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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부처님 이상의 지위는 없다

기자명 법보신문

브라흐마 자만심에 땅 갈라지고 왕궁 기울어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

범천왕 브라흐마는 크고 화려한 궁전에다 높은 누각을 짓고, 그 안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던 브라흐마는 그만, ‘이 대천세계에서 내가 제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만’과 ‘아집’에 빠진 거지요. 죄악의 씨앗이 될 마음병에 걸린 것이었습니다.
“나는 세상의 주인이다. 누구든 범천에 태어나기는 어렵다. 범천의 왕이 되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므로 나 이상의 존재는 없다.”


브라흐마는 이 생각을 거듭하고 있었습니다. 부처님 계시는 세상에서 큰일 날 소리지요.
그러자 왕궁의 기둥이 일시에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땅이 수만 길 깊이로 갈라져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왕궁이 넘어질 징조입니다. 가라진 땅은 범천왕을 삼켜버릴 지옥 아궁이었습니다. 그러나 브라흐마는 자기의 죄 갚음으로 왕궁이 기울고, 지옥이 시작되고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부처님은 제타숲에서 브라흐마의 마음을 읽고 계셨습니다.


‘범천왕이 나쁜 인연을 짓고 있군. 큰일이네.’
범천왕은 선을 행하고 부처님을 도와드려야 할 지위입니다. 범천왕 브라흐마가 지옥에 간다면 대천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입니다. 위급한 형편이었습니다.
강론을 하고 계시던 부처님은 제자들을 둘러보시며 “내가 잠간 다녀올 데가 생겼구나”하시더니 자취를 감추셨습니다. 어디를 가셨을까요? 부처님은 범천왕 브라흐마를 가르치기 위해 떠나신 것이었습니다. 염부제의 제타숲을 떠나, 잠시 동안에 억만리 범천이 이르셨습니다.


그러자 부처님 제자들이 몹시 궁금해 했습니다.
“부처님이 어디 가셨지? 우리를 두고 흔적 없이 가셨어.”
부처님 제자 아야교진여가 하늘눈으로 대천세계를 살폈습니다. 부처님은 범천에 가셔서 브라흐마의 정수리 위 허공에 가부좌를 하고, 지혜광명을 놓고 계셨습니다. 범천보다 높은 분이 계시다는 것을 가르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이 자기 것이라고 뽐내던 브라흐마는 부처님의 큰 광명에 휩싸여 초라한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보고 있던 존자 아야교진여도 훌쩍 제타숲을 떠나 부처님 곁으로 갔습니다. 존자 마하가섭이 부처님 가신 곳을 살피다가 훌쩍 염부제를 떠나갔습니다. 목련존자, 아나율존자도 범천으로 모였습니다.
머리 위에 부처님과 네 사람의 제자가 나타나자 브라흐마는 기가 죽고 말았습니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지위는 자기가 아니라 부처님이라는 걸 깨달은 것입니다. 부처님이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브라흐마여, 잘못된 소견을 버리겠는가? 내 광명을 보고도 자기 모습과 지위를 뽐내겠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처음으로 이처럼 놀라운 광명을 보고 있습니다. 다시는 감히 망령된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다.”
“범천도 중생이다. 알겠는가.”
“예, 알고 있습니다.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브라흐마의 그 말에 기울던 왕궁이 바르게 섰습니다. 수만 길 깊이로 벌어졌던 땅도 아물었습니다. 참으로 다행이었습니다.

 

▲신현득

부처님은 나머지 일을 제자들에게 일러놓고 제타숲으로 돌아오셨습니다. 네 사람의 제자는 차례로 범천을 가르쳐 그를 기쁘게 한 다음 제타숲으로 돌아왔습니다. 정말 큰일이 날뻔한 일이었습니다.


출처: 별역잡아함경 제5권 초송 다섯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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