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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 경제 자립 돕는 아름다운 거래

기자명 법보신문
  • 생명
  • 입력 2011.03.07 13:57
  • 댓글 0

공정무역을 아시나요

커피 등 상품 400여종…판매액 40% 노동자에게
참여불교재가연대, 불가촉천민 생산품 소비 추진

 

 

▲공정무역을 하는 ‘시민주식회사’ 사회기업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패션 브랜드 ‘그루’ 매장. 공정무역 관련 패션 브랜드 국내 매장 중 1호점이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러나 적게는 3000원대에서 많게는 5000원대에 달하는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 생산 과정에 대한 관심은 적다. 커피라는 단일 제품을 놓고 볼 때 제3세계 등 커피 재배 농민이 1kg의 원두를 팔고 받는 돈은 100원 안팎이다. 그러나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 팔리는 커피 소비자 가격은 200배 가까이 뛰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으로 공정무역이라는 친환경 직거래 개념이 생겨났다. 무역에 ‘공정(fair)’이란 단어가 붙었다. 기존의 자유무역이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이윤을 최소화하고 최대의 이윤을 자본가가 획득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윤의 70% 이상을 거대 유통망을 가진 무역조직이 가져가고 저개발국의 커피나 카카오 등의 생산자에게는 5% 미만의 이윤만이 허용됐었다.


공정무역의 국제기구 조직 첫 단추는 1989년 결성된 국제대안무역연맹(IFAT)이 뀄다. 이후 2008년 세계공정무역기구(WFTO)로 이름을 바꿨으며 현재 생산자조합, 수출입회사, 소매상, 지원 단체 등 70개국 약 300여 단체가 가입해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 아름다운 가게에서 아시아의 수공예품을 판매하면서 공정무역이 시작됐다. 이어 2007년에는 한국공정무역연합과, 페어트레이드코리아가 비영리 단체로 등록했다.


특히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2008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패션 브랜드 ‘그루’와 서울 안국동에 패션 매장 ‘그루’를 오픈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경우 의류와 도자기, 패션소품, 리빙, 식품, 유아용품 등 400여종의 공정무역 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력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 ‘그루’는 네팔, 인도, 베트남, 방글라데시의 생산자 단체와 손을 잡고, 100여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가 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특화시킨 이유는 차별 등 열악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국내 전문 단체의 디자인을 생산자 단체에 넘기면 현지 여성들은 손으로 실을 잣고 나무 베틀로 짜 천연염색을 거쳐 옷을 생산한다. 옷감은 유기농 목화를 사용한다. 이렇게 생산된 옷은 매장 ‘그루’에 전시되며, 판매액의 최소 40%가 그들의 손에 쥐어진다. 이 같은 일련의 공정무역 과정으로 현지 여성들은 희망을 만들어 나간다고 페어트레이드코리아는 설명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에 따르면 네팔은 노동력이 약한 딸로 내어나는 것이 가족의 짐이다. 최근에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임신 중 딸이면 낙태를 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노동자 임금은 5000루피(한화 7만5000원)지만, 여성은 1200~1800루피 정도다. 아이들의 30~40%만 초등학교에 진학하고 나머지는 집안일을 돕거나 생계를 위해 일하며, 매년 5만여명은 인도로 팔려간다. 33세의 네팔 여성 미말라 마가르씨는 10여년 전 만해도 생필품조차 구하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페어트레이드코리아가 의류를 거래하는 네팔 공정무역 단체 마하구띠에서 교육받고 자신이 직조한 면제품을 팔기 시작한 후 연 600달러의 소득을 얻고 있다.

 

 

▲전법회관 1층 카페 ‘가피’에서도 공정무역 상품으로 커피를 판매 중이다.

 


김리경 페어트레이드코리아 홍보·마케팅 담당은 “제3세계 지원이 아닌 자립을 돕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마땅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자는 것”이라며 “우선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자 큰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옷을 주 상품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공정무역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걸 실감한다”며 “매장의 수익이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약하지만 불교계도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공정한 거래로 공생을 꾀하는 공정무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계종 전법회관 1층에 위치한 카페 ‘가피’는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 중이다. 특히 참여불교재가연대는 지난해 ‘불교와 공정무역, 아름다운 첫 만남’이란 주제로 자유 간담회를 가졌다. 재가연대는 이에 그치지 않고 국제불교교류교단협의회(TBMSG)와 손을 잡고 불가촉천민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소비를 추진하고 있다. TBMSG는 교육을 통해 인도 내 불가촉천민들의 자활을 돕는 NGO단체다.


오도선 재가연대 국장은 “공업중생의 삶을 실천하는 공정무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담당자와 메일을 교류하며 실무를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공정무역연합 공정무역가게 울림에서도 커피를 비롯해 초콜릿, 씨얼바, 잼, 파스타, 코코아, 사탕, 설탕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이쿱생협과 두레생협은 여러 가지 친환경 유기 농산물을 취급한다. 아름다운 가게가 운영하는 아름다운카페는 공정무역 커피와 주스, 우리밀 쿠키 등 간식류를 팔고 있으며, 한국YMCA도 공정무역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 티모르를 운영 중이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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