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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해외한인 포교 일원화 필요

기자명 법보신문

새해 들어 반가운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국제포교 인력양성을 위한 조계종 국제불교학교가 개원되었고 해외교구 설립을 위한 논의도 활발하다. 국제선센터의 설립과 국제포교 프로그램의 개발과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처럼 훌륭한 교육시설과 행정지원이 있더라도 교육과 포교현장을 연결하는 면밀하고 통일된 전략이 없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하여 현대사회의 흐름을 바로 알고 그에 맞는 포교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얼마 전 한국불교 세계화를 위한 방안으로 외국인을 위한 포교와 해외한인의 포교를 이원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외국인 포교를 위해 해당 언어에 능통하고 그 문화를 잘 이해하는 외국인 스님들을 활용하고, 해외 한인을 위한 포교는 한국인 스님들이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언뜻 보기에 괜찮은 방법 같지만 나는 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첫째, 현각 스님은 한국에서는 스타이지만 미국 본토에서는 흔하디흔한 미국인 불교지도자 중 한 사람에 불과하다. 서양인 불교지도자가 많이 배출되었지만 아직도 아시아 출신 승려에 대한 아우라가 존재한다.


어떤 문화나 종교가 다른 지역으로 이식되었을 때 이식된 측에서는 그 문화나 종교의 정통성에 대한 갈증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아시아 승가공동체에서 전통적인 수행을 거친 승려가 갖는 권위는 서양에서, 혹은 아시아에서 단기간 수행한 사람들이 넘볼 수 없는 권위를 갖는다.


불교를 알기 쉬운 언어로 풀어주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서양 사람들이 불교에서 기대하는 것은 불교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는, 불교적 삶의 지표를 제시하는 승려의 존재이다. 달라이라마가 서양인에게 그토록 영감을 주고 그토록 존경을 받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따라서 서양인이 좋아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존재는 아직까지 동양인 스님이다.


둘째, 해외 한인들의 포교를 위해서이다. 해외 한인들의 가장 절실한 열망은 주류사회로의 편입이다. 이민 1세대가 기독교에 경도되었던 이유도 기독교를 믿음으로써 서양에 좀 더 쉽게 동화될 수 있을까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초기에 성공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한인교회가 한인 2세들에게 외면 받는 이유는 한인들의 이러한 열망을 해결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불교는 그동안 그 아시아적 태생 때문에 외면 받았다. 그러나 최근 서양인들이 가장 호감을 갖는 종교가 됨에 따라 서양 주류사회에 편입하고자 하는 한국인들도 새로운 눈으로 불교를 보기 시작했다.


한인포교를 위해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활용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즉, 불교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을 통해 한인 포교에 나서는 방법이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한국 사람처럼 서양인들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을까? 한국 사찰에 들락거리는 서양인이 늘어나면 한인사회에서 한국불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해외 한국 사찰에서 외국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영어에 능통한 한인 2세를 활용한다면 한편으로 서양인에게 한국불교를 쉽게 전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 한인 2세에게는 주류사회와 소통하는 기회를 주게 될 것이다.


▲명법 스님
서양인이 가장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은 명상이지만, 의외로 요가·태극권·사경·사찰음식, 그리고 염불과 불교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서양인들에게 맞춘 프로그램은 서양적 삶에 익숙한 한인 2세에게도 호응을 얻을 것이다.


명법 스님 운문사·서울대 강사 myeongbeo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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