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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불교계에 비밀결사조직 있었다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11.08.13 10:39
  • 수정 2011.08.19 00:28
  • 댓글 0

초월 스님, 항일조직 일심교결성
독립자금 조성 등 항일운동 전개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불교계 비밀결사조직의 실체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김광식 동국대 연구교수는 서울 진관사가 8월10일 진관사 홍제루에서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 항일운동결사체인 ‘일심교(一心敎)’를 조명해 큰 관심을 모았다. 지금까지 불교계의 국내 비밀·저항 운동 사례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일심교 활동은 한국독립운동사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월 스님

논문에 따르면 일심교는 초월(初月, 1878~1944) 스님이 1921년 조선독립을 목적으로 결성한 비밀·저항운동 단체다. 초월 스님은 범어사·동학사·월정사 등에서 강사를 역임한 강백 출신으로 1944년 6월 고문으로 청주교도소에서 순국할 때까지 항일투쟁을 지속한 인물이다. 초월 스님에 의해 결성된 일심교도 화엄사상을 토대로 독립운동을 지향했다. 특히 일심교는 △일심이면 모든 일이 가능하다(一心 萬能主義) △여러 종교를 일심교로 통일, 세계평화 성취(群敎 統一主義) △모든 인류가 일심이 되면 세계평화가 이뤄진다(世界 平和主義) 등 3대 강령으로 동지들을 규합하고 조직체계를 정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식 교수가 최근 발굴한 ‘조선독립을 목적으로 한 일심교 검거에 관한 건’ 등 일제 비밀 첩보문건에 따르면 일심교 회원은 70~80여명 규모로 유창섭, 조정원, 박동진, 신상환 스님 등 불교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신상환 스님은 중앙학림 출신으로 3.1운동 당시 만세 시위에 참여하고 상해 임시정부와 국내 불교계의 가교 역할을 했던 핵심인물이기도 하다.


일심교는 결성 이후 30년대 말까지 국내 독립운동본부 운영, 군자금 모금, 상해 임정 및 만주 독립군에 자금 지원, 태극기 이용한 시위, 독립선언서 및 독립운동 신문 배포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이런 일심교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군용열차 대서(大書)사건’이 벌어지면서터부다. 1939년 10월14일 일심교는 육군지원병 제도를 반대하며 군용열차에 ‘조선독립만세’ 등 글자를 크게 씀으로써 항일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사건으로 일제의 대대적인 조사와 검거가 이뤄져 일심교 관련자 70여명이 구금되고 이 가운데 글을 쓴 박수남, 진관사 포교당 주지 김형기 스님과 여학생 1명이 고문으로 순국한 것도 처음 확인됐다.


김광식 교수는 “지금껏 스님들의 독립운동사에서 일심교처럼 불교사상과 경전적 근거를 갖고 독립운동을 전개한 경우는 없었다”며 “일심교를 이끈 초월 스님과 당시 진관사의 역할이 규명될수록 일심교의 독립운동도 더욱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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