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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태자 역시 요즘처럼 조기 교육을 받았을까. 경전에 의하면 태자는 7세가 되자 정반왕이 ‘태자가 벌써 컸으니 학문을 하게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나라 안에서 글과 재주가 뛰어난 총명한 바라문을 두루 찾았다(‘과거현재인과경’)고 한다.
싯다르타 태자의 스승은 누구였을까. 명망과 학덕을 갖춘 바라문으로 웨다와 우빠니샤드에 정통한 위슈와미뜨라(Viśvāmitra), 병법과 무예를 가르칠 스승 끄산띠데와(Ksntideva), 수학을 가르칠 스승 아르주나(Arjuna), 언어학자이자 문법학자인 스승 삽바밋따(Sabbamitta)가 초청되었다. 싯다르타 태자는 이 스승들로부터 정통 바라문의 학문 뿐만 아니라 외도(外道)의 사상도 배우고 64종의 문자도 익혔으며, 궁술(弓術)을 비롯한 29종의 군사학도 연마했다. 전륜성왕의 수업을 받았던 것이다.
싯다르타 태자의 어린 시절에 관한 불전 미술은 인도나 중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고, 북인도인 간다라에서만 꽤 많이 제작되었다. ‘전륜성왕의 수업을 받는 태자’ 이야기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나무를 경계로 싯다르타 태자가 양을 타고 공부하러 가는 장면과 스승한테 학문을 배우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양 위에 앉아 있는 싯다르타 태자는 이미 부처님을 상징하는 머리 주위의 두광(頭光)과 전륜성왕을 상징하는 일산(日傘)이 머리 위에 표현되었다. 태자 뒤를 따르는 여인은 태자를 수호하는 까삘라왓투의 여신(女神)이다. 태자 앞에 있는 나신(裸身)의 두 인물은 학당에 같이 가는 동학(同學)으로 여겨진다.
‘방광대장엄경’에 의하면 태자가 ‘여러 동자들과 함께 학당(學堂)에 있을 때 같이 자모(字母)를 부르면 한량 없는 백천 법문의 소리를 연출해 수많은 사내아이들과 여자아이들에게 보리심을 내게 했고, 이 인연을 나타내 보이기 위해 학당에 들어갔다’고 한다. 나신으로 표현된 동자들은 손에 필기 도구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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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자 박사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