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

마음 착하고 덕이 넉넉한 대왕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대왕 앞에 금바퀴가 나타났습니다.

“이상한 일이다. 웬 금바퀴인가. 바퀴살을 세어보아라!”
분부를 받고 신하들이 바퀴살을 세어보니 모두 천 개였습니다.
“그런가? 바퀴의 지름을 재어보아라.” 바퀴의 지름은 열 넉자였습니다.
“트림 없는 보배바퀴다. 윤보까지 갖추었으니 나는 이제부터 전륜성왕이다. 4주세계의 대왕이 됐어.” 대왕은 아주 아주 기뻐했습니다.

4주세계에서 가장 덕이 높은 왕을 전륜성왕이라 합니다. 전륜성왕이 되려면 일곱 가지 보배를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는 금으로 된 보배바퀴입니다. 전륜성왕의 보배바퀴를 윤보, 또는 금륜이라 합니다. 윤보는 보물바퀴라는 뜻이며, 금륜은 금바퀴라는 뜻입니다. 전륜성왕의 윤보는 바퀴살이 천 개요, 지름이 열 넉자여야 합니다.

다음으로 전륜성왕이 갖출 것은 흰코끼리(백상보)인데 능히 날아다닐 수 있고, 상아가 여섯 개인 이 흰코끼리를 이미 갖추었습니다. 셋째는 몸이 감청색인 말(감마보)인데, 능히 날아다니고, 갈기와 꼬리가 붉은 이 말을 이미 갖추었습니다.

넷째는 신비의 구슬(신주보)인데, 빛깔은 밝고, 투명하며, 높은 곳에 달아놓으면 스스로 빛을 내어 밤 나라를 능히 대낮같이 밝힐 수 있습니다. 다섯째는 시중드는 미녀(옥녀보)요, 여섯째는 받드는 신하(거사보)요, 일곱째는 날랜 군사(주병보)입니다.

대왕은 다른 여섯 가지를 이미 갖추었고 지금 보배바퀴를 갖추었으니 이제 전륜성왕이 된 것입니다. 전륜성왕은 4주세계를 거느리게 됩니다. 전륜성왕은 보배바퀴를 굴리는 성왕이라는 뜻입니다. 금으로 된 보배바퀴는 전륜성왕의 상징입니다. 보통 때는 허공에 떠서 전륜성왕이 있음을 알립니다. 왕이 먼 곳을 여행할 때는 앞장서 구르면서 길을 안내합니다.

전륜성왕이 금륜을 앞세우고 4주세계를 한 바퀴 돌기로 했습니다. 뒤에는 흰 코끼리와, 감청색 말과 시중드는 미녀들과 신하와 날랜 군사가 따랐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전륜성왕이시여! 저희들 정성을 받아주십시오. 여기 금바루에는 은좁쌀을, 은바루에는 금좁쌀을 담았습니다.”사람들이 머리를 숙여 전륜성왕을 맞았습니다.

전륜성왕은 왕과 백성을 위로하며 말했습니다.
“여러분의 고마운 인사가 선물이오. 선물은 이미 받았소”하고 금바루의 은좁쌀, 은바루의 금좁쌀을 물렸습니다.
“전륜성왕이시여! 그렇다면 이 나라를 직접 다스려주십시오. 백성들이 모두 좋아할 것입니다.”
“아니오. 이 동방은 토지가 비옥하고, 보배가 많으며, 인민은 번성한데, 무엇을 더 바랄 것이 있겠소. 백성이 어질고, 화합하고, 효도하고 충성스러운데 무엇을 더 가르치겠소. 부처님 법대로만 백성을 돌보시오.”

▲신현득

출처:아함부 세기경 전륜성왕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