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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이상벽 거사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께서 주신 최상의 선물은 바로 오늘”

 

▲ 방송인 이상벽 거사.

 

 

지금 하고 있는 ‘일’ 만족해야
일상에서도 행복 느낄 수 있어


저는 오늘 인생 50세를 기점으로 인생 이모작을 해야 한다, 이런 제안을 드리려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나라는 남한만의 면적을 이야기할 것 같으면 미국 텍사스 주의 20분의 1 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나라입니다. 이 작은 나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1등을 한 것만도 300여 종류가 넘습니다. 또 200개가 넘는 나라들 가운데 무역으로 7위를 한 나라입니다. 참으로 대단한 나라이지 않나요.


현대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기준점에 해당하는 나이가 바로 50세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평균 수명이 100세에 가까울 정도로 장수 국가입니다.


인생 50까지를 의미하는 일모작의 특징은 ‘부가가치’ 중심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교육열이 엄청나게 높은 것은 사실인데 대학교 전공과 사회생활이 전혀 연결이 안 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각자 대학에서 전공한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직업의 비전, 월급, 승진 가능성, 회사의 미래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직업을 선택하게 됩니다.


제 경우를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고등학교 다닐 때 웅변을 했습니다. 그러면 웅변 계통으로 진출을 했어야 했는데 대학교는 홍익대의 디자인학과를 들어갔습니다. 디자인학과를 다니면서 사진을 부전공 했지요. 그랬으면 디자인 계통으로 나가야 되는 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전공 방향으로 간 것이 아니라 ‘경향신문사’에 들어갔습니다. 박정희 군사정권의 힘이 극에 달했을 때, 신문사에 군인 한두 명이 늘 감시하고 있는 이상한 시대에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직업인으로서 전혀 부가가치가 없는 분야에 제가 가 있었던 겁니다. 탈출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빠져나온 곳이 바로 방송국 MC입니다. 그렇게 40년 세월을 MC로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우연히 이형기 시인의 ‘낙화’라는 시를 보게 됐습니다. 이런 대목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때를 알고 돌아서는 사람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누구나 그 자리에서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아침마당’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시기였는데 느낀 바가 있어 제 나름대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마음으로 부장에게 찾아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젠 아침마당을 그만두고 싶다고요. 잘 나가는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돈을 더 올려달라는 거냐”고 부장이 묻더군요. 물론 아니라고 했지요. 그럼 다른 방송에서 오라는 것인가, 부장이 이렇게 다시 묻는 겁니다. 아니라고 했더니, 그럼 왜 나가느냐고 또 물었습니다. 그래 사진 찍으러 가야겠다고 했습니다. 돌아오는 답이 “미쳤구만”하는 핀잔이었습니다. 그래서 천천히 설명을 했지요. 내게 남은 여한이 바로 사진이라고요. 그런 말을 남기고 정말 MC를 그만뒀습니다.
여기서부터 ‘사진쟁이’가 된 사연입니다.


사진쟁이가 된 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던 버릇을 한 시간 당겨 5시에 일어났습니다. 오늘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한 성취감이 저를 한 시간 일찍 깨워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모작의 특징입니다. 새로운 희망과 열정이 이모작을 성공으로 이끄는 동력인 것입니다. 그야말로 지족상락(知足常樂)이었습니다. 본인이 만족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즐거운 법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일모작 외에 이모작에서 할 수 있는 나만의 특별한 일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모두 얼굴이 다르듯이 각자 내면에 있는 재주는 다릅니다. 그러하기에 이모작도 성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요즘 시대를 무어라 부릅니까? ‘문화콘텐츠의 시대’라고 합니다. 다양한 문화가 넘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문화가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할 만큼 문화콘텐츠의 종류는 차고 넘칩니다. 그 안에서 내가 인생 이모작을 할 수 있는 힌트나 아이디어를 찾아야 합니다.


풀어서 이야기해서 남들이 봤다고 하는 한편의 영화, 베스트셀러 한권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살자는 겁니다. 세상의 흐름, 시류를 기본적으로는 알고 살아가야 이모작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사찰은 우리 삶을 정화하는 정비공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라는 사람을 큰 법당 한 구석에 앉혀놓고 묵상을 하면서 ‘나’라는 차가 우리 식구들을 싣고 여기까지 왔는데 목적을 향해서 잘 가고 있는지, 오다가 나만 급하다고 해서 남의 차를 추월한 적은 없는지, 모든 것을 곰곰이 생각하기에 적절한 공간이 바로 법당입니다. 절에 가서 부처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여기까지 와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감사한 마음으로 도량에 마음을 들여 놓으세요.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불자 여러분, 한 가지 부탁을 드리자면 다른 사람의 강의를 경청하는 습관을 들여 보세요. 모르는 세상이 열립니다. 한 시간짜리 강의를 하려면 강의하는 사람은 200여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방송에서 특강하는 사람들은 몇 달을 준비합니다. 그런 것을 한두 시간 만에 몽땅 나의 것으로 할 수 있으니 정말 남는 장사 아닙니까?
문화콘텐츠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에 각자 노력하기에 따라 ‘공짜’로 나의 것이 될 만한 재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 안에서 내가 인생 이모작과 연결시킬 수 있는 재료를 찾는 겁니다. 그런 재료로서 풍요로운 세상, 여한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인생 50세는 여전히 젊고 희망적입니다. 남은 생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를 오늘부터 연구하고 또 연구해 누가 봐도 반듯한 이모작의 재료를 마련해야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이들에게 ‘오늘’을 주셨습니다. 오늘이란 선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이 선물을 준 부처님께 내가 무엇으로 보답할 것인가 하면 바로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사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오늘 하루는 우연히 다가온 것이 아니며 무심코 보낼 하루하루가 아닙니다. 부처님으로부터 받은 하루하루는 이 세상에 가장 존귀한 선물입니다.


오십 이후에 내 인생을, 하루하루를 정말 귀히 여길 수 있도록 이모작을 철저하게 준비해 실천할 수 있기를 당부 드립니다.  


정리=조영훈 광주지사장


이 강의는 5월17일 무등산 증심사 취백루에서 열린 ‘무등에서 길을 묻다’ 세 번째 법석의 강사인 방송인 이상벽 거사의 강의를 요약 게재한 것입니다. 다음 초청법회는 6월16일 오전 11시 동사섭 행복마을 이사장 용타 스님의 법문으로 진행됩니다. 062)2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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