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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욕심쟁이와 나무왕

기자명 법보신문

욕심쟁이 혼내 주려고 열매 맺지 않아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

사람이 8만살을 살던 시대가 있었대요. 이 시대에는 모든 것이 풍족해서 살기가 좋았대요. 인구가 많아서 마을과 마을이 아주 가까웠지요. 닭은 잘 날지 못하는 날짐승이지만 닭이 한꺼번에 날아서 다음 마을에 닿을 수 있었다니까요. 이처럼 살기 좋은 시대에 한 사람 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고라바(高羅婆)였답니다.


고라바왕의 영토 안에 나무의 왕이 있었는데, 선주니구류수(善住尼枸類樹) 나무왕이라 불렀습니다. 구류수 나무왕에게는 다섯 개의 가지가 있었는데, 가을이면 두 되들잇 병 모양의 과일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고라바왕과 왕후가 수레를 타고 구류수나무 아래를 지나다가 나무 그늘에 쉬게 되었습니다.
“이 나무는 그늘도 좋고 과일도 좋다. 과연 나무의 왕이라 불릴 만하구나.”


왕은 나무왕이 가진 과일을 맛보았으면 했습니다. 나무왕은 제일 높은 가지를 굽혀 과일 한 개가 고라바왕의 손에 닿게 하였습니다. 왕과 왕비가 과일을 나누어 맛보았습니다.
“먹음직하구나. 신하들도 과일을 얻어서 맛보도록 하라.”
나무왕은 둘째 가지를 아래로 굽혀 신하들에게 과일을 한 개씩 주었습니다. 이리하여 나무왕의 과일에는 임자가 정해졌습니다. 제일 높은 가지의 과일은 왕과 왕후의 것, 그 아랫가지의 과일은 왕자와 신하의 것, 그 다음 가지의 열매는 일반 백성이 먹고, 그 다음 가지는 스님들과 바라문의 것이 되었습니다. 맨 아랫가지 과일은 날짐승 길짐승이 몫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과일의 크기와 맛은 똑같았습니다.


그때, 어떤 욕심쟁이 한 사람이 나무의 왕을 찾아왔습니다. 욕심쟁이는 주렁주렁 달린 열매를 쳐다보고 손을 벌렸습니다.
“나무왕이여, 나에게 가장 맛있는 과일을 다오.”
나무왕은 세 번째 가지를 굽혀 과일 하나를 주었습니다. 일반 백성에게 주는 열매였습니다. 그러나 욕심쟁이 마음에는 차지 않았습니다.
“왜 세번째 가지냐? 제일 높은 가지의 걸 줘! 제일 맛있는 걸 달란 말이야.”
그러자 나무왕은 열매를 주지 않았습니다. 어느 열매나 똑같이 좋은 맛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화가 난 욕심장이는 나무에 올라가 나뭇가지를 도끼로 쪼아서 떨어뜨렸습니다. 맛좋은 과일을 많이 먹으려는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나무왕도 화가 났습니다.
“두고 봐라. 내 열매가 아쉬울 때가 있을 게다.”


나무왕은 그 뒤부터 열매를 달지 않았습니다. 사람과 짐승이 아쉬워하며 나무왕의 과일을 찾고 있었습니다.
“나무왕이 화를 낼만 하다. 그러나 열매를 달지 않는 것은 왕의 태도가 아니야.”
고라바왕의 말이었습니다. 제석이 나무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석은 큰물과 비바람을 일으켜 나무왕의 뿌리를 뽑아버리려 했습니다. 사람들이 울며 이를 말렸습니다. 그러자 제석은 나무왕을 살려주기로 했습니다.
“나무왕이여. 사람들이 와서 가지 뿐만 아니라, 뿌리를 달라 하더라도 분노하지 않는 것이 나무의 법이야.”


 

▲신현득

제석이 큰물과 바람을 몰아서 선주니구류수 나무왕을 도로 세워주며 말했습니다. 인간 수명 8만년의 세상은 다시 살기 좋게 되었습니다.


말썽쟁이 제자 담미를 가르치기 위해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출처 : 중아함 제30권 130 교담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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