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아기 부처님의 첫 법문
17. 아기 부처님의 첫 법문
  • 법보신문
  • 승인 2011.05.24 1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통의 중생 모두 건지리라”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

마야 왕비는 아기를 출산하기 위해 친정인 천비성(콜리)에 가기로 했습니다. 천비성은 가비라 사람들과 같은 석가족으로 그다지 멀지 않은 이웃 나라였습니다. 정반왕은 가비라성에서 천비성까지 가는 길을 고치고, 물병에 꽂은 꽃으로 길가를 꾸미게 했습니다.


마야 왕비는 슬기의 말이 이끄는 보배수레를 탔습니다. 신하들과 많은 시녀들이 왕비를 호위하며 뒤따랐습니다. 가비라성과 천비성 중간에 룸비니라는 동산이 있었습니다. 숲과 꽃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이곳에는 앵무·공작은 물론, 새 중에서도 노래의 왕이라는 가릉빈가(칼라빈카) 여러 마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숲에는 잎과 꽃이 반짝이고, 꽃과 꽃 사이에는 다섯 빛깔의 벌 나비가 날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숲을 지날 때면 잎과 꽃 사이에서 하늘 음악이 들린다고들 했습니다.


“아름답구나 하늘나라 동산 같다. 새들 노래는 잔치마당 같네. 가릉빈가 소리도 들리네. 여기서 좀 쉬어갈까?”


마야 왕비가 말하자 수레는 멈추어서고, 시녀들이 왕비를 동산으로 모셨습니다. 새들과 푸나무들도 곧 세계 역사에서 제일 기쁜 일이 동산에서 펼쳐질 것을 아는 듯했습니다.


왕비는 숲으로 가서 무우수 가지 하나를 잡아보고 싶어 했습니다. 무우수 슬기의 나무가 가지 하나를 땅으로 굽혀 왕비의 손에 잡혀주었습니다. 이때였습니다. 무우수 가지를 잡은 어머니가 갑자기 산기를 느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려나 봐.”


놀랍게도 왕비는 나뭇가지를 잡고 선 채. 오른쪽 옆 가슴으로 아무 고통 없이 아기를 탄생시켰습니다. 어머니의 옆 가슴은 자취 없이 곧 아물었습니다. 부처님 탄생이니까 그렇겠지요. 대범천에서 보낸 네 사람 하늘 여인이 이 시간에 맞추어 내려왔습니다. 하늘 여인들은 부드러운 보배 그물로 아기를 받았습니다.


“왕비마마. 기뻐하십시오. 지혜롭고 튼튼해 보이는 태자를 순산하셨습니다. 기뻐하십시오.” 범천의 여인들이 말했습니다. 이 소리에 왕비는 마음을 놓았습니다. 동산에는 서기 광명이 비추었습니다.


태어난 아기는 앙앙, 소리 내어 울었을까요? 아니었지요. 태어난 아기는 법좌에 든 수행자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부처님이니까요.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습니다. 하늘 사람들이 하늘비단으로 지은 옷을 가지고 왔습니다. 사천왕이 내려와 아기를 일으키려 했습니다. 그러자 가부좌를 하고 태어난 아기 부처님은 곧 일어서더니 동남서북을 일곱 발짝씩 걸었습니다. 땅에서 오색 연꽃이 솟아 아기의 발을 받쳐주었습니다.
“금방 태어난 아기가 그 자리에서 걷는다. 저 봐! 땅에서 연꽃이 솟는다. 저 봐!”


보는 사람들이 놀라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놀랄 것 없지요. 아기지만 부처님이니까요. 전하는 말에 의하면 이때 하늘에서 오색구름이 일어나고, 구름 속에서 아홉 마리 용이 깨끗한 물을 토해서 아기부처님을 씻겨주었다 합니다.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했다고 합니다.


▲신현득
사방을 일곱 발자국씩 걸은 아기부처님은 손가락으로 하늘과 땅을 가리키더니 또렷한 아기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에서 나 홀로 높다. 고통의 중생을 모두 건지리라!”


사바세계 지구촌에 오신 부처님의 첫 법문이었습니다. 이 날이 사월초파일 부처님오신날이죠.


출처:본생경 머리말 「세 가지 인연 이야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