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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로 간 스님들

기자명 법보신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운주사 혜안 스님이 페이스북 부루나에 올린 한 편의 글이 한국 불교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미국에서의 한국 스님들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공개했기 때문이다.


혜안 스님은 “해제만 되면 너무도 많은 스님들이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찾는다”고 했다. 문제는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이유가 도박을 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이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일부 스님들의 해외원정도박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도박뿐 아니라 막행막식에 술과 향락에 취해 파계행위를 스스럼없이 범한다는 점이다. 일부는 도박으로 돈을 모두 탕진하고 현지 사찰을 찾아 여비를 요구하는 등 추태까지 부린다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혜안 스님은 더 이상 국내 스님이 라스베이거스에 오지 말아 줄 것을 정중히 부탁했다. 그리고 앞으로 도박을 하는 모습이 보이면 신도들을 동원해 사진을 찍어 트위터, 페이스북, 조계종 홈페이지 등에 올리겠다고 ‘경고’까지 했다. 그곳에서의 스님들의 행태가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님들은 삭발염의를 한 까닭에 눈에 띄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공개된 장소에서 도박을 하는 스님들의 모습이 너무 자주 보인다는 전언은 가히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신교 신자가 절대 다수인 미국 내 교포사회에서 불교를 포교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는 명약관화(明若觀火)다. 때문에 “스님들의 일탈행위가 가뜩이나 어려운 포교환경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어 놓고 있다”는 혜안 스님의 절규가 과히 과장되게 들리지 만은 않는다. 머나먼 타국에서 어렵게 포교하는 분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훼방은 놓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스님들의 도박자금은 결국 불자들의 보시금이다. 그러나 어떠한 불자도 도박자금으로 사용하라고 시주한 이는 없다. 비단 비판받을 일이 도박에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경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스님들은 안거 때마다 포살법회를 통해 ‘범망경’을 읽으며 계율을 지킬 것을 부처님께 약속한다.


▲김현태 기자
최근에는 한국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불교로 거듭나겠다며 자성과 쇄신 결사를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스님들의 이 같은 파계행위가 한순간 불교계의 모든 노력들을 ‘보여주기 쇼’로 전락시키고 마는 것이다. 어느 때보다 일벌백계의 결단이 필요한 이유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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