향과 부모를 떠나 머나먼 타국에서 인생의 절반을 살아가야 하는 그들이 문화가 다르고 피부의 색깔이 다르고 더구나 경제적 어려움을 당해야 하는 고충은 상상외로 힘들다. 이제 우리사회는 그들을 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상당수의 ‘다문화가정’속의 어머니와 자녀들은 한국으로 왔지만 실질적으로 편견과 심리적 고립감, 정서적 소외로 인해 우울증마저 동반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마음을 내는 ‘다문화가정 인연 맺기’ 운동의 성과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프랑스 파리폭동’의 원인도 백인들은 부유한데 이주자들의 인종차별의 벽 때문에 일어난 것이었다. 당시 암울한 현실에 처한 흑인들이 경찰을 공격, 파리 폭동의 시발이 되었던 것이다. 다문화가정의 자녀교육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어쩌면 한국사회도 이러한 것들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 사회도 ‘다문화가정’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동남아에서 온 대부분의 ‘다문화가정’의 신부들은 불교국가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가족문제로 인해 전교(轉敎)를 하고 있기도 한다. 그들의 자녀까지 생각한다면 불교포교적인 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선묵 혜자 스님
우리 ‘108산사순례’가 지난 5년 동안 맺어온 인연들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게 빛을 발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친정어머니처럼, 누이처럼 혹은 동생처럼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하며 보듬어 주는 ‘108산사순례기도회’의 마음이야 말로 얼마나 아름다운가!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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