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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조라는 사람은 구두쇠에다, 화를 잘 내는 악한 성질이었습니다. 남 헐뜯기를 좋아하고, 아는 것이 넉넉하다며 뽐내기도 하였습니다. 금은보화를 자식도 모르게 땅에다 감추어 두었습니다. 이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마친 뒤, 자기 집 개로 태어났습니다.
두조의 아들 ‘곡’은 이런 사연을 전혀 모르고 하얀 개 한 마리를 기르고 있었습니다. 이 개를 몹시 사랑하여 금목걸이를 매어 주고, 평상을 만들어주었습니다. 평상 위에 개가 편히 누울 수 있도록 털로 짠 요를 깔아주었습니다. 금으로 만든 개밥통에다 맛나는 음식을 담아주었습니다. 개 이름은 ‘노’였습니다. 곡이 저자에 물건을 사러 나간 사이에 부처님이 집 문앞을 지나셨습니다. 노는 부처님인 줄 알면서 큰 소리로 짖었습니다. 부처님이 노를 보고 꾸짖었습니다.
“네가 사람으로 있을 때도 언제나 주먹을 휘두르며 화를 내더니, 지금 개가 되어서도 짖어대는구나. 부끄러운 걸 알아야지!”
노는 부처님 꾸중을 듣고 부끄러워하며, 평상 밑에 들어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밥을 먹지 않고 평상 밑에 엎드려만 있었습니다. 곡이 개를 살폈습니다.
“노가 왜 저럴까? 무슨 일이 있었소?”
부인에게 물어보니 노가 어떤 스님을 보고 몹시 짖어대니 스님이 개를 보고 꾸짖더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곡은 부처님이 틀림 없다는 생각을 하고, 부처님을 찾아 나섰습니다. 이때에 부처님은 나무 밑에서 제자들을 위해 설법을 하고 계셨습니다. 곡은 부처님을 만나자 마자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스님이 우리 집 문앞을 지나면서 우리 개 ‘노’를 심하게 꾸짖었다지요? 개가 먹지도 눕지도 않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개를 꾸짖은 연유를 차근차근 말씀하셨습니다. 듣고 난 곡은 “저 개가 저와는 어떤 관계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물을 것 없네. 젊은이가 알면 퍽 불쾌할 걸세.”
“불쾌해도 좋으니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은 노에 대해서 이야기하셨습니다. “그 개는 젊은이의 아버지일세.”
개는 곡의 아버지인 두조의 후신이라는 것, 곡의 아버지 두조는 어질지 못했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궁금한 데가 있으면 노에게 물어보게. 저 개는 사람의 말을 하지는 못해도 잘 알아듣네.”
부처님의 이야기를 들은 곡은 집으로 돌아가 개를 시험해보았습니다.
“노야, 네가 정말 우리 아버지의 후신이라면, 내가 주는 이 밥을 먹어라.”
밥을 먹지 않던 노야는 그 말을 듣고, 곡이 주는 밥을 먹었습니다. 아버지 두조의 후신임이 틀림 없었습니다.
“노야, 네가 아버지의 후신이라면 가졌던 보물을 어디다 숨겨뒀는지 가르쳐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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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진실로 부처님말씀과 같았습니다.”
출처:아함부 불설 두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