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길상초를 보시 받는 석가보살
21. 길상초를 보시 받는 석가보살
  • 법보신문
  • 승인 2011.06.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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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의 성도 임박했음 암시

 

▲ 간다라 2~3세기, 파키스탄 페샤와르박물관

 

 

6년간 피골이 상접할 정도로 혹독한 고행 을 했던 석가보살은 불현듯 농경제(農耕祭)에 참석했다가 무우수 아래에서 첫 선정에 들었을 때의 기쁨을 생각해 냈다.


고행이 성도에 이르는 길이 아님을 알고 과감하게 그간의 수행법인 고행을 포기하고 나란자라 강에 내려와 목욕을 했다. 마침 수자타가 올리는 죽을 먹고 기력을 회복하기로 결심했다. 그간 함께 고행을 했던 5명의 수행자는 고행을 그만둔 석가보살을 배신자라 생각하고, 그의 곁을 떠나갔다.


기운을 차린 석가보살은 과거의 부처님들은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에 이르렀을 때 어떤 자리에 앉았을까하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것은 풀로 된 자리였음을 곧 깨닫게 되었다. 어떻게 풀로 된 자리를 구할 수 있을까 생각하자, 석가보살의 오른쪽에서 풀을 베고 있는 사나이가 눈에 들어왔다.


‘방광대장엄경’에 의하면 보살이 깨끗한 풀 위에 앉아서 정각을 이룰 풀을 줄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하자, 제석천이 몸을 변화시켜 풀 베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보살의 오른편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자리에서, 풀을 지니고 서 있었다는 것이다. 그 풀은 청정하고 아름다우며 공작새의 깃털처럼 또는 고급 양탄자처럼 부드럽고 향기로운 냄새를 풍겼다. 더구나 그 풀은 모두 오른쪽으로 말려 있었다. 석가보살이 다가가서 그 사나이의 이름을 물으니 길상(吉祥)이라는 뜻의 솟띠야라고 했다. 그로부터 길상초를 받은 석가보살은 보리수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간다라의 불전도 가운데 ‘솟띠야로부터 길상초를 보시 받는 석가보살’의 구성은 아주 간단하다. 풀베는 솟띠야의 머리 뒤에는 나무가 있고 풀은 이미 석가보살의 손에 건네진 후의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솟띠야는 신분이 낮은 층이 입는 짧은 하의(下衣)를 걸치고 합장하고 있으며, 그의 허리춤에는 풀을 베는 도구가 꽂혀 있다.

 

▲유근자 박사

그와 석가보살 사이에는 풀이 소복이 쌓여 있고, 보살의 뒤에는 수염이 덥수룩한 금강역사가 금강저를 손에 든 채 그를 호위하고 있다.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의 탄생이 임박했음을 알려주는 귀중한 불전도이다. 

 

유근자 박사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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