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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가족 구성원들이 지켜야할 도리

기자명 법보신문

아이의 언어-행동은 가정을 비추는 거울

 

▲사이쿄인에서 만나 인연을 맺은 신랑신부가 지난해 이 절에서 히로나카 스님을 비롯해 부모와 이웃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리고 건강한 가정만들기를 서원했다.

 


아동학대-약물중독 심각화
사이쿄인은 일본사회 축소판
부부 불화는 아이에 영향주고
문제행동 일으키게 하는 원인


요즘 일본사회를 보면 예전에는 상상하기도 힘든 문제가 여러 가지 생기고 있다.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하는 일이 현저히 많아졌고, 어린 아이의 약물(藥物)중독도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 아이들이 모여드는 이곳 사이쿄인(西居院)은 어떻게 보면 일본 사회의 축도(縮圖)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사회가 이렇게 혼란스러운가? 나는 사람들이 ‘오계(五戒)’를 소홀히 하면서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특히 살생, 도둑질, 음행을 하지 말라는 세 가지 규율이 아주 중요하다.


실은 아이의 문제는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정 문제이다. 내가 보기엔 문제는 아이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모한테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부부간의 갈등은 바로 부부의 ‘인덕’의 차이 때문에 생긴다. 부부간의 불균형에서 생기는 뒤틀림을 아이들이 아주 민감하게 느끼며 아이들은 물건을 훔치거나 폭력, 자살기도 등으로 그 불안한 마음을 떨어놓는 것이다.


‘인덕’이란 그 사람이 타고난 마음의 기량(器量)와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넉살이 좋아 아무한테나 우리 집에 와서 자고가라고 끌어오는 사람이라고 치자. 반면 어머니는 자식을 위해선 뭐든지 하지만 남의 일에는 관여하기 싫어하는 성격이었다면, 아버지가 남의 자식을 위해 쉬는 날에도 발 벗고 나서는 것에 불만을 가질 것이다. 왜 가족을 내버려두고 남의 집 아이 때문에 시간낭비 하냐고 어머니가 불만을 터트리면, 아버지는 남을 위해 일하는 게 뭐가 나쁘냐고 말하고 꼭 부부싸움이 일어난다. 그런 부부간의 불화(不和)가 아이의 마음에도 영향을 주고, 아이의 문제행동으로 이어져가는 것이다.


이런 경우,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와 결혼을 함으로써 아버지의 마음의 기량만큼 자신을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아버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남이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어느 쪽이 더 좋다, 나쁘다고 하지 말고, 서로가 자기 마음을 성장시켜야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은 석가모니 마음처럼 이 세상 모든 생명, 모든 일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부모라면 도둑질 한 자식한테 고맙다고 말해야 한다. 부부간의 ‘인덕’의 차이 때문에 생긴 마음의 뒤틀림을 아이가 몸을 던져 가르쳐주었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하는데, 정말이지 아이는 이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래서 도둑질을 한 아이를 맞이할 때가 부모로서 가장 중요한 때이기도 한다. “우리 집에는 아무 문제도 없는데”라고 하는 부모도 있지만, 아이의 눈으로 보면 절대로 그렇지는 않다.


도둑질 등 아이 일탈행동은
부모 잘못 알려주는 몸부림
부부간 차이 서로 인정하고
아내와 남편 상호 존경해야


석가모니 가르침 중에 ‘아내의 다섯 가지 규약(規約)’과 ‘남편의 다섯 가지 규약’이 있다. 아무 문제없다고 말하는 부부한테 나는 이 규약을 보이고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물어 본다.


아내의 다섯 가지 규약
1. 아내는 남편의 형제, 친족, 친구를 소중하게 여겨야한다.
가끔은 남편 친지들을 집에 초대해야 한다는 뜻이다.
2. 아내는 남편을 뒤치다꺼리를 기꺼이 해야 한다.
집안을 정리 정돈하여 가족이 항상 기분 좋게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가족의 문제도 어머니가 잘 정리해 해결해야한다.
3. 아내는 남편 몰래 낭비하지 말라.
가정의 필수품 중에서도 비싼 물건을 살 때는 아내는 남편한테 꼭 알려야 한다.
4. 아내는 남편을 존경해야 한다.
5. 아내는 남편을 경멸하면 안 된다.


남편의 다섯 가지 규약
1. 남편은 아내를 존경해야 한다.
2. 남편은 아내를 경멸하면 안 된다.
3. 남편은 아내에게 권리를 주어야 한다.
아내에게 자유와 권리를 줘야 한다는 뜻이다.
4. 남편은 아내한테 길을 벗어나는 일을 하면 안 된다.
술, 도박, 그리고 불륜을 금한다는 뜻이다.
5. 남편은 아내에게 경제적인 여유의 일부에서 선물을 보내야 한다.


이상 다섯 가지 규약을 서로 지키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면서 나는 이 부부는 마음에 뒤틀림이 없는지 관찰한다. 그리고 나는 우리 절을 ‘졸업’해간 아이나 조카들 결혼식 때도 이 다섯 가지 규약을 종이에다가 써서 보내기도 한다.


이것은 ‘법화경(法華經)’ 경전에 있는 말씀인데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해 본 것이다. 경전이란 법사(法事)나 장례식 때 독경(讀經)하지만, 이것은 망자(亡者)를 의한 글이 아니라 생자(生者)를 위한 가르침이기도 하다. 우리는 마음을 닦으며 살면서 부처님 길을 따라가는 존재이다. 그러니까 석가모니 말씀은 정말 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한테 큰 도움을 주는 것이 틀림없다.


가정이야말로 제일 작은 사회의 단위다. 부부가 서로를 아끼며 사랑해야 행복한 가정생활이 이루어질 수가 있다. 그리고 우리 생활의 기본인 의(衣)식(食)주(住)가 해결돼야지 아이는 건전하게 자랄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절에 오는 아이들은 생활의 기본조차 주워지지 않은 환경에서 도망치듯이 뛰어나와 나에게 도움을 구한 아이들이다. 혹은 생활에 여유가 있는 의사 집안 자식들이 섭식장애(攝食障碍)로 쓰러지기 직전에 우리 절을 찾아오기도 한다. 거식증(拒食症), 과식증(過食症)으로 불리는 ‘섭식장애’에 걸린 아이들은 성장기 몸에 필요한 영양분도 섭취 못한 채 신음을 한다. 그리고 괴로워하는 아이들 뒤에는 꼭 ‘인덕’ 차이 때문에 갈등하는 부모가 있기 마련이다.


▲히로나카 스님
작년에 우리 절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랑신부도 섭식장애와 불등교로 고생하다가 우리 절에서 만난 인연으로 맺어진 부부다. 새로운 인생을 우리 절에서 시작하겠다는 그들을 위해 내가 주례를 서고 ‘불전(佛前)결혼식’을 올렸다. 그 날은 신랑신부의 부모뿐만 아니라 나와 마치코씨 부부, 우리 절 모든 식구들이 큰 보람을 느끼는 너무나 즐거운 날이었다.


번역=도서출판 토향 도다 이쿠코
자료제공=주식회사 日本標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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